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계약)의 개념 및 비판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 요양기관이 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에게 의료서비스(요양급여)를 제공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에 대한 댓가로 진료비를 요양기관에게 지급하게 되는데, 이를 요양급여비용이라고 한다. 이처럼 요양급여비용은 국민건강보험으로 지급되는 의료 서비스의 비용을 의미한다. 요양급여비용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포함된다.
- 진료 수가: 의료 서비스에 대한 가격 (예: 진찰, 수술, 처방 등)
- 약가: 의약품의 가격
- 재료대: 의료 서비스에 사용되는 재료의 가격 (예: 붕대, 주사기, 인공관절 등)
이러한 요양급여비용은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되며, 매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계 대표들이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이와 같이 다음 해 국민건강보험으로 지급될 요양급여비용을 결정하기 위한 공단과 의약계 대표들 간의 협상을 요양급여비용계약이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령에 의해 요양급여비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사장과 대통령령이 정하는 의약계를 대표하는 자와 1년마다 체결하고 있으며, 요양급여비용계약이 체결되면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한다. 만약 법정시한(매년 5월 31일)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6월 30일까지 요양급여비용을 정하게 된다. 일단 고시된 계약내용은 가입자, 요양기관, 정부 모두 준수하여야 한다.
요양급여비용계약은 기존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원리를 반영하여 요양급여의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를 통해 요양급여의 질과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또한, 의약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요양급여비용계약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며,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요양급여비용 계약의 내용은 요양급여의 상대가치점수의 점수당 단가를 정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행위별수가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보상되어져야 할 유형에는 의료행위, 약제, 치료재료 등이 있는데도, 의료행위 비용만을 계약의 내용으로 한정하고, 그것 또한 심사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상대가치점수당 단가(환산지수)만을 계약의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요양급여 범위 결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써 작용하는 ① 어떠한 항목을 요양급여로 할 것인지? ② 어떠한 단위 분류로 할 것인지? ③ 단위 분류에 따른 심사기준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 심사절차에 대한 부분은 계약의 내용에 포함시키고 있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한편에서는 계약의 내용이 지나치게 축소되고, 부분적인 계약에 불과해, 계약제의 취지가 형해화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 제도 도입 시행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의약계 대표 간에 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할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강제 결정토록 하고, 이를 계약으로 정한 요양급여비용으로 보도록 하고 있다. 즉 사실상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요양급여비용계약의 내용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 간의 협의로 결정되어야 할 계약이 설사 양 당사자의 협의가 불발되었다고 하여, 민법상의 일반원리가 아닌 보건복지부장관의 일방적인 결정인 단독행위로 확정되고,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강제하는 현행의 수가결정 체계에 대해 “계약”이란 용어의 사용이 적절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법은 요양급여비용계약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의약계 대표 간에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반드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대한 일체의 재량권이나 결정권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현행 요양급여비용계약은 무늬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의 자율적인 계약일 뿐 그 내용에 있어서는 절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의결사항을 벗어날 수 없는 수동적이며, 통제적인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으므로 공단 이사장이 요양급여비용 계약의 당사자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재정운영위원회에 부여된 요양급여비용의 계약에 대한 심의ㆍ의결 기능을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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