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법관 증원법 본회의 의결로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 확대
국회는 2월 28일 본회의에서 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의 입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해당 법안은 재석 의원 247명 중 찬성 173명, 반대 73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이번 대법관 증원법은 법률이 공포된 지 2년이 지난 날부터 3년 동안 매년 4명씩 단계적으로 총 12명의 대법관을 충원하여 대법관 정원을 26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당은 대법관 계류 사건 증가로 인한 재판 장기화를 해소하는 것이 법안의 주요 명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건을 보다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해당 사건을 합의부가 아닌 단독판사 관할로 심리하도록 하는 조항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 확대
이 법안의 통과로 이재명 대통령은 남은 임기 4년 4개월 동안 새롭게 증원되는 대법관 12명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재임 중 임기가 만료되는 기존 대법관 10명과 조희대 대법원장을 포함하면, 이 대통령은 총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게 된다. 대법관의 임기는 6년이다. 이는 향후 사법부 구성과 판결 기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개혁 3법’의 주요 내용과 시행 시점
이번 대법관 증원법은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해 온 사법개혁 3법 가운데 마지막 입법 과제였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월 25일 형법 개정안인 ‘법왜곡죄’를 상정했고, 2월 27일에는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왜곡죄
판사와 검사 등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법조인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칠 목적으로 재판이나 수사 중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재판소원제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이나 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법률 위반으로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 경우 등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대법관 증원법
현행 14명인 대법관을 3년에 걸쳐 매년 4명씩 늘려 총 26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의 시행 시점은 공포 후 2년 뒤다.

여야 찬반 격론과 법조계의 우려
야당인 국민의힘은 여당이 대법관 다수를 임명하여 사법부를 장악하고 이 대통령을 비호하기 위한 ‘사법개악’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법안에 반대하며 2월 27일 오후 7시 50분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하기도 했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 토론자로 나서 ‘민주당에 의한, 민주당을 위한 사법(개혁)이며, 여당이 사법까지 노린 절대권력으로 치닫고 있다. 절대 권력은 독재 권력’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법관 증원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입법이며, 상고심 적체로 고통받는 국민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찬성 토론을 통해 ‘대법관 증원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 입법’이라며 ‘지금 고통받는 법원 앞에서 (사건이 지체돼) 목 놓아 기다리는 국민을 방치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필리버스터는 범여권 주도로 종결 표결 절차를 거쳐 마무리됐고, 법안은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조계 내부에서는 단기간 내 다수의 대법관을 늘리게 되면 사실심 부실화나 대법원 최고 의결 기구인 전원합의체 선고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민투표법 개정안 등 추가 처리 법안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법 처리에 이어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곧바로 상정했다. 이 개정안은 ‘재외투표인 명부에 등재된 사람’을 투표인에 포함하고, 국외 부재자 신고와 재외투표인 등록 신청 절차 등을 공직선거법 기준에 맞춰 운영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았다. 또한, 국민투표권자의 연령을 현행 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하향하고 사전투표·거소투표·선상투표 등 투표 편의 제도를 도입한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