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육 재냉동의 치명적 유혹, 냉동실 속 숨겨진 ‘세균 폭탄’의 실체
주부 김 모 씨는 마트에서 대용량 고기를 구매한 후, 일부를 해동했다가 계획이 바뀌어 남은 고기를 다시 냉동실에 넣었다. ‘냉동실에 넣었으니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수많은 가정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다. 하지만 이 사소한 행동은 식재료의 맛과 영양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냉동실을 세균의 온상으로 만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냉동실은 세균을 ‘죽이는’ 공간이 아니라, 단지 ‘활동을 멈추게 하는’ 공간이라는 기본적인 과학적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해동과 재냉동의 반복은 식탁 위의 안전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시한폭탄을 작동시키는 것과 같다.
식재료를 아끼려다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되는 이 모순적인 상황. 과연 그 냉동실 속에는 어떤 치명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냉동실을 믿는 순간, ‘세균 증식 폭발’의 덫
해동된 고기를 다시 냉동하는 행위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미생물의 급격한 증식 때문이다. 고기가 해동되는 과정에서 온도는 미생물이 가장 활발하게 번식하는 위험 온도대(Danger Zone), 즉 4°C에서 60°C 사이에 머무르게 된다. 냉동 상태에서는 활동을 멈췄던 식중독균(예: 살모넬라균, 대장균)들이 이 온도대에서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특히 상온 해동을 하거나, 냉장고 밖에서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위험성은 극대화된다.
한 번 해동된 고기를 다시 얼리면, 이미 증식한 세균들은 냉동 상태에서 잠시 활동을 멈출 뿐, 사멸하지 않는다. 이후 두 번째 해동 시에는 이미 높은 초기 세균 수를 바탕으로 더 빠르게, 더 많은 수로 증식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세균 증가 차원이 아니라,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수준의 오염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해동과 재냉동을 반복할 경우, 고기의 세균 수가 안전 기준치를 넘어설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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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영양을 앗아가는 ‘드립 현상’의 과학
재냉동은 위생 문제 뿐만 아니라 고기의 품질 자체를 돌이킬 수 없게 만든다. 이는 ‘드립(Drip)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고기를 처음 냉동할 때, 고기 내부의 수분은 미세한 얼음 결정으로 변한다. 해동 시 이 결정이 녹으면서 고기 세포벽이 파괴되고, 조직 내부의 수분과 함께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가 외부로 유출된다. 이 유출된 액체가 바로 드립이다.
고기를 다시 냉동하면, 이미 손상된 세포 조직에 남아있는 수분이 더 크고 불규칙한 얼음 결정을 형성하게 된다. 이 큰 결정들은 세포벽을 더욱 심하게 찢어 놓는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해동 시에는 첫 해동 때보다 훨씬 많은 드립이 발생하며, 고기는 푸석푸석하고 질긴 식감을 갖게 된다. 특히 고기의 맛과 풍미를 결정하는 수용성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이 대량 유출되면서, 고유의 감칠맛과 육즙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품질 저하에 그치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가치를 상실하는 결과를 낳는다.
김혜경 임상영양사는 “냉동실은 세균의 활동을 멈추게 할 뿐, 재냉동을 반복하면 고기가 미생물이 가장 활발하게 증식하는 위험 온도대(4°C~60°C)를 반복적으로 통과하게 되어 초기 세균 수가 치명적인 수준으로 폭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재냉동을 피하는 현명한 소분 및 보관 전략
식품 안전과 품질을 모두 지키기 위해서는 재냉동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한 핵심은 구매 직후의 ‘소분’ 전략이다. 대용량 고기를 구매했다면, 한 번에 소비할 양만큼만 나누어 밀봉하는 습관이 필수적이다. 소분 시에는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공 포장이나 랩으로 단단히 감싸는 것이 좋다. 이렇게 소분된 고기는 냉동실 깊숙한 곳에 넣어 급속 냉동을 유도해야 한다. 급속 냉동은 얼음 결정을 미세하게 만들어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만약 불가피하게 해동된 고기가 남았다면, 재냉동 대신 반드시 ‘조리’를 통해 보존해야 한다. 고기를 완전히 익히면 미생물이 사멸하기 때문에, 조리된 상태로 냉장 보관하거나 다시 냉동하는 것은 안전하다. 조리된 고기는 냉동하더라도 생고기 재냉동만큼 품질 저하가 심하지 않다. 이처럼 재냉동을 피하는 현명한 소분 및 보관 전략은 식재료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안전한 식탁을 위한 해동의 정석
안전한 해동은 세균 증식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장 권장되는 해동 방법은 ‘냉장 해동’이다. 냉장 해동은 고기를 냉장실(4°C 이하)에 넣어 천천히 해동하는 방식으로, 위험 온도대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두꺼운 고기의 경우 해동에 하루 이상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미리 계획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찬물 해동’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고기를 밀봉한 상태로 찬물에 담가 해동하되, 30분마다 물을 교체하여 물의 온도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 이 방법은 냉장 해동보다 빠르지만, 해동 후 즉시 조리해야 한다. 전자레인지 해동 역시 가능하지만, 고기의 일부가 익어버릴 수 있으므로 해동 직후 바로 요리에 사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해동된 고기는 절대 실온에 방치하지 않고, 조리 전까지 냉장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처럼 해동의 정석을 지키는 것만이 냉동실 속 숨겨진 세균 폭탄의 위험에서 벗어나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김혜경 임상영양사는 “재냉동된 고기는 세포벽이 심하게 파괴되어 드립 현상이 극대화되고, 이로 인해 육즙과 감칠맛이 사라져 푸석푸석해진다”라며, “소비자들은 대용량 고기를 구매하는 즉시 한 번 소비할 양만큼만 진공 소분하여 급속 냉동하고, 부득이하게 해동된 고기는 익혀서 보관해야 안전성과 품질을 모두 지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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