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공직선거법 항소심 무죄, 서울고법, 허위사실 공표 혐의 인정 어려워… 정치권 반응 엇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던 판결이 뒤집히면서 이 대표는 의원직 상실 위기에서 벗어났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는 26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던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이 모두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향후 정치적 행보 뿐만 아니라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 대표는 그동안 제기된 사법 리스크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검찰의 상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항소심, “허위사실 공표 아냐” 판단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발언과 백현동 개발 관련 “국토교통부가 용도 변경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라는 혐의로 기소됐다.
1심 법원은 김문기 전 처장과 관련된 발언 중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부분을 허위사실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됐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 대표가 실제로 골프를 친 적이 있는지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백현동 개발 관련 발언 역시, 당시 국토부의 정책적 압박과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단순한 의견 표명으로 볼 수 있으며,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 “골프 발언도 허위성 입증 어려워”
김문기 전 처장과의 관계를 두고 핵심 쟁점이 됐던 골프 발언에 대해서도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1심 법원은 이 대표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발언을 허위로 보고 유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발언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검찰은 이 대표가 ‘골프를 친 적이 없다’는 말이 허위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골프를 친 사실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 출장 중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함께 찍힌 사진이 존재하더라도, 해당 사진만으로 골프를 함께 쳤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골프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죄로 인정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재명, “사필귀정” 반응… 검찰 강하게 비판
이 대표는 판결 직후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검찰을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워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검찰과 정권이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통해 정치적 탄압을 시도했지만,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 허위 사건을 조작하는 데 힘을 쏟지 않았다면, 그 시간과 자원을 국민을 위한 정책에 활용했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검찰이 국력을 낭비하지 말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법정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나올 것이지만, 무리한 기소였던 만큼 다시 한번 법과 정의가 바로 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치권, 판결 놓고 첨예한 대립
이번 판결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가 정치적 공격에 흔들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당 관계자는 “정치적 수사를 통해 야당 대표를 탄압하려는 시도가 법원에서 무산된 것”이라며 “이 대표는 앞으로도 당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서울고법이 이 대표에게 거짓말 면허증을 내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 판결대로라면 앞으로 선거에서 어떤 거짓말도 죄가 되지 않는다”며 “대법원이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판단이 최종 변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대표는 당장의 정치적 부담을 덜었지만, 검찰이 상고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다.
대법원에서 이번 판결이 유지될 경우, 이 대표는 정치적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정치적 위기와 함께 향후 민주당 내부의 주도권 경쟁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지, 혹은 다시 한번 뒤집힐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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