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암 갑상선암, ‘착한 암’ 인식의 양면성: 과잉 진단 논란과 실제 위험성
국내에서 ‘국민 암’으로 불릴 만큼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갑상선암은 흔히 ‘착한 암’으로 인식돼 왔다. 이는 다른 암종에 비해 비교적 예후가 좋고,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특성 때문이다. 실제로 갑상선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착한 암’이라는 통념이 때로는 갑상선암의 실제 위험성을 간과하게 만들거나, 불필요한 과잉 진단 및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갑상선암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와 올바른 접근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높은 발병률과 ‘착한 암’이라는 인식의 배경
갑상선암은 국내 암 발생률 통계에서 오랫동안 상위권을 차지해왔다. 2010년대 중반까지는 여성 암 발생률 1위, 전체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높은 발병률은 건강검진 시 초음파 검사의 보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작은 크기의 갑상선 결절까지 발견되면서 진단율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갑상선암이 ‘착한 암’으로 불리는 주된 이유는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과 여포암의 경우 진행 속도가 느리고,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유두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약 90%를 차지하며, 적절한 치료 시 10년 생존율이 90% 이상에 달한다.
‘갑상선암’의 다양한 종류와 예후의 차이
갑상선암은 크게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착한 암’으로 불리는 것은 주로 유두암과 여포암이며, 특히 유두암은 예후가 매우 좋은 편이다. 하지만 모든 갑상선암이 ‘착한 암’인 것은 아니다. 전체 갑상선암의 1~2%를 차지하는 수질암은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으며, 예후가 유두암이나 여포암보다 좋지 않다. 더욱이 미분화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1% 미만을 차지하지만,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 진단 후 수개월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암종이다. 따라서 갑상선암 진단 시에는 조직학적 유형, 종양의 크기, 주변 조직 침범 여부, 림프절 전이 및 원격 전이 여부, 환자의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인 예후를 판단해야 한다. 단순히 ‘갑상선암’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김경래 민병원 내과 대표원장 (내분비 내과 전문의)은 ‘갑상선암은 대부분 예후가 좋지만, 모든 유형이 동일하게 ‘착한 암’은 아니다’며, ‘특히 미분화암과 같이 공격적인 형태도 존재하므로, 정확한 진단과 유형 분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잉 진단 논란과 신중한 치료 접근
갑상선암과 관련하여 가장 뜨거운 논쟁 중 하나는 ‘과잉 진단’ 문제다. 특히 1cm 미만의 미세 유두 갑상선암의 경우, 발견되더라도 환자의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됐다. 이에 따라 일부 의사들은 모든 미세 갑상선암에 대해 즉각적인 수술을 시행하기보다는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lance)’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극적 감시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암의 크기 변화나 전이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며, 필요한 경우에만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불필요한 수술로 인한 합병증(목소리 변화, 부갑상선 기능 저하 등)과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암의 진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환자의 불안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따라서 의사와 환자가 충분히 상담하여 환자의 상태와 선호도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종민 민병원 병원장은 ‘미세 갑상선암의 경우, 무조건적인 수술보다는 환자의 상황과 암의 특성을 고려한 적극적 감시가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의사와 환자 간의 충분한 논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정기적인 추적 관찰은 필수적이다’고 조언했다.
‘갑상선암’에 대한 균형 잡힌 인식과 관리의 중요성
갑상선암은 대부분 예후가 좋은 ‘착한 암’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유형과 개별적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착한 암’이라는 단편적인 인식은 과잉 진단 논란을 야기하거나, 반대로 위험성이 높은 일부 유형에 대한 경각심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갑상선암 진단 시에는 개인의 암 유형, 진행 정도,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가장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극적 감시를 선택하든 수술적 치료를 선택하든,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꾸준한 관리는 갑상선암 환자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갑상선암에 대한 정확하고 균형 잡힌 정보는 환자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불필요한 불안감이나 안일한 태도를 피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