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세침검사, 베데스다 시스템
건강검진의 갑상선 초음파 검사 과정에서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었을 때 의사들은 결절이 누워있거나, 경계가 좋으면 양성일 확률이 높으므로 일단 추적, 관찰하며 지켜보자고 한다. 하지만 갑상선 결절의 경계가 좋더라도 갑상선 결절이 크거나, 갑상선 결절이 서 있는 경우(taller than wide), 또는 갑상선 결절의 경계가 불규칙하고 미세석회화를 가지고 있다면 의사들은 세침흡인세포검사를 권하게 된다.
이처럼 세침흡인세포검사(Fine Needle Aspiration, FNA, 이하 세침검사)는 갑상선 결절의 악성(암) 여부를 판별하는데 사용되는 주요 진단 방법이다.
세침검사는 생검의 한 종류인데, 갑상선 결절 부위에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삽입한 후, 흡인을 통해 얻은 검체(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병리학적으로 진단하여 결과를 도출하는 검사방법을 말한다. 세침검사는 갑상선에 혹이 있는 경우, 암인지 아닌지를 가려주는 확실한 방법 중의 하나로서, 갑상선 결절이 양성인지 악성인지를 약 80~90% 정도의 높은 정확도로 감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높은 정확도에도 불구하고 그 검사결과가 통상의 조직검사처럼 ‘암이다’, ‘암이 아니다’로 나오지 않고, 암일 확률 즉, 위험도(%)의 단계로만 나오기 때문에 검사결과를 접한 환자들은 무척 혼란스러워 하거나, 의사가 무지해서인가라고 오해하기도 하는 검사가 바로 세침검사이다.
여기서 세침 검사 결과를 암일 확률 즉, 위험도(%)의 단계로 나누어 진단하는 방법을 베데스다 시스템(등급)이라 한다.
베데스다 시스템은 갑상선암 진단을 위한 세침검사 결과를 국제적 차원에서 통일된 방식으로 분류하기 위해 사용되는 등급 체계인데, 쉬운 말로 하면, 세침검사 결과를 세계 각국의 의사들끼리 소통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약속한 것을 말한다.
이 시스템은 1등급부터 6등급까지로 나누게 되는데, 각 등급마다 암의 위험도(Risk of Malignacy) 즉, 암일 확률이 표시되어 있으며, 이에 각 등급에 따라 추후 진행해야 할 치료 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먼저 1등급은 갑상선 결절의 석회화 등으로 인하여 세침검사에서 충분한 세포가 나오지 않거나 아예 없어서 진단하기가 애매한 단계를 말한다. 즉 진단 부적합 단계라고 보면 된다. 악성 예측도가 1~4%이며, 수술시 실제 악성 발견율은 20%(9~32) 정도다. 초음파 검사 과정에서 의료진이 보기에 모양이 암 같아서 갑상선암 의심소견이 있다면, 몇 개월 뒤 세침검사를 다시 시행해 볼 것을 권고하게 된다.
2등급은 암으로 변이가 우려되는 세포 자체가 없는 양성인 단계이다. 악성 예측도가 0~3%이며, 수술시 실제 악성 발견율은 2.5%(1~10) 정도다. 세침검사 결과 2등급으로 나오면 바로 재검 하지 않고 6개월이나 1년이 흐른 뒤 추적 관찰하게 되는데, 초음파로 영상 사이즈 측정 후, 만약 병변이 커졌을 때 다시 검사 하게 된다.
3등급은 비정형세포가 나타난 단계이다. 비정형세포란 갑상선 세포 같기는 한데 일반적인 세포는 아닌 것 같다는 의미이다. 정형화되어 있지 않으며 암 또는 염증의 가능성이 있어서 암세포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악성 예측도가 5~15%이며, 수술시 실제 악성 발견율은 14%(6~48) 정도다. 최근에는 세침검사 결과 비정형세포라고 뜨면 일단 대략 2~3개월 뒤에 다시 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가 양성이면 6개월 뒤 추적 관찰하게 된다. 총 3번을 검사해서 처음에만 비정형세포로 확인되고, 나머지 두 번이 양성이라면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게 되나, 1, 2차 연속으로 비정형으로 나오게 되면 암 확률이 30~40%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때에는 수술을 진행해도 되는 상황이 된다. 다만, 필수적인 건 아니므로 의료진의 풍부한 임상 사례가 매우 중요시되고, 환자와 충분한 논의 후 결정하여 진행하게 된다.
4등급은 여포 종양 의심 단계이다. 악성 예측도가 15~30%이며, 수술시 실제 악성 발견율은 25%(14~34)정도다. 여포성 종양은 세침검사로 양성과 악성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수술하여 조직을 직접 확인하고, 피막 침범이 없으면 양성(선종), 피막 침범이 있으면 악성으로 구분하게 된다. 크기가 클수록 악성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5등급은 악성의심 단계이다. 악성예측도가 60~75%이며, 수술 시 실제 악성 발견율은 70%(53~97) 정도다. 이때는 결절의 크기와 모양, 위치 그리고 미세석회화 유무 등dmf 조합하여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이 단계에서는 암 등록이 불가하여 국민건강보험의 암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수술 이후 암으로 확정되면 의료비 소급 적용은 가능하다. 실손보험에서도 보험료를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6등급은 악성단계이다. 악성예측도가 97~99%, 수술시 실제 악성 발견율은 99%(94~100)에 이른다.
이처럼 세침검사는 해당 검사 자체의 특성으로 인해 베데스다 시스템을 활용해서 암일 확률 즉, 위험도(%)의 단계로만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환자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갑상선암 검사는 왜 이처럼 환자들이 혼란스러워 함에도 불구하고 세침검사로 하게 되는 것일까?
통상 인체 장기의 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해당 인체 장기에서 병변을 떼어내서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암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갑상선은 사람의 목 부위에 위치한 매우 작은 장기인데, 주변부가 목이라서 중요한 혈관과 신경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기관이기에 수술 전에 병변을 떼어내서 행하는 통상의 조직검사 방법으로는 진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확실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세포 단위로 흡인해서 암 여부를 판단하는 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하게 되는 것이다.
세침검사와 베데스다 시스템!
비록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시스템이지만, 이것 또한 환자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환자의 상태를 명확히 파악하고, 환자의 치료 방향과 계획을 결정하기 위한 매우 합리적인 검사 시스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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