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다 뗄까 반만 남길까? 갑상선암 수술 방식에 관한 환자별 임상적 판단 근거 및 절제 범위 결정 요인
현재 의료 현장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는 수술 범위를 정하는 일이다. 갑상선암 수술은 크게 한쪽 엽만 제거하는 엽절제술과 갑상선 전체를 제거하는 전절제술로 나뉜다. 과거에는 암의 크기와 상관없이 전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과잉 진단과 수술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인해 환자의 상태에 맞춘 맞춤형 절제술이 권고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종양의 크기, 위치, 주변 조직 침범 여부, 림프절 전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적의 수술법을 선택한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암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과 평생 관리의 편의성까지 고려한 복합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보존적 접근을 우선하는 갑상선 엽절제술의 적용 기준
갑상선 엽절제술은 암이 발생한 한쪽 엽만을 제거하고 반대편 정상 조직을 남겨두는 방식이다. 이 수술법의 가장 큰 장점은 갑상선 기능의 일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16.01.01. 학술지 Thyroid에 발표된 American Thyroid Association(ATA)의 Bryan R. Haugen 저 “2015 American Thyroid Association Management Guidelines for Adult Patients with Thyroid Nodules and Differentiated Thyroid Cancer”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암의 크기가 1cm 이하인 미세 유두암이면서, 암세포가 갑상선 피막을 뚫고 나가지 않았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엽절제술이 일차적으로 고려된다.
특히 해당 가이드라인은 위험 요소가 적다면 크기가 1cm에서 4cm 사이인 경우에도 엽절제술을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남겨진 갑상선이 제 기능을 수행한다면 환자는 수술 후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거나 적은 용량만 복용해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서울 민병원 김종민 병원장(외과 전문의)은 “엽절제술은 부갑상선 기능 저하나 성대 신경 손상과 같은 수술 합병증 위험을 전절제술에 비해 현저히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라며 “환자의 연령이 낮고 종양의 생물학적 악성도가 낮다고 판단될 때, 한쪽 엽에만 국한된 종양은 보존적 절제만으로도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엽절제술 이후 남겨진 반대편 엽에서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0%는 아니므로,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한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2017.11.01.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발표된 서울대학교병원 이규언 교수팀의 연구(“Long-Term Outcomes of Less-Than-Total Thyroidectomy Versus Total Thyroidectomy for Papillary Thyroid Carcinoma”) 결과에 따르면, 저위험군 갑상선 유두암 환자에게 엽절제술을 시행했을 때의 10년 생존율과 재발률이 전절제술을 시행한 그룹과 비교하여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이 증명되었다. 이규언 교수팀의 논문은 저위험군 환자에게 무조건적인 전절제보다는 기능 보존을 위한 엽절제가 타당한 선택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완전한 제거와 추적 관찰의 용이성을 위한 전절제술
갑상선 전절제술은 양쪽 엽과 그 사이를 잇는 협부를 모두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수술법은 암의 크기가 4cm 이상이거나, 암이 양쪽 엽 모두에서 발견될 때, 또는 암세포가 주변 근육이나 식도, 기도 등으로 침범했을 때 시행된다. 또한 목 주변 림프절 전이가 명확하거나 다발성 병변이 있는 경우에도 전절제술이 권장된다. 전절제술의 가장 큰 목적은 암 조직을 신체에서 완전히 제거하여 국소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특히 전절제술 이후에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는 체내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전혀 생성되지 않으므로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혈액 내 갑상선 글로불린 수치를 통해 암의 재발 여부를 매우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준다. 엽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남은 갑상선 조직에서도 갑상선 글로불린이 분비되므로 수치 변화만으로 암의 재발을 판단하기 어렵지만, 전절제 환자는 이 수치가 암 재발의 강력한 지표가 된다.

합병증 관리와 수술 후 삶의 질 고려사항
수술 범위를 결정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는 합병증이다. 갑상선 바로 뒤편에는 체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부갑상선이 위치하며, 성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되돌이후두신경이 지나간다. 전절제술은 양측을 모두 수술하므로 이러한 구조물에 손상을 줄 확률이 엽절제술보다 높다. 부갑상선 기능 저하로 인한 저칼슘혈증이나 성대 신경 마비로 인한 목소리 변화는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암의 병기뿐만 아니라 수술적 난이도와 예상되는 후유증을 환자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서울 민병원 김혁문 외과 진료원장은 “전절제술은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가능하게 하여 고위험군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적인 방법이지만,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부담과 합병증 위험이 공존한다”며 “현재는 무조건적인 절제보다는 환자의 병기, 전신 상태, 그리고 환자가 선호하는 관리 방식에 따라 수술 범위를 유연하게 결정하는 추세이다”라고 밝혔다. 환자들 사이에서도 무조건 암을 다 떼어내고 싶어 하는 경우와 최대한 본래 장기를 살리고 싶어 하는 경우가 나뉘므로 의료진의 세밀한 상담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하여 2018.06.01. 학술지 Surgery에 발표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배자성 교수팀의 연구(“Comparison of surgical outcomes between hemithyroidectomy and total thyroidectomy”) 결과에 따르면, 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군에서 일시적 혹은 영구적 저칼슘혈증 발생률이 엽절제술군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배자성 교수팀은 암의 완치율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는 가능한 한 부갑상선과 신경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절제 범위를 선택하는 것이 수술 후 환자의 장기적인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를 통한 최적의 결과 도출
갑상선 엽절제와 전절제 중 무엇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환자마다 암의 성격이 다르고 생활 환경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는 초음파 기술의 발달과 세침흡인세포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수술 전 암의 공격성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진은 각 환자에게 가장 득이 되는 수술 범위를 제안한다. 크기가 작고 한쪽에 국한된 암이라면 엽절제를 통해 기능을 보존하고, 재발 위험이 높거나 광범위한 전이가 의심된다면 전절제를 통해 안전하게 암을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 이후의 관리 또한 수술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엽절제 환자는 남은 갑상선 조직의 건강을 위해 정기적인 영상 검사에 집중하며, 전절제 환자는 호르몬 수치 조절과 전신 재발 모니터링에 중점을 둔다. 중요한 것은 어떤 수술을 받더라도 갑상선암은 예후가 매우 좋은 편에 속하며,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동반된다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환자는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여 자신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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