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도심 한복판에 황금빛 동굴, 국내 유일의 도심 천연동굴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 일대 도심 한복판 지하에는 천연 석회암 동굴인 천곡황금박쥐동굴이 위치하고 있다. 이 동굴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시가지 중심부 아래에 형성된 천연동굴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천연동굴이 산간 지역이나 해안가 절벽 등 접근이 어려운 곳에 위치하는 것과 달리, 이 동굴은 아파트 단지와 공공기관, 상업 시설이 밀집한 도심지 바로 아래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지질학적 및 관광학적 희소성을 지닌다. 현재 이곳은 동해시를 대표하는 주요 관광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도심 속 자연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관리가 지속되고 있다.

동굴의 우연한 발견과 지질학적 형성 과정
천곡황금박쥐동굴의 발견은 인위적인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닌, 도시 개발 과정에서의 우연한 계기로 이루어졌다. 과거 천곡동 일대 아파트 공사를 위한 부지 조성 및 택지 개발 사업이 진행되던 중 지하에서 거대한 공동이 확인되었다. 조사 결과 이 공동은 약 4억 5천만 년에서 5억 년 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회암 동굴이다. 동굴의 총 길이는 1,510m에 달하며, 이 중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관람이 가능한 구간은 약 810m 내외이다. 동굴 내부는 고생대 조선누층군의 석회암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랜 세월 지하수의 침식 및 퇴적 작용을 통해 다양한 지형지물이 형성된 상태이다.
이 동굴은 지질학적으로 ‘싱크홀(Sinkhole)’과 ‘우발라(Uvala)’ 지형이 잘 발달한 지역에 위치한다. 동굴 상부의 지표면에는 깔때기 모양으로 움푹 패인 구멍들이 산재해 있는데, 이는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며 석회암을 녹여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다. 이러한 지질학적 특성 덕분에 동굴 내부에는 종유석, 석순, 석주 등 동굴 생성물이 풍부하게 발달해 있다. 특히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만든 종유석과 바닥에서 솟아오른 석순이 만나 기둥을 이룬 석주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전형적인 석회동굴의 형태를 보여준다.
황금박쥐 서식 환경과 내부 주요 생성물 특징
동굴 명칭에 포함된 ‘황금박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붉은박쥐’를 의미한다. 붉은박쥐는 몸길이가 4~5cm 정도로 작으며 온몸에 짙은 오렌지색 털이 나 있어 황금박쥐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천곡동굴 내부의 습도와 온도가 붉은박쥐의 동면 조건에 부합하여 실제로 동굴 깊숙한 곳에서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동굴 내부 온도는 연중 14도에서 15도 사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습도는 90% 이상으로 높다. 이러한 환경은 외부 기온 변화에 민감한 박쥐들에게 안정적인 휴식처를 제공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관람 구간 내에는 독특한 형태의 생성물들이 산재해 있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종유석과 바닥의 석순이 불과 몇 센티미터를 남겨두고 마주 보고 있는 ‘오백 년의 기다림’이라 불리는 지형은 동굴 생성의 느린 속도를 체감하게 한다. 종유석은 보통 1cm가 자라는 데 수십 년에서 백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계단식 논 모양을 띤 ‘석화’와 동굴 벽면을 타고 흐르는 물이 만든 ‘커튼형 종유석’ 등은 지질학적 연구 가치가 높은 자료로 평가받는다. 현재 동굴 내부에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조명 시설과 설명 판이 설치되어 있으나, 생성물 보호를 위해 직접적인 접촉은 엄격히 금지된다.

관람 시설 확충 및 안전 관리 현황
동해시는 도심 속 지하 자원인 천곡황금박쥐동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편의 시설과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동굴 입구에는 지상 2층 규모의 전시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동굴의 생성 원리, 전 세계의 동굴 종류, 동굴 내 서식 생물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가상현실(VR) 체험실을 통해 직접 가보기 어려운 동굴 내부의 미개방 구간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도심에 위치한 특성상 주차 시설과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하여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 방문객의 유입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안전 관리는 동굴 운영의 최우선 순위이다. 동굴 내부는 천장이 낮거나 통로가 좁은 구간이 존재하므로 모든 관람객은 입구에서 제공되는 안전 헬멧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바닥면은 지하수로 인해 항상 젖어 있어 미끄럼 사고 방지를 위한 논슬립 매트가 전 구간에 깔려 있다. 또한 동굴 상부가 도심 도로 및 건물 하부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지반 안정성에 대한 정기적인 정밀 안전 진단이 시행된다. 동해시는 동굴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 습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관람객의 안전과 동굴 생태계 보존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천곡황금박쥐동굴 주변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동굴 자연학습 체험공원과 연계되어 있다. 공원 부지에는 야생화 단지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지표면에서 관찰되는 돌리네(Doline) 지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학습장도 마련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동굴 내부를 관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상과 지하를 잇는 거대한 카르스트 지형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도심 한복판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수억 년의 시간을 간직한 자연의 신비가 결합된 천곡황금박쥐동굴은 현재까지도 동해시의 독특한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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