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가 폐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
영국의 한 50대 여성이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음에도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시한부 선고를 받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사례는 비흡연자라 해도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폐암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롱 코비드’인 줄 알았던 증상, 알고 보니 폐암 4기
지난 6일(현지시각)영국 매체 더 미러와 데일리메일 등의 보도에 따르면, 멜라니 얼윈(57)은 어느 날부터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이를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지속되는 피로라 생각했다. 얼윈은 이를 ‘롱 코비드(만성 코로나19 증후군)’로 여겼던 것이다. 사실 폐암의 대표 증상인 기침이나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이 없었기에, 암을 의심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지난 3월 병원에서 받은 검사는 그녀에게 예상 밖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얼윈은 폐암 4기 진단을 받았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다. 그녀는 담배를 만져본 적도 없고, 건강 관리에도 신경을 써왔는데 폐암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주변 사람들 또한 비흡연자인 얼윈이 폐암 4기에 걸렸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폐암의 숨은 원인 EGFR 돌연변이
검사 결과 얼윈은 ‘EGFR 돌연변이’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돌연변이는 비흡연자에게도 비소세포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EGFR(상피세포 성장 인자 수용체)은 정상적으로 세포의 성장과 발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암세포의 증식과 세포 자연사멸 억제를 초래하여 암을 유발하게 된다.
실제 전체 폐암 환자의 80~9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40%가 EGFR 돌연변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유전자 돌연변이인 것이다.
폐암의 주요 요인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는 흡연이 첫손에 꼽히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위험이 15~80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대기 오염, 석면 등 발암 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얼윈의 사례처럼 비흡연자도 유전자 돌연변이나 특정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폐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폐암은 초기에는 기침, 가래, 쉰 목소리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해 말기에 이를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병이 진행될수록 호흡 곤란, 피 섞인 가래, 흉부 통증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며, 이때는 암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비흡연자도 정기 검진 필수
이혁 힘내라내과의원 원장은 “비흡연자라고 폐암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며, 특히 EGFR 돌연변이처럼 비흡연자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원인들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GFR 돌연변이를 포함해 유전적 원인에 의해 발병할 수 있는 암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기 발견을 통해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비흡연자라도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 폐 검진을 포함한 정기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은 이제 드물지 않다. EGFR 돌연변이와 같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폐암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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