
따뜻한 여름 햇살 아래 활짝 핀 코스모스 들판
7월에도 만나는 코스모스, 가을 기다릴 필요 없다?
코스모스는 오랫동안 가을 하늘 아래 하늘거리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꽃이었다. 보통 가을의 전령으로 여겨지며 선선한 바람과 함께 피어나는 모습을 상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육종 기술 발전은 이러한 계절적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른 여름인 7월부터 풍성하게 꽃을 피우는 새로운 코스모스 품종들이 개발되면서, 한여름의 푸르름 속에서도 아름다운 코스모스 물결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코스모스와 달리 이른 시기에 개화하는 품종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아름다운 코스모스를 내 집 정원이나 베란다에서도 손쉽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늘거리는 이름 속에 담긴 의미
코스모스라는 이름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어 ‘코스모스'(κόσμος)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단어는 ‘조화’, ‘질서’ 그리고 광활한 ‘우주’를 의미하며, 식물학자인 카를 폰 린네에 의해 명명됐다고 알려져 있다.
가늘고 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줄기와는 대조적으로, 꽃잎이 질서정연하고 단정하게 배열된 모습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꽃 색깔은 옅은 분홍부터 진한 빨강, 순수한 흰색, 그리고 밝은 주황색까지 매우 다양하며, 홑꽃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여러 겹의 꽃잎을 가진 겹꽃 품종도 존재한다.
계절을 앞당긴 품종 개량 이야기
대부분의 야생 코스모스는 낮의 길이가 짧아지는 가을에 꽃을 피우는 ‘단일 식물’의 특성을 가진다. 그러나 현대 육종가들의 꾸준한 연구와 노력 덕분에 계절에 덜 민감하거나 아예 장일 조건(낮이 긴 조건)에서도 개화하는 품종들이 개발됐다. 이른바 ‘일장 중립성’ 또는 ‘조기 개화성’을 지닌 품종들이다.
이러한 신품종들은 이미 7월 초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 7월 중순인 현재에도 왕성하게 개화하고 있다. 덕분에 가을을 기다리지 않고도 싱그러운 여름 햇살 아래 코스모스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초보자도 쉬운 코스모스 재배법
코스모스는 씨앗을 뿌려 키우는 것이 매우 쉽고, 특별한 관리 없이도 잘 자랄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 햇볕을 좋아하는 양지 식물이므로 하루 최소 6시간 이상 햇볕이 드는 곳에 심는 것이 좋다. 흙은 크게 가리지 않지만 물이 잘 빠지는 사양토나 양토에서 더 건강하게 자라며, 너무 비옥한 땅보다는 다소 척박한 환경에서 웃자라지 않고 꽃을 더 잘 피우는 경향이 있다. 물은 겉흙이 완전히 마른 것을 확인한 후에 주는 것이 과습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건조에는 강하지만, 꽃이 피는 시기에는 물 부족으로 시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키가 크게 자라는 품종은 바람에 취약하므로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세워주거나, 심을 때 간격을 충분히 두어 통풍이 잘 되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너무 웃자랄 경우 순지르기나 가지치기를 통해 키를 조절하고 더 풍성한 개화를 유도할 수 있다. 꽃이 시든 후에는 씨앗이 맺히는데, 이 씨앗들이 자연적으로 땅에 떨어져 다음 해 봄에 다시 싹을 틔워 번식하기도 한다.
색깔마다 다른 코스모스의 숨은 꽃말
코스모스는 일반적으로 ‘순정’, ‘애정’, ‘조화’라는 아름다운 꽃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꽃 색깔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갖기도 한다. 순수하고 깨끗한 느낌의 흰색 코스모스는 ‘순수’나 ‘청순’을 상징한다. 사랑스러운 분홍색 코스모스는 수줍고 설레는 마음을 담아 ‘소녀의 순정’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한, 밝고 활기찬 노란색 코스모스는 ‘넘치는 사랑’이나 ‘황금빛 기쁨’을 상징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한다. 코스모스를 선물할 때는 색깔별 꽃말을 참고하여 메시지를 더하는 것도 특별한 의미를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코스모스는 더 이상 가을의 전유물이 아닌, 7월의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도 충분히 만날 수 있는 꽃이 됐다. 품종 개량 덕분에 일찍 개화하는 품종들이 보급되면서 여름부터 가을까지 긴 시간 동안 코스모스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쉬운 재배 방법과 다양한 색상, 그리고 아름다운 꽃말을 지닌 코스모스는 우리 일상에 작은 기쁨과 낭만을 선사한다. 올여름, 가까운 공원이나 하천변 코스모스 군락지를 찾아보거나 직접 씨앗을 심어 나만의 코스모스 정원을 가꿔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이 좋아할만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