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대 연구, 젖소 이름 부르기 유량 증대 통계적 반전 확인: 개체별 애착이 유발한 비정상적 생산성 향상
광활한 대규모 농장에서 젖소들은 종종 개체가 아닌,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의 부품처럼 취급된다. 귀에 달린 번호표와 사료 섭취량, 착유량 등의 데이터로만 관리되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만약 이처럼 차갑고 산업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젖소 개개인에게 따뜻한 애정을 담아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가 농장의 수익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면 어떨까? 이는 단순한 휴먼 스토리나 감성적인 주장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입증된 과학적 사실로 확인됐다.
영국 뉴캐슬 대학 연구팀은 젖소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정기적으로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가 젖소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우유 생산량을 3% 이상 증가시킨다는 놀라운 상관관계를 입증했다. 이 연구는 농장 동물 복지와 생산량 사이의 비정상적인, 그러나 긍정적인 관계를 밝혀내며 2009년 이그노벨 생물학상을 수상했다. 젖소에게 이름을 불러주는 단순한 개입이 유량을 유의미하게 증대시킨다는 통계적 반전이 확인된 것이다.

젖소 우유 생산량 증가를 이끈 ‘애착’의 과학
뉴캐슬 대학 농업학부 연구팀은 516개 농장의 젖소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젖소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개체별로 애정을 표현하는 농장의 젖소들은 그렇지 않은 농장의 젖소들보다 연간 평균 258리터의 우유를 더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젖소의 개체별 관리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 현상의 원인을 젖소의 심리적 안정감에서 찾았다. 포유류인 젖소는 인간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는 젖소에게 친밀감과 안정감을 제공하며,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면 젖소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개선될 뿐만 아니라, 우유 분비에 필수적인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비가 촉진된다.
옥시토신은 ‘사랑 호르몬’으로도 불리며, 착유 시 젖샘포에서 우유가 배출되도록 돕는 ‘유즙 분비 반사(Milk Let-Down Reflex)’를 활성화한다. 젖소 개개인에게 애정을 담아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는 이 옥시토신 분비를 극대화하여 결과적으로 젖소 우유 생산량 증가라는 통계적 성과를 달성하게 했다.
산업적 효율성 vs. 개체별 복지: 패러다임의 전환
이 연구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우유 생산량을 높이는 기술적 조언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현대 축산업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효율성 최우선’의 패러다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젖소를 기계적인 생산 단위로 취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기존의 관념이 무너진 것이다. 오히려 개체별 복지와 심리적 안정을 고려한 접근 방식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농장 동물들에게도 확장되어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돼지, 닭 등 다른 가축들 역시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질수록 질병 발생률이 감소하고 성장 속도나 산란율 등 생산성이 향상되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젖소 이름 부르기 유량 증대 효과는 농장 경영자들에게 동물 복지 투자에 대한 새로운 경제적 논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복지는 비용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로 풀이된다.

이그노벨상 수상의 배경과 유머 속의 진실
이 연구는 진지한 과학적 발견이면서도 그 주제의 독특함 때문에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생물학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그노벨상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에 수여된다. 젖소에게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가 유량을 늘린다는 발견은 처음 들었을 때 다소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동물 행동학과 생리학에 기반한 명확한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이 연구는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단순한 사육자와 피사육자의 관계를 넘어, 상호작용을 통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복잡한 생물학적 연결고리임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젖소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 외에도, 젖소에게 말을 걸거나 몸을 쓰다듬는 등의 긍정적인 접촉이 모두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보고했다. 이는 젖소가 인간의 관심을 긍정적인 자극으로 인식하고 반응하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 축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통찰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저렴한 축산물을 찾는 것을 넘어, 동물이 윤리적인 환경에서 사육됐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젖소 이름 부르기 유량 증대 연구는 농장 경영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인도적인 사육 방식이 도덕적 의무에 그치지 않고, 생산성과 품질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이익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의 축산업은 기술적 혁신뿐만 아니라, 사육 동물의 심리적 안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젖소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작은 행동 하나가 수백 리터의 우유 증산을 가져오는 것처럼, 인간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은 농장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 경제를 구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