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모두 착한 갑상선암일까?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작은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신진대사, 성장, 발달, 생식, 심혈관 기능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선암은 이러한 갑상선에 생기는 암의 총칭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갑상선암을 ‘착한 갑상선암’으로 부르곤 한다. 이는 갑상선암이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고, 느리게 진행되며, 치료가 잘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라는 인식은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마저 불러왔다. 일선 의료기관에서 불필요한 검진을 일삼는다는 것이다.
모든 갑상선암이 착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금물
물론 정상적인 갑상선 세포의 특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는 갑상선 유두암이 대표적인 착한 암이라 인식되며, 국내 갑상선암 환자의 상당수가 갑상선 유두암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모든 갑상선암을 착하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갑상선암의 종류에 따라 악성도와 진행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를 살펴봐도 그렇다. 갑상선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 암세포가 커지면서 기도나 식도를 압박해 숨쉬기가 불편하고 음식물을 넘기기 어려우며 성대 신경을 침범해 목소리를 변형시키기도 한다. 또한 갑상선암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두암은 천천히 자라며 원격전이가 적어 생존율이 높은 편이지만 정상적인 갑상선 세포의 특성을 잃은 미분화암은 빠르게 성장하고 주변 장기나 림프절, 뼈, 폐 등으로 쉽게 전이돼 예후가 매우 나쁘고 사망률 또한 높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3개월 이내 사망할 수 있고 설사 치료하더라도 1년 이상 생존율이 약 20% 밖에 되지 않는 무서운 갑상선암도 있다.
특히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검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갑상선암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논란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갑상선암! 무조건 착하다고 무조건 느리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를 믿고 치료를 무작정 미루거나 적절한 검사·감시를 하지 않으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고 평생 후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