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상선암 세침검사의 구조적 한계, 정확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갑상선은 인체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로, 목 앞부분에 위치하며 대사를 촉진하고 여러 장기의 기능을 적절히 조율한다.
갑상선에 혹이 생기면 이를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5%에서 발견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대부분은 양성이며, 암일 확률은 5%에 불과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의 발생 빈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갑상선암은 10만 명당 68.6명이 발생해 3년 연속 암 발생 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갑상선암이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목에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거나 삼킴 곤란, 목소리 변화가 생겼을 때는 이미 암이 어느 정도 커진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사망률이 낮은 암이지만,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갑상선암의 주요 진단법으로 널리 사용되는 검사가 세침흡인세포검사(세침검사)다.

베데스다 등급: 암 위험도를 분류하는 기준
세침검사는 목에 얇은 바늘을 찔러 갑상선 조직 일부를 채취해 슬라이드에 펴 바르고 염색한 후, 암세포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갑상선 조직 전체를 적출하지 않는 한 확진이 어렵기 때문에 세침 검사 결과를 ‘베데스다 등급’으로 나누어 암의 위험도를 평가한다. 이 등급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으로, 총 6단계로 나뉜다.
1등급은 채취된 세포가 부족하거나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경우로, 암 위험도는 1~4%에 불과하나 재검사가 필요합니다.
2등급은 양성으로 암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다. 초음파를 통한 정기적 추적 검사만 필요하며, 위험도는 0~3%이다.
3등급은 비정형 세포가 나왔을 때다. 비정형 세포는 정상과 다른 형태의 갑상선 세포로 암일 가능성도 있지만, 염증일 가능성도 있다. 위험도는 5~15%로, 재검사가 권장된다. 과거에는 3등급만 나와도 바로 수술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2~3개월 간격으로 3회 재검사를 통해 확진 여부를 결정한다.
4등급은 여포종양이 발생한 상태로, 암 위험도는 10~40%이다. 이 경우 반드시 수술을 통해 여포암인지 선종인지 확인해야 한다.
5등급은 암이 의심되는 단계로, 위험도가 60~75%이다. 수술이 필수적이지만, 조직 검사로 100% 확진되지 않는 상태다.
6등급은 사실상 암확진 단계이며, 위험도는 97~99%에 달한다.

세침검사의 실제 구조적 한계와 오해
세침검사는 갑상선암 진단에 있어 중요하고, 정확한 도구이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왜일까? 세침검사는 전체 조직 검사와 달리 세포의 일부만을 채취하는 검사다. 때문에 베데스다 등급처럼 암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으며, 암 여부를 확정 짓기란 어렵다.
이와 같은 세침검사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특히 많은 사람들이 세침검사에서 3등급이나 5등급이 나왔을 때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세침검사에서 3등급이 나왔을 때 재검사를 계속하는 이유나, 세침검사에서 5등급으로 사실상 암세포가 나온 상황임에도 6등급으로 암확진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세침검사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암이 아님을 또는 암임을 확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세침검사가 아닌 명확히 암 확진을 할 수 있는 검사를 받으면 안되나?
갑상선암 확진 여부 확인을 위해 세침검사 대신 바로 암 여부를 확진할 수 있는 검사를 받고 싶은 환자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 여기서 세침검사 외의 몇 가지 다른 검사 방법을 알아본다.
1. 총 조직 검사(코어 바늘 생검)
세침검사보다 굵은 바늘을 사용하여 더 많은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다. 이 방법은 암의 형태학적 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어 정확도가 더 높지만, 출혈 위험과 조직 손상의 가능성이 높아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된다. 또한, 이 검사 역시 암 여부를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일부 존재한다.
2. 갑상선 초음파
초음파는 세포 채취가 아니라 영상으로 갑상선 결절의 모양과 크기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악성 결절의 특징(불규칙한 모양, 미세 석회화 등)을 확인할 수 있지만, 100% 암확진은 어렵고 위험도를 평가하는 보조 도구로 주로 사용된다.

3. 갑상선 핵의학 검사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해 갑상선 결절이 기능성(열결절)인지 비기능성(냉결절)인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냉결절일 경우 암일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검사로도 암확진은 어렵다.
4. 수술적 절제 및 병리 검사
가장 확실하게 암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수술로 결절을 제거하고 조직 병리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갑상선 결절을 수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주로 세침검사나 초음파 검사 후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 수술이 권장되는 것이다.
구조적 한계에도 세침검사가 선호되는 이유?
암 확진에 있어서 수술적 절제는 침습적이고 회복 시간이 길다. 반면, 세침검사는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정확도가 높은 검사로 평가된다.
때문에 세침검사를 통한 위험도 평가가 중요한 첫 단계로 여겨지며, 갑상선암 확진을 위해 수술 전 단계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널리 사용되는 것이다.
이처럼 갑상선 세침검사의 경우 정확한 등급과 위험도 평가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며, 의심 소견이 강하게 나오거나 세침검사 결과가 불명확할 경우 의료진이 더 정밀한 검사를 권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의료진과의 신뢰를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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