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 당선, 소외되었던 전공의 및 의대생들의 목소리 반영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에 전공의들의 공개 지지를 받은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 10일 막말 및 소통 부재 논란으로 탄핵된 임현택 전 회장의 후임을 결정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1차 투표에서 박 위원장이 과반수를 확보해 최종 당선됐다.
박형욱 신임 비대위원장은 의협 대의원회에서 진행된 투표에서 총 233표 중 123표(52.79%)를 얻어 당선됐다. 박 위원장은 당선 직후 “정부가 의료 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을 장착해놓았다”며, “진정한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앞으로 구성될 비대위원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입장을 정하고, 그동안 소외되었던 전공의 및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의 당선은 전공의 70여 명이 공개 지지한 가운데 이루어져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의정 갈등의 중심에 있는 전공의들이 박 위원장을 지지한 것은 의료계 내부의 공감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의정 대화에서 전공의들의 의견이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을 높였다.
박형욱 위원장은 예방의학 전문의 겸 변호사로,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보건학 박사 학위 취득 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며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특히, 2009년 국내 최초로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한 ‘김 할머니 사건’에서 대학병원을 대리하여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 대한의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그는 의료 정책과 관련한 폭넓은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한편,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은 SNS 계정을 복구하고 탄핵 후에도 막말과 폭로성 발언을 이어가며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의협 대의원회를 비난하며 개혁 필요성을 주장하고, 특정 대의원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이성을 잃은 것인가, 아니면 원래 이 수준이었던 것인가”라며 그의 태도를 비판했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내년 1월 차기 의협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의대 정원 증원 문제 등 주요 의료 현안에 대한 해결을 이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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