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사회 차기 회장 박정율 교수, 한국 의료 위상 제고
대한의사협회(KMA)는 박정율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이 최근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개최된 세계의사회(WMA) 제76차 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박 위원장의 당선은 1985년 문태준 전 의협회장 이후 약 40년 만에 한국인이 WMA의 최고위직에 오르는 사례다.
박 당선인은 내년 공식적으로 회장 임기를 시작하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WMA 의장직과 회장직을 모두 수행한 인물로 기록될 예정이다.

WMA의 역할과 한국의 역사적 위상
WMA는 전 세계 118개국 의사 중앙단체를 회원으로 보유한 독립적인 국제 비정규기구다. 이 기구는 세계 의사를 대표하는 민간 중앙단체로서, 의사의 권리 보호와 자주성 확립을 주요 임무로 삼는다. 또한, 의료행위 및 의과학 연구에 필요한 국제적 윤리 기준과 지침을 마련하고, 의학교육 및 의료 인력 수급에 관한 최상위 국제 기준을 설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대한의사협회는 1949년 WMA에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신임 박정율 차기 회장은 WMA 운영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왔다. 그는 지난 4년간 WMA 재정기획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23년에는 WMA 의장으로 선출되어 1년간 이사회와 총회 운영을 주도했다. 박 당선인은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 시점에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사의 전문성과 역할이 존중받는 환경을 조성하고 전 세계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협력의 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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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 국제무대에서 자율성 확보 및 지지 강화
이번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인 지지 활동을 펼쳤다. 김 회장은 각국 대표단과의 교류를 통해 박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확보했으며, 한국 의료의 우수한 수준과 함께 국내 의료 현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택우 회장은 세계 의사들이 한국의 의료 수준을 높이 평가했으나, 최근 발생했던 국내 의료 관련 갈등 상황(의료농단 사태)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했음을 언급했다. 그는 의료 전문가의 자율성을 강화하여 국민과 인류에게 최선의 의료를 제공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이를 위해 WMA와의 긴밀한 공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국제협력대표단은 WMA 및 아시아오세아니아의사회연맹(CMAAO) 국제회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국내 현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2021년 국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과 관련하여 WMA의 공식 성명서를 이끌어낸 점이 있다. 해당 성명은 의료의 본질 훼손에 대한 우려와 의협의 입장을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또한, 2022년 파리 이사회에서는 간호단독법 문제를 제기하여 WMA로부터 공식적인 지지 성명을 확보한 바 있다.

총회 참가 대표단 및 향후 전망
이번 포르투 총회에는 김택우 회장, 박정율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서정성 부회장(국제협력위원회 공동위원장), 박수현 국제이사(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교수)가 대한의사협회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이들은 총회 기간 동안 각국 의사회 대표들과 상호 협력 방안을 활발히 논의하며 국제적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박정율 위원장의 WMA 차기 회장 당선은 대한의사협회가 국제 의료계에서 리더십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KMA는 앞으로 WMA와의 협력을 통해 국제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의사의 전문직 자율성 확립 및 글로벌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한국 의료 전문가들이 국제 표준 제정 및 주요 의제 설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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