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고 먹은 다이어트 약이 시력을 앗아갔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부터 정신적 부작용까지… 감추어진 위험성
직장인 A씨는 다가오는 살을 빼고자 한 유명 피부과를 방문했다. A씨는 피부과의 권유로 한 달치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아 복용을 시작했다. 약 복용 후 일주일이 지나자 시야가 흐릿해지고 두통이 동반됐지만, 단순한 피로나 부작용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증상은 점차 악화되었고, 결국 안과를 방문한 A씨는 다이어트 약으로 인해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었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급격히 늘어난 비만 관련 진료와 함께, 다이어트 약 부작용으로 인해 A씨와 같은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다이어트 약 복용… 이면의 위험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비만 관련 요양급여비용은 2019년 179억 원에서 2024년 242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다이어트 약으로 가장 흔히 처방되는 약물에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토피라메이트 등이 있다. 강력한 식욕 억제 효과를 가진 다이어트 약들은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지만, 정신적 부작용이 뒤따를 가능성도 크다.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 같은 약물은 각성 효과가 강력해 불안감, 우울증, 심지어 환각과 충동 조절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 환자들 중 일부는 감정 기복이 심하고 자해 충동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며 약물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다이어트 약 부작용의 문제는 단순한 정신적·신체적 불편함을 넘어, 시력 저하와 같은 중대한 신체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 다이어트 약 복용자들에게도 위협적
다이어트 약 부작용 중 가장 위험한 사례 중 하나는 바로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다. 녹내장은 눈에서 생성되는 액체인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전방각)가 막히면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해 발병하는 질환이다. 흔히 50대 이상의 중년 여성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이어트 약 복용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이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 다이어트 약 복용 후 안구 내부에 부종이 발생하면 전방각이 눌려 방수의 배출이 막히면서 안압이 높아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두통, 시야 흐림, 눈 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빠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시신경 손상으로 인해 영구적인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무분별한 약물 복용이 부르는 건강 위협, 건강한 체중 감량 접근 필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다이어트 약은 환자들이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급격한 체중을 감량하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들 사이에서 약물 복용이 너무 빈번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체중 감량은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다이어트 약을 통한 빠른 감량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 체중 감량을 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신의 건강을 희생 하면서까지 약물에 의존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다이어트 약은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신중히 처방받아야 하며,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몸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약물 의존 대신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개선을 통한 건강한 체중 감량을 권장했다. 과도하고 급격한 다이어트는 건강을 해치고, 오히려 요요현상으로 인해 더 큰 스트레스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이어트 약’이라는 이름의 함정. 미와 건을 위한 선택이 건강을 위협하지 않도록,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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