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뼈로 변하는 스톤맨 증후군(FOP), 국내외 최신 치료제 개발 현황과 관리 전략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a, FOP)은 흔히 ‘스톤맨 증후군’으로 불리는 초희귀 유전 질환이다. 이 질환은 근육, 힘줄, 인대 등 연부 조직이 점진적으로 뼈로 변하는 이소성 골화(Heterotopic Ossification)를 특징으로 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자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결국 전신이 굳어지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스톤맨 증후군(FOP)는 전 세계적으로 약 200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도 40여 명의 환자가 등록되어 있다. 이 질환은 대부분 ACVR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특히 외상이나 염증 반응이 골화 과정을 급격히 촉진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의 세심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오랫동안 대증 치료에만 의존해야 했던 스톤맨 증후군(FOP)는 최근 몇 년 사이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 소식이 이어지며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특히 이소성 골화 진행을 억제하는 신약들이 임상시험을 거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승인되거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스톤맨 증후군(FOP) 치료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FOP, 근육을 잠식하는 ACVR1 유전자 변이의 비극
스톤맨 증후군(FOP)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으로, 대다수의 환자에게서 골 형성 단백질(BMP) 신호 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ACVR1(Activin A Receptor Type I) 유전자의 특정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이 돌연변이는 ACVR1 수용체가 평소에는 비활성화 상태를 유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도록 만든다.
그 결과, 근육이나 결합 조직의 세포들이 뼈를 만드는 세포(조골세포)로 변환되는 이소성 골화가 발생한다. 이 과정은 통제 불가능하게 진행되며, 관절 주변의 연부 조직이 뼈로 대체되면서 관절 운동 범위가 점차 소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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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진단과 외상 관리: ‘돌’이 되는 것을 막는 최전선
스톤맨 증후군(FOP) 환자의 약 90% 이상은 출생 시부터 엄지발가락의 기형(무지외반증 또는 단지증)을 보인다. 이는 FOP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러나 질환의 희귀성 때문에 종종 암이나 다른 염증성 질환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FOP의 가장 치명적인 특징은 ‘골화 발작(Flare-up)’인데, 이는 외상, 근육 주사, 심지어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경미한 자극에 의해서도 근육 조직이 급격하게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뼈로 변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스톤맨 증후군(FOP) 환자에게는 넘어짐이나 충돌을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근육 주사나 불필요한 수술은 골화를 촉진할 수 있으므로 절대적으로 금기된다. 특히 치과 치료 시에도 턱관절 주변의 골화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와 보호자는 이러한 외상 유발 요인을 철저히 회피하는 것이 질병 진행을 늦추는 핵심 관리 전략으로 꼽힌다.
스톤맨 증후군(FOP)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뀐 핵심은 질환의 근본 원인인 ACVR1 수용체의 비정상적인 활성화를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팰리자팁과 같은 신약은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 요법을 넘어, 이소성 골화 자체의 진행 속도를 늦춰 환자들의 예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FOP 치료의 희망: 팰리자팁과 신규 약물 개발 경쟁
스톤맨 증후군(FOP)는 오랫동안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이 고통받았지만, 최근 몇 년간 혁신적인 신약들이 등장하며 치료 환경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약물은 오실로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경구용 레티노이드 계열 약물인 팰리자팁(Palovarotene)이다. 팰리자팁은 ACVR1 신호 경로를 조절하여 이소성 골화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기전을 가진다.
이 약물은 임상 3상 시험에서 연간 이소성 골화 부피 증가율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으며, 2023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는 스톤맨 증후군(FOP) 치료를 위한 최초의 승인된 약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이자루시맙(Izarusimab) 등 BMP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하거나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다양한 기전의 신약들이 임상 2상 및 3상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5년 내에 FOP 치료 옵션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FOP 환자 지원 및 의료 접근성 강화 노력
국내 FOP 환자는 2024년 기준 40여 명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극희귀질환으로 분류되어 산정특례를 통해 의료비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팰리자팁과 같은 최신 치료제의 국내 도입 및 보험 급여 적용은 아직 논의 단계에 있다. 국내 의료진과 환자 단체는 신약의 신속한 도입을 위해 정부 및 제약사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특히 스톤맨 증후군(FOP)은 전신 마취나 수술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재활 치료와 통증 관리가 필수적이다. 희귀질환 전문 센터를 중심으로 FOP 환자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이 강화되고 있으며, 유전자 치료나 세포 치료와 같은 근본적인 치료법 연구 역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국내 스톤맨 증후군(FOP)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톤맨 증후군은 환자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ACVR1 유전자 돌연변이의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고 이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치료 전망은 매우 밝아졌다. 2025년 이후에는 팰리자팁 외에도 여러 혁신적인 약물들이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환자들이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정부와 의료계는 희귀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 투자를 통해 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최신 의학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접근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신약 도입과는 별개로, 스톤맨 증후군(FOP) 환자들에게 ‘외상 회피’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관리 전략이며, 따라서 일상생활 속에서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치과 치료 등 필수 의료 행위 시에도 외상을 유발하지 않는 세심한 프로토콜 적용이 중요하다. 나아가 국내 환자들이 최신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팰리자팁 등 혁신적인 치료제의 신속한 보험 급여 적용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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