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없이 살 빠진다? 다 이유가 있다. 높은 혈당과 체중 감소의 상관관계
혈당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높은 혈당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체중 감소는 건강한 다이어트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신체가 심각한 에너지 불균형 상태에 처했음을 알리는 경고 신호이다. 우리 몸이 포도당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대신 지방과 근육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으려는 비상 작동 방식이 이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당뇨병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인슐린의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흡수되지 못하고 축적된다. 세포는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생존을 위해 저장된 지방과 단백질을 강제로 분해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체지방 감소와 함께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며, 이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전조 증상으로 의료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혈당이 높으면 살이 찐다는 인식이 많지만, 병적인 체중 감소는 당뇨병의 중증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따라서 높은 혈당과 함께 나타나는 체중 감소는 단순한 변화가 아닌, 즉각적인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중대한 신호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몸의 주요 대사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케톤산혈증, 근육 손실, 만성 합병증 등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 민병원 김경래 내과 대표원장은 당뇨병 환자 중 이유 없는 체중 감소를 경험하는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혈당 조절 이상으로 인한 에너지 대사 붕괴
우리 몸은 식사를 통해 얻은 포도당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호르몬은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내부로 운반하는 핵심적인 ‘열쇠’ 역할을 수행한다. 세포는 인슐린의 도움을 받아 포도당을 흡수하고 이를 에너지로 전환한다. 그러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발생하면, 인슐린이 부족해지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혈액 속에 포도당이 과도하게 축적되지만, 정작 에너지가 필요한 세포는 포도당을 공급받지 못해 ‘에너지 부족’ 상태에 빠진다. 이는 마치 식량 창고에 곡식이 가득하지만, 문이 잠겨 있어 식량을 꺼내 쓸 수 없는 상황과 유사하다.
이처럼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면, 남아도는 포도당은 혈액을 떠돌다가 결국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포도당은 삼투압 작용으로 물을 함께 끌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량이 급증하는 ‘다뇨’ 증상과 함께 극심한 갈증(다갈),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현상이 동반된다고 서울 힘내라내과의원 이혁 원장은 설명한다. 정상적인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한 에너지원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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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체제 돌입: 지방 및 근육 분해 과정
세포가 장기간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비상 수단으로 전환한다. 이때 가장 먼저 활용되는 것이 바로 몸에 저장된 지방이다. 간은 지방산을 분해하여 ‘케톤체’라는 물질을 생성하고, 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려고 시도한다. 케톤체는 뇌와 근육 등 일부 조직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이러한 과정은 정상적인 포도당 대사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며, 케톤체가 과도하게 생성될 경우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고갈되기 시작하면, 몸은 최후의 수단으로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까지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이는 근육 조직의 손실을 의미하며, 체지방 감소뿐만 아니라 근육량도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체중이 빠르게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이는 외관상 살이 빠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건강상의 심각한 적신호로 간주된다. 이러한 에너지 대사 과정의 비정상적인 변화는 주로 제1형 당뇨병 환자 또는 인슐린 분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증상 중 하나다.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 케톤산혈증 및 합병증
높은 혈당으로 인한 체중 감소는 단순히 살이 빠지는 것을 넘어 우리 몸의 항상성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과정이다. 특히 지방이 급격하게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케톤체가 혈액에 과도하게 쌓이면 ‘당뇨병성 케톤산혈증(Diabetic Ketoacidosis, DKA)’이라는 치명적인 상태를 유발한다. 케톤산혈증은 혈액을 산성으로 만들고 구토, 복통, 심한 피로감을 동반하며, 의식 저하를 거쳐 혼수상태에 빠지게 할 수 있는 응급 상황으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외에도 케톤산혈증 환자는 깊고 빠른 호흡, 과일 향이 나는 입 냄새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지방과 함께 근육량이 대량으로 손실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근육은 기초 대사량 유지, 신체 활동 능력, 면역력 등 전반적인 신체 기능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근육 손실은 기력 저하, 만성 피로를 유발하며, 장기적으로는 골밀도 감소, 신체 활동 능력 저하 등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 더불어 혈당 자체가 높은 상태로 지속되는 것은 신장, 눈, 신경 등 주요 장기의 미세 혈관을 손상시켜 다양한 만성 합병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의 중요성
높은 혈당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체중 감소는 우리 몸이 보내는 명확한 ‘위험 신호’로 판단된다. 이러한 증상을 단순한 다이어트 효과로 오인하여 방치할 경우, 당뇨병성 케톤산혈증과 같은 급성 합병증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신장 질환(당뇨병성 신증), 망막 병증(당뇨병성 망막증), 신경 병증(당뇨병성 신경병증) 등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이러한 합병증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영구적인 신체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유 없이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동시에 소변량 증가, 극심한 갈증 심화, 전신 피로감,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혈당 검사를 포함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식단 관리, 운동, 약물 치료 등 적극적인 혈당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이다. 때문에 꾸준한 혈당 모니터링과 생활 습관 개선이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중요한 요소다.
서울 민병원 당뇨대사수술센터 김종민 병원장은 “높은 혈당으로 인한 체중 감소는 결코 반가운 현상이 아니며, 이는 몸이 극한의 상태에 처했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당뇨병 진단을 받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고 갈증이 심하다면 즉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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