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의 질 저하 우려, 의평원·정부 공방 점입가경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따른 ‘의학교육의 질 저하 우려’를 두고 정부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의 공방이 치열해 지고 있다.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 계획대로 2, 3년 내 의대 교수와 시설을 확충하기는 쉽지 않다”며, “국립대는 정부 예산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지방 사립대의 교수 구인난이 심화해 교육의 질 저하가 불가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원장은 특히 “정부 지원방안이 국립대 위주로 돼 있다”며.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할 의사를 양성하는데 사립대도 지원해 줘야 하며, 정부 지원이 있어야 의학 교육의 질도 저하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평원은 의대 교육과정을 평가·인증하는 기관으로 교육부 인정을 받았다. 이에 전국 의대는 의대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에 대한 의평원 평가 인증을 2년이나 4년, 6년 주기로 받아야 한다. 인증을 안 받은 의대는 신입생 모집이 정지되고 졸업생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지난 4일 긴급브리핑을 열고 “지속해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의평원이 의대 정원 증원으로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거듭 드러내자 교육부가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의평원장이 의학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해 근거 없이 예단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속해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의학 교육의 질에 대한 말씀을 여러 번 드렸는데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은 논의가 이어져 브리핑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 차관은 또한 의대 교수 인력 법정 기준은 의대 모두 여유 있게 충족하고 있는 데다 학생 교육 공간의 리모델링, 재구조화, 증·개축, 신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 차관은 특히 “의평원이 당초 설립 목적에 따라 중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역할을 해주기를 촉구한다”며 “의사로 편중된 이사회 구성의 다양화와 재정의 투명성 등 운영상의 적절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요청 사항을 신속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오 차관의 지적에 대해 안 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당수 대학이 그만큼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언론에 의학 교육 질을 지키기 위한 전제 조건을 이야기했는데 보도 과정에서 잘 전달되지 않은 듯하다”고 밝혔다.
한편, 의평원은 지난 3월 “양질의 의학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생 규모에 걸맞는 교육여건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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