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자로 체중 약 22프로 감량, 국내 비만 치료 패러다임 전환되나?
한국릴리가 혁신적인 GIP/GLP-1 수용체 이중효능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국내 출시를 2일 공식 발표했다. 마운자로는 2023년 5월 국내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 및 출시됐으나, 탁월한 체중 감소 효과를 바탕으로 비만 치료 분야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릴리 존 비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환자들에게 마운자로를 신속하고 지속 가능하게 공급하기 위해 의료계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운자로가 국내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치료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출시는 기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환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운자로는 주요 임상시험에서 최대 22.5%에 달하는 전례 없는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한 미용 목적의 체중 감량을 넘어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수면무호흡증 등 200가지 이상의 다양한 합병증 관리 및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국내 의료 전문가들은 비만을 단순히 개인의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닌 유전적, 환경적, 사회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성 질환으로 규정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의학적 치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내 비만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마운자로의 등장은 고도 비만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국내 비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기존 GLP-1 계열 치료제들이 제한적인 공급과 높은 비용으로 접근성 문제를 겪었던 만큼, 마운자로는 향후 비만 적응증이 허가될 경우 시장 판도를 바꿀 핵심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마운자로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비만 문제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만, 단순한 생활습관 넘어선 질병이라는 인식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최성희 교수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비만이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 환경적, 사회문화적 요인이 결합된 복합적인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만이 200개 이상의 심혈관 질환, 대사 질환, 근골격계 질환, 암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만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진료 시간 및 비용 부담으로 인해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꼬집었다. 최 교수는 비만 치료의 목표가 단순히 체중 감량을 넘어 합병증 예방 및 관리에까지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나아가 체질량지수(BMI) 하나로 비만을 진단하는 시대는 끝났으며, 동반 질환 유무와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는 ‘임상적 비만’ 개념을 도입해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국내 비만 유병률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BMI 25 kg/m² 이상)은 2013년 32.3%에서 2021년 38.4%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고도 비만(BMI 30 kg/m² 이상)의 유병률은 같은 기간 4.2%에서 8.3%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아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체중 감량, 위고비와 비만수술 중 어떤 선택이 현명할까?
‘마운자로’의 독보적 임상 효능과 작용 기전
서울성모병원 이승환 교수는 마운자로의 독보적인 임상적 가치를 상세히 설명했다. 마운자로는 인크레틴 호르몬인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이중작용제다. 이 두 호르몬의 시너지 효과는 음식 섭취 억제, 위 배출 지연을 통한 포만감 증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분비 억제 등 복합적인 기전을 통해 강력한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특히, GIP 작용은 GLP-1 단일 작용제에 비해 혈당 조절 및 체중 감소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임상시험인 SURMOUNT-1 결과에 따르면, 72주차 기준으로 마운자로 15mg 투여군은 기저치 대비 평균 22.5%의 체중 감소를 달성했다. 이는 위약군이 기록한 3.1% 감소와 비교할 때 압도적인 결과였다. 5mg 유지용량군에서도 평균 16.0%의 감소를 기록하며 모든 용량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체성분 분석에서도 마운자로는 체지방 감소율이 33.9%로 제지방(근육 등) 감소율 10.9%보다 3배 이상 높은 효과를 보였다. 이는 불필요한 지방을 선택적으로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의미로, 건강한 체중 감량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기존 약물인 세마글루티드(1.7mg, 2.4mg)와의 직접 비교 임상에서도 마운자로(10mg, 15mg)는 평균 체중 감소율 21.8%를 기록하여 세마글루티드의 15.4%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우월성을 입증했다(p<0.001). 허리둘레 감소에서도 마운자로가 20.0cm, 세마글루티드가 14.7cm를 기록하며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마운자로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등 위장관계 증상이었으나, 대부분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는 경향을 보였다.

혈당 조절과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의 중요성
이 교수는 마운자로의 혈당 강하 효과 역시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마운자로는 비만과 함께 흔히 동반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강력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SURPASS-2 연구에서는 마운자로 15mg 투여 환자의 약 60%가 저혈당 위험 없이 당화혈색소(HbA1c) 6.5% 미만 달성과 동시에 10% 이상의 체중 감소를 달성했다. 이는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마운자로의 중요한 임상적 강점임을 보여준다. 이 같은 결과는 저혈당 위험이 적으면서도 강력한 혈당 강하제로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약물 치료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SURMOUNT-4 연구 결과, 마운자로 투여를 중단한 환자의 경우 약 15% 수준의 체중 리바운드가 확인됐다. 이는 약물을 끊었을 때 체중이 다시 증가할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약물 치료와 병행하여 식단 조절,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과 건강한 패턴 정착이 필수적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하여 비만 관리 교육 및 행동 교정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됐으나, 현재 한국에서는 관련 교육 비용이나 보상 체계가 부족하여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했다. 또한, 마운자로를 포함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비만 단독 적응증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약값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높은 경제적 장벽에 부딪혔다. 이는 장기적인 약물 사용이 필요한 비만 환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치료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비만 치료의 새로운 시작을 열다
한국릴리 존 비클 대표는 릴리가 100년 이상 심혈관 및 대사 건강 분야 혁신 치료제 개발에 투자해왔으며, 마운자로가 그 노력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출시된 마운자로가 향후 비만 적응증까지 허가된다면, 한국의 비만, 제2형 당뇨병,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등 관련 질환 치료 환경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 비클 대표는 국내 환자들에게 마운자로를 신속하고 지속 가능하게 공급하기 위해 의료계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재차 약속했다.
마운자로의 등장은 비만을 단순히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적극적인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높은 약가와 비급여라는 장벽이 존재하지만, 마운자로는 기존 치료제로는 달성하기 어려웠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여주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희망을 제시했다. 효과적인 약물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 개선 및 행동 교정이 병행된다면, 국내 비만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관련 합병증 감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마운자로가 국내 비만 치료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그리고 비만 적응증 허가 및 보험 급여 적용 가능성 등 미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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