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장협의회(대표회장 이상운)는 16일 성명서를 통해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인 대학병원 분원 개설 허가 문제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병원장협은 “대학병원 분원 개설 허가는 재고·백지화되어야 한다”며, 이 문제가 자칫 의료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장협은 국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11일, 대학병원 분원 설립으로 약 6천여 병상이 늘어나게 될 상황이 지적되었고, 정부의 적절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으나, 이에 대해 정부가 수도권에 대학병원 분원으로 인한 병상 증가를 인정하면서도, 신뢰의 원칙에 따라 개설을 불허하지 않겠다는 상반되는 입장을 밝혔다고 정부를 애둘러 비판했다.
병원장협은 향후 대학병원의 확장이 의료 전달 체계 붕괴의 근본 원인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 없이는 대학병원의 존재가 무의미하기 때문에,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몰락은 의료 시스템 전체의 황폐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병원장협은 특히 대학병원 병상의 무분별한 증설이 의료 보험재정 고갈과 국민 의료비 지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며,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병원 증설이 지역 의료 격차를 심화시키고, 지방 의료 인프라의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원장협은 지역 의료 격차 해소와 의료 시스템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 세심한 검토와 조치를 촉구하는 한편, 의료의 실패가 환자의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의료 자원의 공정한 분배와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대학병원 분원 개설의 재고와 백지화를 복지부에 강력히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