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즐겨 먹는 감자칩, 고온 조리 과정의 치명적 부산물 아크릴아마이드
감자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소비되는 구황작물이자 현대인의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탄수화물 공급원이다. 특히 감자를 얇게 썰어 기름에 튀긴 감자칩이나 프렌치프라이는 패스트푸드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감자가 고온의 조리 과정을 거칠 때 발생하는 화학적 변화는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감자 자체의 성분이 아니라,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라는 물질 때문이다.

고온 조리 과정의 치명적 부산물 아크릴아마이드
아크릴아마이드는 감자와 같이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발생하는 화학적 부산물이다. 이는 식품 내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과 환원당인 포도당 등이 결합하여 발생하는 ‘마이아르 반응(Maillard reaction)’의 결과물이다. 마이아르 반응은 음식을 익힐 때 특유의 풍미와 갈색 빛을 내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120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의도치 않게 아크릴아마이드라는 유해 물질을 생성시킨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아크릴아마이드를 ‘인체 발암 가능 물질(Group 2A)’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로 2021.02.16. 국제 학술지 Foods에 발표된 경북대학교 식품공학부 김상숙 교수팀의 연구 [Evaluation of Acrylamide Levels in Edible Oils and Fried Foods in Korea]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감자 튀김류 제품에서 타 식품군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의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감자의 전분 성분이 고온과 만났을 때 분자 구조가 재편되면서 유독 성분이 생성되는 메커니즘을 상세히 규명했다.
전문가들은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은 조리 온도와 시간에 정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며 특히 수분 함량이 적은 상태에서 튀기거나 구울 때 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발암 가능성 경고에도 지속되는 가공식품 유통 실태
하지만, 대중적인 기호 식품인 감자칩과 패스트푸드 점포의 감자튀김에 대한 규제가 여전히 권장규격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식품업계는 아크릴아마이드 저감을 위해 품종 개량이나 저온 조리법 도입 등을 주장하지만, 원가 절감과 대량 생산 체제 속에서 실제 현장 적용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많은 가공식품 제조사가 여전히 고온 단시간 튀김 공정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고농도의 유해 물질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 또한 가볍지 않다. 2019.05.28. 국제 학술지 Food Chemistry에 게재된 한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엄애선 교수팀의 논문 [Effect of various additives on the formation of acrylamide in fried potato chips]에 따르면, 조리 조건과 첨가물에 따라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이 최대 수십 배까지 차이 날 수 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표준 조리 온도가 유해 물질 생성 억제보다는 바삭한 식감 구현에만 치우쳐 있다.
비에비스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소화기내과)은 “아크릴아마이드는 신경 독성을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섭취 시 유전적 변이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특히 어린이가 즐겨 먹는 간식에 포함된 아크릴아마이드 수치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안전 위협하는 조리 과학의 사각지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당국은 아크릴아마이드 저감화를 위한 지침을 마련하여 운영 중이다. 감자를 냉장 보관하지 말고 8도 이상의 서늘한 곳에 보관하며, 튀기기 전 물에 담가 당분 성분을 제거하는 등의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가정 내 조리에 한정된 권고사항일 뿐이다. 아울러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갑자칩’ 자체에 대한 별도 단일 기준이 정해져 있지는 않고, 과자류 범주에 포함되어 과자류 권장 기준(1 mg/kg 이하)을 적용받는 실정이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수치를 낮추지 않는 이상 소비자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양의 아크릴아마이드를 섭취하는지 알 길이 없다.
만약 일부 저가형 스낵 제품들이 단가를 맞추기 위해 품질이 낮은 감자를 사용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온에서 과도하게 튀겨 갈색 빛을 내는 방식을 고수한다 하더라도 제품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식품안전나라 누리집에 공개 하는 정도에 그친다.
조리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미각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만 흐르는 동안, 그 이면에 숨겨진 발암 물질의 위험은 소비자들의 밥상 위를 매일같이 위협하고 있다. 기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도입이 시급하다.
자연주의의원 신영태 원장에게 듣는 아크릴아마이드 섭취 위험성
Q. 일상에서 감자칩을 자주 먹는 소비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A. 아크릴아마이드는 고온에서 조리할 때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물질이라서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감자칩처럼 표면적이 넓고 얇은 음식을 120도 이상의 고온에서 튀기면 생성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때 색상이 너무 짙은 갈색을 띠는 것은 피하고, 가급적 조리 시간이 짧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Q. 가정에서 감자를 조리할 때 유해 물질 생성을 최소화할 방법이 있는가
A. 감자를 냉장고에 보관하면 환원당 농도가 높아져 아크릴아마이드가 더 많이 생성되므로 상온 보관을 권장한다. 또한 조리 전 감자를 15분에서 30분 정도 따뜻한 물에 담가두면 표면의 전분과 아미노산을 일부 제거할 수 있어 생성 억제에 도움이 된다. 튀기는 방식보다는 찌거나 삶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건강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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