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에서 냄새와 분비물이 나온다면 만성 중이염 의심해야
만성 중이염은 중이강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염증성 변화를 총칭하는 질환이다. 중이는 귓바퀴부터 고막까지의 바깥귀와 달팽이관 및 반고리관을 포함하는 속귀 사이에 위치한 공간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만성중이염 환자들은 고막 안의 점막에 염증이 발생해 고막에 구멍이 지속되거나 진물, 고름과 같은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이 반복된다. 특히 이러한 분비물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원인은 이관 기능장애와 미생물 감염이 주요 요인
만성중이염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고막 안에서 공기를 환기시키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의 기능장애와 세균 등의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다.
이관은 중이와 코 인두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로, 중이 내부의 압력을 조절하고 분비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관의 기능이 저하되면 중이 내 환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여러 원인으로 중이 안에서 생긴 피부 각질에 의해 형성된 진주종이 귀 안의 뼈를 조금씩 침식시키며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를 진주종성 만성 중이염이라 부른다.
통상 세균검사를 통한 원인균 규명은 적절한 항생제 선택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최근 항생제 남용으로 내성균이 증가하면서 세균 감염의 양상이 크게 변화하고 있어, 정확한 검사를 통한 항생제 선택이 중요하다.
증상은 고름 분비와 청력 저하가 대표적
만성중이염의 증상은 고막과 중이의 구조물에 발생한 염증과 파괴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흔한 증상은 ‘이루’라 불리는 귀에서 나오는 고름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간헐적인 이루를 경험한다.
이 분비물은 불쾌한 냄새를 동반하며, 감기에 걸렸을 때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청력 저하도 주요 증상으로, 대부분 전음성 난청의 형태를 보인다. 청력 저하의 정도는 소리를 전달하는 중이강 내 이소골의 상태와 고막 천공의 위치 및 크기에 영향을 받는다.
귀의 통증이나 어지러움은 만성중이염에서 흔한 증상은 아니지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측두골 내 혹은 두개 내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진단은 청력검사와 영상검사 통해 정확히
만성 중이염의 진단은 귀 진찰을 통해 바깥귀와 고막의 상태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경, 수술 현미경, 또는 이 내시경을 이용해 고막천공 여부, 이루 상태 등을 확인한다.
청력검사를 통해 청력 감소 정도를 평가하며, 이는 치료 방침 결정과 양측 중이염의 경우 수술 우선순위 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측두골 전산화 단층촬영(CT)은 중이와 내이의 구조물을 정확히 파악하고, 염증 범위, 이소골 및 주변 골조직의 파괴 정도를 확인하는 데 필수적이다. 어지러움이 동반된 경우에는 누공 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이루가 있는 경우에는 세균배양 검사와 항생제 감수성검사를 시행하여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는 근거로 삼는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 병행
만성 중이염의 치료 목적은 염증 제거, 재발 방지, 청력 회복, 그리고 합병증 예방이다. 이를 위해 내과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내과적 치료는 이루 조절을 위해 외이도와 중이강을 깨끗이 소독하고, 국소 항생제를 도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수술 전 보존적 요법으로 시행되며, 고령자나 한쪽 청력만 존재하는 환자 등 수술 위험이 높은 경우에 특히 중요하다.
수술적 치료는 이루가 있는 경우 약물요법으로 이루를 멈추게 한 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만성 중이염의 범위에 따라 고실 성형술, 고실 유양동기 절제술, 근치 유양돌기 절제술 등을 선택하여 시행한다.
수술 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술 전에 질병 상태를 충분히 파악하고 가장 적절한 수술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과와 합병증, 적절한 치료가 중요해
만성 중이염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염증 악화로 청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거나 합병증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귀 주변 뼈에 심한 염증이나 고름집이 생길 수 있고, 속귀의 달팽이관 염증으로 청력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안면신경 마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드물게는 염증이 뇌로 파급되어 뇌수막염, 뇌농양, 뇌 혈관 막힘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항생제와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합병증의 발생률은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환자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예방과 생활 수칙, 조기 진단이 핵심
만성 중이염에 대한 뚜렷한 예방 수칙은 없지만, 급성 중이염이 만성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소아의 경우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귀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청력 감소가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한 귀에서 이루가 흘러나올 때 솜 등으로 귓구멍을 막는 것은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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