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무조건 쉬는 것이 답 아니다… 급성기 이후 회복을 앞당기는 적극적 움직임
오랜 시간 동안 허리 통증이 발생하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와 재활 분야에서는 이러한 통념에 대한 반박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급성기 통증이 지난 후에는 적절한 움직임과 운동이 회복에 필수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2024년 6월 19일 학술지 ‘더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호주 매쿼리 대학교 마크 핸콕(Mark Hancock) 교수팀의 임상 시험(‘Effectiveness and cost-effectiveness of a progressive walking and education program for the prevention of low back pain recurrence in adults’) 결과, 걷기 운동을 실천한 그룹은 대조군보다 요통 재발 위험이 28% 감소했으며, 재발 없이 유지되는 기간의 중앙값이 208일로 대조군(112일)보다 약 2배 가까이 길게 나타났다.
과거에는 통증을 느끼면 활동을 최소화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 접근 방식은 오히려 근육 약화와 관절 경직을 유발하여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운동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근력을 강화하며 뇌의 통증 인식 체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통증이 심한 급성기를 제외하고는 적극적인 신체 활동이 권장된다.
그렇다면 급성기 이후 허리 건강을 되찾기 위한 최적의 움직임 전략은 무엇일까? 단순히 움직이는 것을 넘어,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과 전문가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오랜 통념을 깨는 허리 통증 치료의 새로운 흐름
기존의 허리 통증 관리 방식은 침상 안정과 소염진통제 복용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물리치료협회(APTA) 등 주요 의료기관은 만성 요통 환자에게 운동 요법을 1차 치료법으로 권고하며 이러한 접근 방식에 변화를 예고했다. 실제 2023년 12월 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성인 만성 일차성 요통의 비수술적 관리 가이드라인’은 요통 환자에게 침상 안정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대신 개인별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과 심리·사회적 교육을 최우선적인 비약물적 치료 수단으로 제시했다. 이는 통증 발생 시 무조건 움직임을 제한하기보다, 환자의 상태에 맞춰 점진적이고 계획적인 신체 활동을 유도하는 것이 장기적인 회복에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안정은 단기적인 통증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척추 주변 근육의 약화를 초래하고 인대와 관절의 유연성을 떨어뜨려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임상에서는 허리 아파서 누워만 있던 환자들이 오히려 근육이 위축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현상이 자주 관찰됐다.
[1/17 의료칼럼] 빙판길 낙상사고 후 허리 통증 지속된다면
급성기 이후 회복을 앞당기는 적극적 움직임
허리 통증의 급성기는 보통 1~3주 내외로 정의되며, 이 기간 동안은 염증 반응이 심하고 통증이 극심하여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점진적으로 활동량을 늘리고 스트레칭 및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척추에 부담이 적은 운동은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통증 역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특히 코어 근육 강화는 척추를 안정화하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2024년 4월 20일, 대한재활의학회에서 논의된 ‘요통 재활의 근거중심 임상진료지침(2021)’ 검토 세션에 따르면, 급성기 이후의 적절한 운동은 통증 재발률을 28%까지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실제로 2024년 4월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대한재활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2021년 제정된 기존 지침을 바탕으로 아급성기 및 만성 요통 환자의 조기 가동화가 만성 장애를 방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합의가 재확인되었다. 이는 움직임이 단순히 증상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능동적인 치료의 한 방법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나음재활의학과의원 백경우 원장은 “허리 통증 환자들이 가장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극심한 급성기 통증 때는 안정이 필요하지만,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하면 반드시 움직여야 한다. 신체 활동이 줄어들수록 근육은 약해지고 척추 주변 조직의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오히려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올바른 운동법과 전문가의 맞춤형 조언
허리 통증 완화를 위한 운동은 통증의 원인과 개인의 신체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돼야 한다. 무조건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지도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추천되는 운동으로는 코어 근육 강화를 위한 플랭크, 브릿지, 버드독 등이 있으며, 유연성 증진을 위한 스트레칭과 심폐 지구력 향상을 위한 걷기, 수영 등이 있다.
운동 시에는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강도와 시간을 늘려나가야 한다. 특히 잘못된 자세로 운동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물리치료사나 운동처방사의 지도를 받아 올바른 자세를 익히는 것이 현명하다. 2023년 12월 11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배포한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2023) 개정판’은 만성 질환자와 근골격계 통증 환자에게 의료인과의 상담을 통해 ‘점진적으로 신체 활동량을 늘릴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신체 능력에 맞춘 활동 유지가 건강 이득을 극대화한다고 강조했다.
허리 건강을 지키는 생활 속 예방 습관
허리 통증은 한 번 발생하면 재발하기 쉬우므로, 평소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시간 앉아있거나 서있는 자세를 피하고, 최소 한 시간에 한 번은 스트레칭을 하거나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을 때는 등받이에 허리를 밀착시키고 무릎이 엉덩이보다 약간 높은 자세를 유지하며, 물건을 들 때는 허리가 아닌 무릎을 굽혀 들어 올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은 물론,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전반적인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허리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 작은 노력들이 모여 허리 통증 없는 건강한 삶을 가능하게 한다.
결론적으로, 허리 통증 관리에 대한 최신 지견은 ‘무조건 안정’이 아닌 ‘현명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급성기 통증이 지난 후에는 개인의 상태에 맞는 적절하고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며, 이는 단순한 통증 완화를 넘어 척추 건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된다. 통증이 발생하는 즉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와 재활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포 연세하나병원 지규열 병원장은 “허리 통증은 이제 더 이상 단순히 ‘참고 쉬는’ 질환이 아니다. 과학적 연구와 임상 경험은 급성기를 벗어난 환자들에게는 적극적인 운동이 최고의 치료법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여 자신에게 맞는 움직임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이 당신의 삶의 질을 현격히 높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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