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하던 심장이 갑자기 멈춘다, 예기치 않게 정지하는 기전과 부정맥 의심 징후 파악
심장의 박동이 규칙적인 범위를 벗어나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의미하는 부정맥은 평상시보다 운동 중에 그 위험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특징을 지닌다. 부정맥은 단순한 심장 질환의 일종이 아닌, 급성 심장사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적인 위험 인자로 분류한다.
특히 마라톤이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과 같이 심박수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는 운동을 즐기는 인구 사이에서 부정맥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운동 중 발생하는 심장 정지는 대개 심장의 전기 신호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심실이 무질서하게 떨리는 심실세동에 의해 유발된다. 이러한 상태에 빠지면 심장은 혈액을 전신으로 펌프질하지 못하게 되며, 수분 내에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운동 중 돌연사의 주요 원인과 심장 이상 신호
운동 중에 발생하는 돌연사는 대개 심장 근육의 구조적 문제나 전기적 신호 전달의 오류에서 기인한다. 정상적인 심장은 안정 시 분당 60회에서 100회 사이로 규칙적인 박동을 유지하지만, 운동 시에는 신체에 필요한 산소 공급을 위해 박동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때 부정맥 환자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서 뇌와 장기로 가는 혈류량이 급감하게 된다.
서울 힘내라내과의원 이혁 원장은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운동 중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운동 중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단순히 숨이 차서 생기는 현상인지, 아니면 부정맥에 의한 비정상적인 반응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가슴 중앙 부위의 압박감이나 통증,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식은땀을 동반한 극심한 피로감은 심장이 보내는 강력한 경고 신호다.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운동 중 급사의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배경에는 선천적인 심장 기형이나 비후성 심근증이 존재한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심장 근육이 충분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거나 전기적 교란을 일으켜 부정맥을 유발한다. 운동 마니아들 사이에서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여 이러한 전조증상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돌연사의 위험을 키우는 위험한 행동이다. 현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소 운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심장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때때로 병적인 형태와 구분이 모호한 ‘스포츠 심장’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므로 전문적인 진단이 필수적이다.
유전적 요인과 비후성 심근증의 위험성
부정맥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가족 중 50세 이전에 돌연사한 사례가 있거나 원인 불명의 실신을 경험한 구성원이 있다면 유전성 부정맥의 위험군에 해당한다. 브루가다 증후군이나 긴 QT 증후군과 같은 유전 질환은 평상시 심전도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타나다가 특정 상황이나 과도한 신체 활동 중에 치명적인 부정맥을 일으키는 특성이 있다.
서울 민병원 김성수 내과 원장은 “유전성 부정맥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스스로 인지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밀 검사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유전적 소인을 가진 개인이 마라톤과 같은 극한의 운동을 지속할 경우, 심장에 가해지는 아드레날린 수치가 급상승하면서 심장 정지를 유도하는 트리거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와 운동 부하 검사의 병행을 장려한다. 비후성 심근증은 전 인구의 약 500명당 1명꼴로 발견될 만큼 드물지 않은 질환이며, 운동 중 발생하는 심장사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면 심실 내 공간이 좁아지고, 이로 인해 심장이 수축할 때 혈액이 원활하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폐쇄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운동 시 급격한 혈압 저하와 함께 심장 마비를 초래한다. 따라서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가족력을 점검하고 심초음파를 통해 심장의 구조적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기 검진과 생활 습관
운동 중 돌연사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은 정기적인 심혈관 검진이다. 특히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갑작스럽게 운동 강도를 높이려 할 때는 심장의 상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심전도 검사, 운동 부하 검사, 24시간 홀터 모니터링 등은 잠재적인 부정맥을 찾아내는 데 효과적인 도구들이다.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는 부정맥의 조기 발견과 급성 심장사 예방에 필수적인 절차이다. 또한 일상생활 속에서 심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 음주, 흡연은 심장의 전기적 안정성을 해쳐 부정맥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운동 방식의 변화도 요구된다. 심장에 과부하를 주는 급격한 운동보다는 자신의 최대 심박수의 60~70% 수준을 유지하는 저강도 혹은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운동 전후의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 쿨다운 과정은 심박수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하여 심장의 적응을 돕는다. 만약 운동 중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며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현재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실시간 심박수 모니터링도 부정맥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기기의 수치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신체가 보내는 주관적인 증상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우선시된다.
부정맥은 완치가 어려운 경우도 있으나 적절한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 필요시 전도도자 절제술이나 삽입형 제세동기 이식 등을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다.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자신의 심장 상태를 무시한 과도한 집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현재 스포츠 현장과 일상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도 응급 상황 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결론적으로 체계적인 검진과 자신의 신체 한계를 인정하는 지혜로운 운동 습관이 마라톤 코스 위에서의 비극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