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수술 후 극심한 피로와 ‘어지럼증’ 호소, 부갑상선 기능 저하 가능성
A씨는 갑상선 수술을 받은 후 극심한 피로, 우울감, 심지어 땅이 움직이는 듯한 어지럼증이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회복 과정으로 치부할 수 없는 긴급한 신호일 수 있으며, 특히 ‘땅이 움직이는 듯한’ 어지럼증으로 인해 주저앉거나 쓰러지는 경험은 부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한 칼슘 수치 급락의 전형적인 증상일 수 있다. 전문의들은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각적인 의료기관 방문을 통해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갑상선 수술 후 발생하는 극심한 피로와 우울감, 어지럼증은 크게 두 가지 원인, 즉 부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한 칼슘 수치 부족과 갑상선 호르몬의 심각한 저하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 두 가지 모두 적절한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며,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의 심각한 저해는 물론,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극심한 피로와 우울감, 단순 회복 증상 아니다
갑상선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부족해진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 합성 갑상선 호르몬제(L-티록신)를 복용한다. 그러나 이 호르몬제의 용량이 아직 환자의 몸에 필요한 적정 수준으로 맞춰지지 않았거나,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낮아지는 ‘심한 저하증’ 상태에 진입하면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극심한 피로감이다. 이 피로는 충분히 잠을 자도 회복되지 않으며, 마치 온몸의 배터리가 방전된 것 같은 느낌을 동반한다. 또한,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면 뇌 기능과 감정 조절에 영향을 미쳐 심각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의지나 심리적인 문제라기보다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신체적인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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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움직이는 듯한 어지럼증, 칼슘 수치 저하의 긴급 신호
갑상선 수술 중에는 갑상선 주변에 위치한 부갑상선이 일시적으로 손상되거나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부갑상선은 혈중 칼슘 수치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기능이 떨어지면 몸속 칼슘 수치가 급격히 낮아지는 ‘저칼슘혈증’이 발생한다. 저칼슘혈증은 수술 직후부터 수주 내에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흔한 합병증 중 하나다.
저칼슘혈증의 초기 증상으로는 입술 주변이나 손발의 저림, 근육 경련(쥐가 나는 현상)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신경과 근육이 과도하게 흥분하여 전신 경련인 ‘테타니(Tetany)’로 이어질 수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땅이 혼자 움직이는 듯한 어지럼증’은 심각한 칼슘 수치 저하로 인해 균형 감각에 문제가 생기거나, 전신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주저앉거나 쓰러져 2차적인 부상을 입을 위험이 매우 크다.
김경래 서울 민병원 내과 대표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는 “갑상선 전절제술 후에는 부갑상선 기능 저하가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수술 후 24시간에서 72시간 사이에 칼슘 수치가 가장 낮아지므로, 어지럼증이나 손발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혈액 검사를 통해 칼슘 수치를 확인하고 경구용 칼슘제를 투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호르몬 불균형 위험, 수술 직후 6개월간 집중 관찰 필요
갑상선 호르몬 수치는 수술 직후부터 약 6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안정화된다. 이 기간 동안 의료진은 환자의 혈액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L-티록신 용량을 세밀하게 조절한다. 용량이 너무 높으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유사한 증상(가슴 두근거림, 불면증)이 나타나고, 용량이 너무 낮으면 앞서 언급된 극심한 피로, 우울감, 체중 증가, 부종 등의 저하증 증상이 발생한다.
특히 환자 스스로 피로감이나 우울감을 ‘수술 후유증’이나 ‘나약함’으로 오해하여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호르몬 조절 실패의 명백한 신호다. 호르몬 수치가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는 주기적인 검진과 용량 조절이 필수적이며, 환자는 자신의 신체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하고 의료진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환자 및 보호자 행동 지침: 주저앉는 증상 발생 시 즉시 병원 연락
갑상선 수술 후 환자가 어지럼증으로 인해 주저앉거나, 손발이 심하게 저리는 증상을 겪는다면 이는 응급 상황에 준하여 대처해야 한다. 외출 중이거나 혼자 있는 상황이라면 즉시 안전한 장소에 몸을 기대거나 앉아 휴식을 취하고, 지체 없이 수술받은 병원의 외과 또는 내분비내과에 연락하여 상황을 알려야 한다. 병원에서는 혈액 검사를 통해 칼슘 수치를 확인하고, 필요시 정맥 주사로 칼슘을 공급하거나 경구용 칼슘제 용량을 즉시 증량하는 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한, 극심한 우울감이나 피로가 지속될 경우에도 다음 정기 검진을 기다리지 말고 병원에 연락하여 호르몬 수치 검사를 앞당겨 받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의 회복을 방해하고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므로, 적극적인 대처가 환자의 빠른 일상 복귀를 돕는 핵심 열쇠가 된다.
김혁문 서울 민병원 외과 진료원장은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안정화되는 데는 수술 후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며, “이 기간 동안 극심한 피로감이나 우울감은 호르몬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는 명백한 신호이므로, 환자 스스로 감정적인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담당 의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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