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폐기 속 후폭풍 심화, 격화되는 민심 갈등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로 야기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자동 폐기되며, 후폭풍 속 논란이 뜨겁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표결에 부쳐진 것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러나 앞선 두 경우와 달리, 이번 윤 대통령 탄핵안은 표결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다.
탄핵안 표결 무산, 자동 폐기 처리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만 투표에 참여해 투표 성립 요건인 200명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의결 정족수 미달로 표결이 무산되며 자동 폐기된 것이다. 이번 탄핵안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6개 정당이 공동 발의한 것으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주요 탄핵 사유로 삼았다.
윤 대통령 탄핵 투표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야권 및 무소속 의원 192명, 국민의힘 소속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 표결에서 집단 퇴장했다.
국민의힘, 집단 퇴장 배경과 소신 투표
국민의힘은 본회의 전 당론으로 탄핵안 부결을 결정한 후, 탄핵 표결 전 단체 퇴장했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열린 표결에서는 108명 중 단 9명만 탄핵안 표결 참여에 찬성했으며, 나머지 99명은 반대 또는 불참을 선택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소신을 이유로 표결에 참여한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김상욱 의원은 표결에는 참석했지만 “당론을 따르겠다”며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친한(친한동훈)계 내에서도 탄핵안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컸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야권의 재추진 의지와 정치적 공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탄핵안 폐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윤석열 씨를 반드시 탄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힘이 민주 정당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렸다”며 국민적 염원을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정기국회 종료 후 즉각 임시국회를 소집해 탄핵안을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탄핵을 따박따박 진행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동시에 민주당은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관 3명 중 2명을 우선 선출해 탄핵 심판 절차를 준비하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헌법재판관 공백이 지속되면 헌재가 탄핵 심판을 선고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질서 있는 퇴진’ 구상과 야당의 반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변 인사들에게 “탄핵보다는 하야가 혼란을 줄이고, 국민에게 예측 가능한 방법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퇴진 시점을 조속히 못 박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탄핵 심리를 통해 6개월 이상 정국 혼란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야를 통해 사태를 조기 수습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의 이 같은 제안이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며 “조기 퇴진의 시기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당 의원들 문자 폭탄 시달려…격화되는 민심 갈등
탄핵안 폐기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자 폭탄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문자와 전화가 폭주해 휴대전화가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부 의원은 문자·전화 차단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개인정보 유출과 조직적인 문자 폭탄 발송을 법적 조치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민심이 격화된 상황에서 여당의 대처가 민심 수습에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향후 정국 전망: 혼란 속 치열한 공방 예고
이번 탄핵안 폐기는 여야 간 갈등과 정치적 공방을 더욱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즉각적인 재추진을, 국민의힘은 조기 퇴진 방안을 제시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헌법재판관 공백 해소 여부와 여야 간 협상이 향후 정국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과 더불어 정권 재창출을 둘러싼 정치권의 행보가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국민들의 시선은 혼란스러운 정국 수습 방안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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