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리도카인 사용 불법, 의협 “상식적 판단”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0월 17일 열린, 한의사 리도카인 사용 관련 항소심 재판에서도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판결을 내렸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이 한의사 면허 범위를 넘는 불법행위라는 것을 명확히 한 것으로, 의사협회는 이 같은 판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도카인 사용, 한의사 면허범위 외의 행위인가?
이번 사건의 발단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의사 A씨는 마취 및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한방에서 사용하는 약침 시술에 리도카인을 불법으로 사용했고,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이자 변호사인 이재희 변호사는 이러한 불법 행위를 발견하고 한의사를 고발, 한의사 A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실제 리도카인은 마취 효과를 가진 전문의약품으로, 이에 대한 관련 면허를 갖춘 의료인에게만 허용되며, 한의사는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
1심 판결,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 “불법”
A씨는 1심 재판에서자신이 사용한 리도카인 양이 소량이었고, 정맥이 아닌 피부에 주사했으므로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한의사도 전문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리도카인의 용법과 부작용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를 한방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A씨의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에게는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항소심에서도 같은 결론… 법원, “위험성 경고 무시한 무책임한 주장”
한의사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이번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A씨 측은 리도카인을 소량만 사용했으며 정맥이 아닌 피내에 주사했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리도카인이 전문의약품이며, 이를 사용하는 것은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라고 재차 명확히 했다. 특히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전문의약품은 충분한 훈련을 받은 전문가에 의해 사용되어야 한다”며,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은 무면허 의료행위임을 강조했다.
이번 항소심 재판에서 A씨 측은 한의학 교육이 상당 부분 의학 교육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한의사들도 전문의약품을 사용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한의사 교육이 의학의 기초 지식을 포함한다는 사실만으로 전문의약품을 다룰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의협 “상식적인 판결… 한의사들의 무면허 행위에 경종 울려야”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의협은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다룰 자격이 없음을 법원이 재차 확인해 준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러한 무면허 의료행위가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협은 한의사들이 전문의약품을 사용하면서도 그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의협 관계자는 “학계에 보고된 수많은 주의사항을 무시하고 한의사들이 전문의약품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환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라며, “한방의 무분별한 의약품 남용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협회는 “이번 판결이 한방의 불법적 의료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에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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