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감 사망자 3100명 초과… 신종 변이 독감 ‘서브클레이드 K’, 美 전역 빠르게 확산
미국에서 신종 변이 독감인 ‘서브클레이드 K’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번 겨울 시즌 누적 사망자가 3100명을 넘어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소 75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8만 1000명이 입원한 것으로 추산하며,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대규모 행사 영향으로 실제 감염자 수는 집계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현재 유행하는 H3N2 변이가 중증 환자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시민들에게 예방 접종을 강력히 권고했다.

최소 환자 750만 명, 사망자 3100명 집계… 연말 행사발 추가 확산 우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CDC는 이번 겨울 독감 시즌으로 인한 환자가 최소 75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입원 환자는 8만 1000명, 사망자는 3100명으로 추산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2025년 12월 30일 CDC가 발행한 주간 독감 감시 보고서(FluView Week 51)에 근거한 수치로, 유전자 분석이 완료된 H3N2 바이러스의 89.5%가 서브클레이드 K로 확인되며 사실상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사망자 중에는 최소 9명의 아동이 포함돼 독감의 심각성을 더했다.(참고: CDC의 51주차 공식 집계상 누적 소아 사망자는 8명이나, 각 주정부의 연말 실시간 예비 보고를 합산하여 상향 추정된 수치다.) 다만 이 수치는 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한 집계 결과로, 이후 진행된 크리스마스, 새해맞이 등 대규모 연말 행사로 인한 인구 이동과 밀접 접촉이 감염 확산을 가속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실제 감염자 및 사망자 수는 CDC의 현재 추정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건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현재 미국을 휩쓰는 독감 바이러스는 A형 독감 바이러스(H3N2)의 변이인 ‘서브클레이드 K’다. 이 변이는 이미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 유행한 뒤 미국으로 유입돼 빠르게 퍼지고 있다. H3N2 변이가 우세한 독감 시즌은 일반적으로 다른 유형의 독감 시즌보다 감염자 수가 많고, 특히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사이에서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심각한 양상을 보여왔다. CDC는 이번 시즌 역시 이러한 경향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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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20년 만의 최다 기록 경신… 절반 이상 주에서 ‘매우 높음’ 수준
지역별 독감 확산 수준은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CDC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체 주(State) 중 절반이 넘는 지역에서 독감 관련 질환 수준이 ‘높음’ 또는 ‘매우 높음’ 단계에 이르렀다. 특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뉴욕주의 상황은 심각하다. 뉴욕주 보건당국은 단 한 주 동안 독감 환자가 7만 1000명 발생하는 충격적인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는 2004년 독감 감시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단일 주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 기록에 해당한다.
뉴욕주 외에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저지주, 콜로라도주, 루이지애나주 등 다수의 주가 심각한 수준의 독감 유행을 겪고 있다. 병원 응급실과 입원 병동은 독감 환자로 인해 과부하 상태에 놓였으며, 이는 다른 응급 의료 서비스에도 지연을 초래하는 공중 보건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학 감염병 연구소장은 “독감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재는 감염이 매우 빠르게 느는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 확산 속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동시에 무분별한 공포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 산하 세계인플루엔자센터의 니콜라 루이스(Nicola Lewis) 센터장은 2025년 12월 19일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기고를 통해 “서브클레이드 K가 유전적으로 구별되는 새로운 계통인 것은 맞지만, 우리가 수없이 겪어온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바이러스 진화 방식에 이례적인 신호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분석하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변이와 완벽히 일치 않더라도 백신 효과 확인… 전문가들 즉각 접종 당부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독감 유행의 심각성을 낮추기 위해 지금이라도 독감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력히 당부하고 있다. 현재 유통되는 독감 백신이 유행 중인 신종 변이 ‘서브클레이드 K’와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인정됐다. 이러한 항원 불일치(Mismatch)는 시차에서 비롯됐다. 2025-2026년 시즌용 백신 균주는 2025년 3월 1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주도로 일찌감치 선정되었으나, ‘서브클레이드 K(J.2.4.1)’ 변이는 그로부터 5개월 뒤인 2025년 8월 CDC의 염기서열 분석 과정에서 처음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백신이 무용지물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영국에서 진행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재 백신은 서브클레이드 K 감염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입원하는 위험을 낮추는 부분적인 예방 효과가 명확히 확인됐다. 앞서 언급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12월 보고서 초기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백신은 서브클레이드 K에 대해 성인의 경우 32~39%, 소아·청소년의 경우 72~75%가량 중증도 및 의료진 방문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페코즈 존스 홉킨스 대학교수는 이번 서브클레이드 K 변이가 단순히 더 쉽게 퍼지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 변이보다 더 위험한 것인지 밝히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이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접종률 ‘역대급 저조’ 경고등… 유통 물량까지 10% 감소
심각한 유행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독감 백신 접종률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어 공중 보건 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CDC는 생후 6개월 이상 모든 사람에게 독감 예방 접종을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 접종률은 매우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집계된 접종 비율은 어린이가 17%, 성인이 23%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시즌 대비 현저히 낮은 수치로, 집단 면역 형성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더욱이, 올겨울 미국에 유통된 백신 물량은 약 1억 3000만 회분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접종률 저조와 물량 감소가 맞물리면서, 전문가들은 독감 시즌이 본격화될 경우 의료 시스템에 가해지는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독감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며, 중이염, 부비강염 등의 합병증 위험을 높이고, 치료가 늦어지면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보건 당국은 시민들이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즉시 예방 접종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고위험군인 영유아, 고령자, 만성 질환자는 반드시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독감 시즌의 심각한 양상은 낮은 접종률이 초래한 공중 보건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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