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음걸이의 혁명: 신체 활동 총량의 중요성 분석, 노년층 건강을 좌우하는 걷기 패턴
고령화 사회가 심화하면서 노년층의 건강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신체 활동 지침 마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수많은 연구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건강에 필수적임을 입증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활동량이 적정 수준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여전히 주목받는 연구 주제였다. 특히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신체적 제약 때문에 매일 꾸준히 운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효과적인 최소 활동 기준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얼마나 자주 움직이는가’보다는 ‘얼마나 많은 양을 움직이는가’가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이 7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추적 관찰 연구를 통해, 일주일에 단 사흘만이라도 하루 4000보 이상을 기록한다면 사망 위험이 40% 가까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걷기 운동을 반드시 매일 할 필요 없이, 개개인의 생활 방식에 맞게 전체 걸음 총량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데이터는 노년층의 신체활동 기준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노년층 건강수명, 신체활동 적정 기준 필요성 부각
노년층에게 있어 최소한의 활동 수준을 정의하는 것은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기존 연구들로 활발한 신체 활동이 수명 연장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명백했지만,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필요한 신체 활동의 구체적인 양과 최소 요구치가 얼마인지에 대한 질문은 계속 제기됐다.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연구팀은 나이 든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의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는 걷기 패턴과 총량을 규명하는 것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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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여성 1만 3천 명 대상, 11년간의 추적 관찰 데이터
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소속 리쿠타 하마야 박사 연구팀은 영국의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결과를 상세히 밝혔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이나 암 진단 이력이 없는 71.8세 평균 연령의 여성 1만 354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수행했다.
참가자들은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 7일 동안 가속도계를 착용하여 객관적인 걸음 수를 측정했다. 이후 2024년까지 평균 11년에 걸쳐 이들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과 사망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면밀히 추적 관찰했다. 최종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전체 사망자는 1765명(13%)이었으며,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은 사례는 781명(5%)으로 집계됐다.

주 3회 4000보 달성 시, 사망률 감소의 명확한 수치 비교
분석 결과, 걷는 날의 빈도보다 걸음 총량의 중요성이 통계적으로 명확히 드러났다. 하루 4000보 이상을 걸은 날이 일주일에 단 하루도 없는 그룹을 기준으로 했을 때, 4000보 이상 걸은 날이 주 3일 이상인 그룹은 전체 사망 위험이 40%나 낮았다. 이와 더불어 4000보 이상 걸은 날이 주 1~2일인 그룹 역시 사망 위험이 26%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살펴보면, 하루도 4000보를 걷지 않은 그룹과 비교 시, 4000보 이상을 걷는 날이 주 1~2일이든 3일 이상이든 관계없이 두 그룹 모두 사망 위험이 일괄적으로 27% 낮아졌다. 이는 걷기의 총량이 주된 건강 개선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데이터다.
걸음 총량이 높을수록 위험이 줄어드는 비례적 효과 확인
연구팀은 걸음 수가 증가할수록 사망 위험이 비례적으로 더 감소한다는 사실도 함께 발견했다. 하루 평균 걸음 수가 5000보 이상인 경우, 사망 위험은 약 30% 내외로 낮아졌다. 만약 하루에 6000보에서 7000보 이상 걸음을 기록한다면, 사망 위험 감소율은 32%에서 최대 40%까지 확대됐다. 이 결과는 최소 기준인 4000보를 넘어서 더 많은 걸음을 기록할수록 건강상의 이점이 지속적으로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매일 꾸준히 걷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몰아서 걷는 패턴 역시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핵심은 개인이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게 최대한의 걸음 총량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걷기 운동을 ‘습관’의 관점보다는 ‘총량’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노년층이 신체적 부담 없이 사망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한 현실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매일 운동의 부담감을 느끼기보다 주간 단위로 목표 걸음 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유연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이에 대해 이세라 바로척척의원 원장은 “해당 연구는 활동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중요한 지표를 제공한다”며 “단순히 걷는 횟수를 채우는 것보다 한 번 걸을 때 충분한 양을 채우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노년층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걷는 날의 총량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건강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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