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계피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카시아 계피의 쿠마린 독성 수치와 안전성 논란
📢 핵심 3줄 요약
1. 시중에 유통되는 계피의 약 90%는 쿠마린 함량이 높은 카시아 계피로 확인됐다.
2. 실론 시나몬은 쿠마린 함량이 매우 낮아 안전하지만, 카시아 계피는 과다 섭취 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3. 두 종류는 껍질의 두께, 단면의 층수, 맛과 향의 강도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전 세계 향신료 시장에서 유통되는 시나몬의 약 90%가 ‘카시아(Cassia)’ 종으로 분류되며, 이는 실론(Ceylon) 시나몬과는 식물학적 계통부터 다른 별개의 종이다. 시나몬은 기원전 20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 미라의 방부제로 사용됐을 만큼 역사가 깊은 향신료다. 로마 제국의 네로 황제는 자신의 아내를 애도하기 위해 로마 전체의 1년치 시나몬 비축량을 하루 만에 태웠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과거에는 금보다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저렴한 계피의 대부분은 독성 성분인 쿠마린 함량이 높은 카시아 계피로 대체됐다.
일반적으로 ‘진짜 시나몬’이라 불리는 실론 시나몬은 스리랑카와 인도 남부 지역이 원산지인 ‘시나모뭄 베룸(Cinnamomum verum)’ 나무에서 추출한다. 반면 카시아 계피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생산되는 ‘시나모뭄 카시아(Cinnamomum cassia)’ 또는 ‘시나모뭄 루레이로이(Cinnamomum loureiroi)’ 등을 통칭한다. 두 종은 외형과 성분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며, 특히 장기 복용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실론 시나몬과 카시아 계피는 외형적으로 어떻게 다를까?
실론 시나몬과 카시아 계피는 가공된 스틱의 형태를 통해 육안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실론 시나몬은 나무의 속껍질을 얇게 여러 겹 겹쳐서 말아 놓은 형태를 띠고 있다. 단면을 보면 종이처럼 얇은 껍질들이 촘촘하게 층을 이루고 있어 손으로 쉽게 부술 수 있을 만큼 질감이 부드럽다. 색상은 전체적으로 밝은 갈색이나 황갈색을 띤다.
반면 카시아 계피는 나무의 겉껍질까지 포함하여 두껍게 말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면을 보면 한 겹의 두꺼운 껍질이 안쪽으로 말려 있으며, 질감이 매우 단단하여 망치나 절구가 없이는 부수기 어렵다. 색상은 실론 시나몬보다 훨씬 어둡고 짙은 붉은색에 가까운 갈색을 띤다. 가루 형태일 경우 구분이 어렵지만, 스틱 형태에서는 이러한 물리적 구조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간 손상을 유발하는 쿠마린 성분은 얼마나 위험할까?
두 종류를 구분해야 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쿠마린(Coumari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쿠마린은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 방향족 화합물이지만, 인간이 과다 섭취할 경우 간과 신장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쿠마린의 일일 섭취 허용량(TDI)을 체중 1kg당 0.1mg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실제 실론 시나몬의 쿠마린 함량은 약 0.004%에 불과하여 거의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그러나 카시아 계피의 쿠마린 함량은 약 1%에서 최대 5%에 달하며, 이는 실론 시나몬보다 수백 배에서 수천 배 높은 수치다. 만약 몸무게 60kg인 성인이 카시아 계피 가루를 매일 1티스푼(약 2g) 이상 지속적으로 섭취한다면 일일 권장량을 초과하게 되어 간 기능 저하 및 독성 간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요리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시나몬 선별 기준은 무엇인가?
전문 요리사의 관점에서 볼 때, 두 시나몬은 맛과 향의 프로필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용도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실론 시나몬은 향이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은은한 단맛과 함께 시트러스 계열의 산미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고급 디저트, 베이킹, 홍차 등 원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풍미를 돋워야 하는 요리에 적합하다.
반면 카시아 계피는 향이 매우 강렬하고 매운맛이 특징이다. 한국의 전통 음료인 수정과나 고기 요리의 잡내를 제거할 때 사용되는 계피가 바로 이 카시아 종이다. 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소량만 사용해도 존재감이 확실하지만, 열을 가해도 향이 잘 사라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요리사는 건강상의 안전성과 최종 요리의 풍미를 고려하여, 매일 섭취하는 건강식에는 실론 시나몬을, 강한 향이 필요한 특정 요리에는 카시아 계피를 소량 사용하는 방식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시나몬 섭취 시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표시 사항은 무엇인가?
소비자가 안전하게 시나몬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과 원산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제품명에 단순히 ‘시나몬 가루’ 또는 ‘계피 가루’라고만 적혀 있다면 90% 이상의 확률로 카시아 계피일 가능성이 높다. 진짜 실론 시나몬을 찾는다면 원산지가 ‘스리랑카’로 표기되어 있는지, 혹은 학명인 ‘Cinnamomum verum’이나 ‘Ceylon Cinnamon’이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혈당 조절이나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나몬을 매일 장기 복용하려는 경우에는 반드시 실론 시나몬을 선택해야 쿠마린 독성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가격 면에서 실론 시나몬이 카시아 계피보다 수 배 이상 비싸게 책정되어 있지만, 이는 재배 과정의 까다로움과 수작업으로 껍질을 얇게 벗겨내는 공정의 난이도 때문이다. 건강을 위한 투자 관점에서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 습관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