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탕 vs 쌍화차, 약인가, 음료인가? 쌍화탕과 쌍화차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 몸이 으슬으슬할 때 우리는 습관처럼 ‘쌍화’를 찾는다. 한의원이나 약국에서는 ‘쌍화탕’을, 전통 찻집에서는 잣과 대추가 동동 떠 있는 ‘쌍화차’를 마신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이 둘은 성분, 제조 목적, 그리고 무엇보다 법적 지위에서 극명하게 갈린다.
단순히 뜨거운 음료라는 공통점 때문에 쌍화탕과 쌍화차를 동일시한다면, 몸 상태에 맞는 적절한 처방이나 건강 관리에 실패할 수 있다. 오늘은 소비자들이 흔히 겪는 이 혼란을 해소하고, ‘탕’과 ‘차’가 가진 본질적인 차이와 그 배경에 깔린 법적, 한의학적 의미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

서로 다른 출발점: 쌍화탕은 ‘약’이고 쌍화차는 ‘식품’이다
쌍화탕(雙和湯)은 동의보감(東醫寶鑑)에 기록된 전통적인 한방 처방이다. 그 이름처럼 ‘기(氣)와 혈(血)을 모두 조화롭게(雙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예로부터 과로로 인한 피로, 병후 회복 등에 사용했다. 핵심은 ‘탕(湯)’이라는 글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약(藥)이라는 점이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병에 든 쌍화탕은 약사법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 ‘한방 의약품’ 또는 ‘한약제제’로 분류된다. 이는 제조 과정에서 정해진 규격의 약재를 사용하고, 특정 효능·효과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쌍화탕은 한의원이나 약국에서만 조제 또는 판매할 수 있으며, 한방 의약품으로서의 효능(예: 피로 회복, 허약 체질 개선 등)을 명확히 표방할 수 있다.
반면, 쌍화차(雙和茶)는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는 ‘액상차’ 또는 ‘기타 음료’로 분류된다. 쌍화차는 쌍화탕의 약재 중 일부를 사용하거나, 대추, 생강, 꿀, 견과류 등을 첨가하여 맛과 향을 강조한 기호 식품이다. 찻집이나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들이 이에 해당하며,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질병의 치료나 예방 효과를 광고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소비자들이 쌍화차를 마시며 쌍화탕과 동일한 약리적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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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 구성의 결정적 차이: 약재의 유무와 함량
쌍화탕과 쌍화차의 근본적인 차이는 성분 구성에서 비롯된다. 쌍화탕은 전통적으로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 계피, 감초, 황기 등 7가지 이상의 약재가 정량 배합된다. 특히 작약은 쌍화탕의 주요 약재 중 하나로,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이들 약재는 한의학적 관점에서 기혈을 보충하고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쌍화차는 의약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성분이나 명칭 사용에 제한이 있다. 쌍화차는 주로 대추, 생강, 칡, 계피 등 식품 원료를 사용하여 제조되며, 쌍화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숙지황이나 작약 같은 주요 약재의 함량이 의약품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아예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설령 일부 약재 성분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이는 맛과 향을 내기 위한 식품 첨가물 수준이지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의 농도와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성분 차이는 효능의 범위로 직결된다. 쌍화탕은 실제로 심한 피로 등에 대한 약리 작용을 기대할 수 있지만, 쌍화차는 따뜻한 온기로 인한 일시적인 긴장 완화 및 기분 전환 효과를 제공하는 데 그친다. 즉, 쌍화차는 건강에 좋은 ‘웰빙 음료’일 수는 있으나, ‘치료제’의 역할을 수행할 수는 없다.
김정권 길음새생명한의원 원장은 “소비자가 포장의 ‘한방 의약품’과 ‘액상차’라는 법적 분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며 ‘쌍화차는 기호 식품으로서의 역할만 수행하며, 질병 치료나 피로 회복과 같은 의약품의 효능을 기대해서는 안 되며, 만약 감기나 몸살 증상이 있다면 한의사와 상담을 통해 정식 한방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선택 기준과 주의사항
소비자들은 자신의 목적에 따라 ‘탕’과 ‘차’를 명확히 구분하여 선택해야 한다. 만약 몸살 기운이 있거나, 과도한 업무로 인해 기력이 쇠진하여 의약품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반드시 한의원이나 약국에서 한방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쌍화탕을 구매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전문가인 약사와 상담하여 복용량과 주의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반면, 일상에서 따뜻한 전통 음료를 즐기거나, 식사 후 소화를 돕고 싶을 때는 쌍화차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쌍화차는 카페인 없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좋은 기호 식품이지만, 감기 치료를 목적으로 쌍화차만 과도하게 마시는 것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할 수 있다.
최근 일부 건강식품 시장에서는 쌍화탕의 효능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하여 액상차를 판매하는 경우가 발생해 식약처의 단속 대상이 됐다. 식약처는 의약품과 식품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 포장에 ‘한방 의약품’ 또는 ‘액상차’라고 명확히 표기된 법적 분류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법적 지위가 나눈 쌍화의 운명: 규제와 시장의 분화
쌍화탕이 한방 의약품으로 엄격하게 규제되는 것은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조치다. 의약품은 정해진 제조 기준과 품질 관리(GMP)를 통과해야 하며, 허가된 효능 외의 과장 광고가 금지된다. 이처럼 규제가 강한 만큼, 소비자들은 쌍화탕의 품질과 효능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반면, 쌍화차는 식품 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되고 발전할 수 있었다. 다양한 부재료를 첨가하거나,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당도를 조절하는 등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전통 음료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는 규제의 차이가 두 제품의 시장과 운명을 완전히 분화시킨 사례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쌍화탕과 쌍화차는 이름은 공유하지만, 그 목적과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 쌍화탕은 치료를 돕는 약이며, 쌍화차는 건강을 돕는 음료다. 소비자가 이 한 글자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할 때, 비로소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김정권 길음새생명한의원 원장은 “전통 한의학적 관점에서 쌍화탕이 효능을 발휘하는 것은 숙지황, 작약 등 핵심 약재의 정량 배합과 제조 공정이 엄격하게 통제되기 때문”이라며 “쌍화차는 이러한 약재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대부분 맛을 내기 위한 식품 원료 수준이며, 치료 효과를 내기 위한 약리적 농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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