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하지 성지순례 떠나기 전 필수 체크! 여행객들은 철저한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질병관리청이 오는 6월 4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이슬람 하지 성지순례 기간 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수막구균 감염증에 대한 특별 경계령을 발령했다.
매년 180여 개국에서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교 행사인 만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순례객들의 감염병 예방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성지순례 관련 수막구균 감염증이 17명 보고되는 등 예년보다 높은 위험성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메르스 발생 현황과 위험도 분석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환자 급증세, 올해만 10명 발생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올해 5월까지 메르스 확진자 10명이 발생했다. 이는 작년 전체 8명보다 이미 많은 수치로, 2월 1명, 3월 1명, 4월 8명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2015년 국내에서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이후, 메르스는 여전히 중동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위험한 감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살펴보면, 2012년 첫 발생 이후 2025년 5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2,629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치명률은 20~46%에 달해 고령자나 당뇨, 심장질환, 폐질환 등 기저질환자들에게는 특히 치명적이다. 메르스의 주요 전파 경로는 낙타와의 접촉 또는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으로 알려져 있다.

성지순례 참가자 규모와 감염 위험성
하지 성지순례 참가자 수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6만 명에서 시작해 2022년 90만 명,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18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처럼 대규모 군중이 밀집되는 환경에서는 호흡기 감염병의 전파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질병관리청은 메르스의 잠복기가 2~14일(평균 5일)인 점을 감안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방문 후 14일 이내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콜센터(1339)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수막구균 감염증 신규 위협 요소
올해 성지순례 관련 수막구균 환자 17명 보고
올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수막구균 감염증이다. 2025년 3월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성지순례와 관련된 수막구균 감염증 환자가 17명 보고되었다. 이는 국내 수막구균 감염증 발생 추이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0명, 2023년 11명, 2024년 17명(잠정 통계)이 발생했다.
수막구균 감염증은 수막구균(Neisseria meningitidis)에 의한 급성 감염질환으로, 갑작스러운 두통, 발열, 경부경직, 오심, 구토,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수막구균 패혈증의 경우 감기 같은 경증부터 발병 24시간 이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수막구균 백신 접종 필수 권장사항
질병관리청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자에게 출국 10일 전까지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발표했다. 접종 가능한 백신으로는 멘비오(Menveo), 메낙트라(Menactra) 등이 있으며, 가까운 의료기관에 백신 접종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한 후 방문해야 한다.
수막구균 백신 접종 대상자는 보체 결핍자, 무비증 환자, HIV 감염자, 수막구균 유행지역 여행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순례 여행자 등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질병관리청의 3단계 예방 대응체계
출국 전 다국어 예방 안내문 제공
질병관리청은 한국이슬람교중앙회와 협력하여 성지순례 참여자를 위한 종합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첫 번째 단계로 출국 전 6개 국어(아랍어, 인도네시아어, 우즈베크어, 러시아어, 영어, 한국어)로 제작된 예방 안내문을 제공한다.
안내문에는 메르스의 감염경로와 잠복기 등 기본 정보부터 여행 전 주의사항, 여행 중 감염 예방요령, 여행 후 증상 발현 시 행동요령까지 상세히 담겨 있다. 해당 자료는 질병관리청 누리집의 알림자료 > 홍보자료 > 홍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국 시 검역 강화 조치
두 번째 단계로는 입국 시 검역을 대폭 강화한다. 중동지역 13개국을 체류하거나 경유한 경우 Q-CODE(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반드시 건강 상태를 신고해야 한다. 검역관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입국자에 대해 신속하게 의사환자를 조사·확인하는 등 검역을 강화한다.
또한 중동지역 출입국자에게는 메르스 주의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적극적인 신고를 독려한다.
적극적인 지역사회 모니터링 시스템
세 번째 단계로는 적극적인 지역사회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의료기관에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해외여행력정보제공시스템(DUR-ITS)을 통해 입국자의 해외여행력 정보를 제공하여 메르스 의심환자 발생 시 조기 신고가 가능하도록 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방문력이 있는 두통, 발열 환자를 진료할 때는 수막구균 감염증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한 진료와 신고를 당부했다.

성지순례 완벽 감염 예방 실천법
여행 중 필수 준수사항
성지순례 기간 중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낙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다. 농장 방문을 자제하고, 특히 낙타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또한 덜 익은 낙타고기나 생낙타유 섭취도 절대 금물이다.
진료 목적이 아닌 현지 의료기관 방문도 자제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사람이 많이 붐비는 장소를 방문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
개인위생 관리 핵심 수칙
개인위생 관리에서는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다. 물과 비누로 30초 이상 자주 손을 씻되, 특히 외출 후, 식사 전후, 코를 풀거나 기침·재채기 후, 용변 후, 낙타 접촉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비누가 없을 때는 알코올 손소독제를 사용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사용한 휴지나 마스크는 즉시 쓰레기통에 버리고, 실내에서는 자주 환기를 시켜야 한다.
귀국 후 필수 행동 지침, 14일간 집중 모니터링 기간 준수
성지순례를 마치고 귀국한 후에는 14일간 집중적인 건강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입국 시 의심 증상이 있거나 확진환자와의 접촉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즉시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귀국 후 2주 이내에 발열, 기침, 숨가쁨 등의 의심 증상이 발생하거나 확진환자와의 접촉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말고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 또는 보건소로 먼저 신고해야 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중동지역 성지순례 여행 중 메르스 감염 방지를 위해 예방수칙을 반드시 준수하고 출국 전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할 것”을 당부하며,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및 호흡기 증상 발생 시 콜센터로 즉시 연락해 달라”고 강조했다.
성지순례는 신성한 종교적 경험이지만, 건강한 귀국을 위해서는 철저한 감염병 예방 준비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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