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대위 무혐의 결정, 검찰의 보완수사 끝에 증거 불충분으로 확정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활동했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가 검찰 수사에서 최종적으로 혐의를 벗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20일, 업무방해 및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김택우 전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전 조직위원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보건복지부가 2024년 초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겼다는 혐의로 이들을 고발한 지 약 2년 5개월 만에 나온 법적 결론이다. 검찰은 피의자들의 행위가 전공의들의 사직이나 집단행동을 직접적으로 교사하거나 방조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보건복지부의 고발 배경과 초기 경찰 수사 과정의 전말
사건의 발단은 2024년 2월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매년 2,000명씩 증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나자,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지도부가 이들의 행동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제59조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위반 교사 및 방조,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여 김택우 위원장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특별시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2024년 3월 의협 회관과 간부들의 자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이후 수개월간 수십 차례에 걸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2025년 5월, 수사 대상자들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와 재수사 단계의 핵심 법리 쟁점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경찰의 수사 결과만으로는 공소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특히 비대위 간부들이 전공의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그리고 그 지시가 실제 전공의들의 사직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입증할 실질적인 증거를 보강할 것을 주문했다. 형법상 방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정범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구체적인 원조 행위가 증명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약 1년간 추가 수사를 진행했으나, 전공의 개개인의 사직 결정이 비대위의 강요나 교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의사 표현이었다는 피의자들의 주장을 뒤집을 만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결국 경찰은 전공의들을 제외한 간부 5명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으로 재송치했다.

증거불충분에 따른 최종 혐의없음 결정의 구체적 근거
그러나 지난 20일, 서울중앙지검은 재송치된 김택우, 박명하, 신기택, 임현택, 주수호 등 5인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불기소 결정서에서 피의자들이 비대위 활동을 통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았다. 또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비대위의 구체적인 업무방해 행위나 방조 행위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형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단순히 정책 반대 의사를 독려하거나 법률 지원을 약속한 것만으로는 형법상 방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특히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과 비대위의 발언 시점 등을 대조한 결과, 비대위의 활동이 전공의들의 의사 결정에 물리적 혹은 심리적 강제력을 행사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의 법률 조력과 의료계의 향후 대응 방침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무혐의 처분에 대해 당연한 법적 귀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의협은 수사 초기부터 소환 조사 대상자 전원에게 전담 변호인을 선임하여 법률적 대응을 지속해왔으며, 전공의들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도 법률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의협은 2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처분으로 당시 비대위 활동과 회원들의 정당한 의사 표현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맞서 의료계의 정당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의협은 향후에도 정부의 왜곡된 의료 정책에 대해 당당히 맞설 것이며, 회원의 권익 보호와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