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임이 약물을 앗아간다. 비싼 안약, 콧물로 흘려보냈다… 눈물점 폐쇄법이 정답
당신이 방금 넣은 안약이 눈에 흡수되기도 전에 콧속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면? 이는 많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점안 습관 때문이다. 안약을 넣자마자 눈을 깜빡이거나 비비는 행위는 약물이 눈물길(비루관)을 통해 코와 목으로 빠르게 배출되게 하여, 정작 치료가 필요한 눈 표면에는 약효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게 만든다.
고가의 약물을 사용하거나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해 꾸준히 안약을 사용하는 환자들에게 이 같은 ‘안약 효과 반감시키는 습관’은 치료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안약 오용 실태를 파헤치고, 약물의 치료 효과를 100% 끌어올릴 수 있는 올바른 점안법인 ‘눈물점 폐쇄법’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왜 눈 깜빡임이 약효를 떨어뜨리는가: 비루관의 비밀
눈물은 단순히 눈을 씻어내는 액체가 아니다. 눈물은 눈물샘에서 생성되어 눈 표면을 적신 후, 눈 안쪽 구석에 위치한 작은 구멍인 눈물점(누점)을 통해 비루관(코눈물관)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 비루관은 눈과 콧속을 연결하는 배수구 역할을 한다. 우리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눈꺼풀 근육은 눈물주머니를 수축시켜 눈물을 펌프질하듯 콧속으로 밀어낸다. 이는 눈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는 정상적인 신체 메커니즘이다.
문제는 안약을 점안했을 때 발생한다. 안약은 액체 형태이므로, 눈물과 섞여 점안 직후부터 눈물점을 통해 비루관으로 배출되기 시작한다. 이때 습관적으로 눈을 깜빡이게 되면 이 배출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연구에 따르면, 점안 후 1분 이내에 약물의 50% 이상이 눈물길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으며, 특히 눈을 강하게 깜빡일수록 약물 손실률은 더욱 높아진다. 이는 안약의 주된 목표인 각막과 결막 표면에 약물 성분이 충분히 머물러 흡수될 시간을 주지 못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처방받은 용량만큼의 약효를 기대할 수 없게 됐으며, 이는 녹내장이나 만성 안구건조증처럼 지속적인 약물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의 치료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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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안 후 30초’의 중요성: 눈물점 폐쇄법의 과학
안약의 흡수율을 극대화하고 약물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눈물점 폐쇄법(Punctal Occlusion)’을 정확히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약물이 콧속으로 빠져나가는 경로 자체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이다. 올바른 점안 순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안약을 점안하기 전 손을 깨끗이 씻고, 고개를 뒤로 젖힌 후 아래 눈꺼풀을 살짝 당겨 주머니를 만든다. 둘째, 안약 용기의 끝이 눈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한 방울만 점안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단계로, 안약을 넣은 직후 눈을 감고 눈 안쪽 구석(코와 눈이 만나는 지점)을 손가락으로 30초에서 1분간 지그시 눌러준다. 이 압박을 통해 눈물점이 막히면서 약물이 비루관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는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약물 성분은 눈 표면에 충분히 머무르며 각막으로 흡수될 시간을 벌게 된다.
이러한 눈물점 폐쇄법은 특히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녹내장 치료제 등 약효의 농도가 중요한 안약 사용 시 필수적이다. 단순히 눈을 감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눈 안쪽을 눌러 눈물길을 물리적으로 차단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점안 후 눈을 비비거나 강하게 깜빡이는 행위는 약효를 씻어내는 것과 같으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이처럼 간단한 습관 교정만으로도 안약의 치료 반응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됐다.
나현 가든안과의원 원장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안약을 넣고 바로 눈을 깜빡이거나 심지어 눈물을 닦아내 약물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녹내장 약물처럼 평생 사용해야 하는 약은 정확한 점안법이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 눈물점 폐쇄법을 통해 약물이 눈에 머무르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안약 효과 반감시키는 습관을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안약 오용이 부르는 전신 부작용 위험성
안약이 콧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단순히 약효 감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비루관을 통해 배출된 약물은 코 점막과 목 점막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될 수 있다. 이는 안약 성분이 국소 부위인 눈이 아닌, 전신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표적으로 녹내장 치료에 사용되는 베타 차단제 성분의 안약은 심혈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심장 질환이나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전신 흡수가 특히 위험하다.
베타 차단제 안약이 전신에 흡수될 경우, 서맥(느린 맥박), 저혈압, 천식 악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스테로이드 성분의 안약 역시 전신 흡수가 늘어나면 장기 사용 시 부신 기능 저하 등의 심각한 전신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환자들은 안약이 눈에만 작용하는 국소 약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잘못된 점안 습관은 약물을 경구 복용하는 것과 유사한 전신 노출 효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눈물점 폐쇄법은 약물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불필요한 전신 흡수를 최소화하여 부작용 위험을 줄이는 이중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특히 여러 종류의 안약을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경우, 각 약물 간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점안 간격을 최소 5분 이상 두어야 하며, 매번 눈물점 폐쇄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나현 가든안과의원 원장은 “안약은 처방받은 대로 정확히 사용해야 하는 전문 의약품이다. 환자 스스로가 점안법을 제대로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성공적인 안과 치료의 첫걸음”이라며, “안약 효과 반감시키는 습관을 버리고, 점안 후 눈물점을 눌러주는 30초의 노력이 눈 건강을 지키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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