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에도 영혼을 결혼시키는 중국 명혼’ 풍습, 시신 탈취와 암시장 형성의 원인
📢 핵심 3줄 요약
1. 중국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죽은 남녀의 영혼을 결합하는 ‘명혼’ 풍습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2. 여성 시신 부족으로 인해 암시장에서 시신 한 구당 수천만 원의 고가에 거래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3. 시신 확보를 위한 도굴과 살인 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며 중국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공안부가 2023년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산시성(山西省)과 허베이성(河北省) 등 북부 농촌 지역에서 적발된 시신 도굴 및 매매 사건은 연간 수백 건에 달한다. 특히 2021년 산둥성에서 발생한 유명 SNS 인플루언서의 유골 탈취 사건은 명혼 시장의 민낯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명혼은 미혼으로 사망한 자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사후에 배우자를 찾아 합장하는 풍습으로, 유교적 가부장제와 가문의 번영을 중시하는 토속 신앙이 결합된 형태다.
중국 정부는 1949년 건국 이후 명혼을 미신으로 규정하고 법적으로 금지했으나, 농촌 지역에서는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조사 결과 명혼 시장에서 거래되는 여성 시신의 가격은 시신의 상태, 나이, 학력, 외모 등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며, 최고급 시신은 15만 위안(약 2,800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해당 지역 노동자의 수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죽은 자들의 결혼식에 수천만 원의 돈이 오가
명혼이 암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의 뿌리 깊은 가부장적 가치관과 성비 불균형에 있다. 중국은 미혼 남성이 죽어 혼자 묻히면 가문에 불운을 가져오고 조상의 묘역에 들어갈 수 없다고 믿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가족들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여성 파트너를 찾아 합장시키려 한다.
역사적으로 명혼은 삼국시대 조조가 아들 조충을 위해 죽은 여성을 찾아 합장시킨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래가 깊다. 과거에는 지푸라기 인형이나 종이 인형으로 대체하기도 했으나, 현대에 들어서 ‘진짜 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시장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커졌다. 특히 경제 성장에 따라 농촌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체면을 중시하는 부모들이 자녀의 사후 결혼을 위해 거액을 아끼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시신의 신선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기괴한 시장의 구조는?
명혼 암시장에서 시신은 크게 세 등급으로 분류된다.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등급은 ‘센스(鮮屍, 신선한 시신)’로,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외형이 온전한 상태를 뜻한다. 그다음은 사망한 지 시간이 경과한 ‘스스(濕屍, 습한 시신)’, 마지막은 뼈만 남은 ‘간스(乾屍, 마른 시신)’ 순이다. 젊고 학력이 높은 여성의 시신일수록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이 과정에서 ‘귀신 중매인’이라 불리는 브로커들이 활약한다. 이들은 병원 원무과 직원이나 장례식장 종사자들과 결탁하여 여성의 사망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한다. 여성의 사망 소식이 들리면 브로커들은 즉시 유가족에게 접근하여 시신 매매를 제안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딸을 잃은 부모가 슬픔을 뒤로한 채 시신 판매 대금을 챙기는 비윤리적인 행태까지 보고됐다. 이는 단순한 풍습을 넘어 인명을 상품화하는 범죄적 산업 구조로 변질됐음을 입증한다.

조상의 묘를 파헤치는 도굴 범죄 조직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지자 범죄 조직들은 도굴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산시성 훙둥현에서는 지난 수년간 30구 이상의 여성 시신이 도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굴꾼들은 주로 인적이 드문 농촌의 공동묘지를 노리며, 야간에 중장비를 동원해 묘를 파헤친 뒤 유골을 탈취한다. 탈취된 유골은 타 지역으로 옮겨져 새로운 신분으로 세탁된 뒤 명혼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시신 확보를 위한 살인까지 자행된다는 점이다. 2016년 간쑤성에서는 마모 씨가 정신질환을 앓는 여성 2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명혼용으로 판매하려다 체포됐다. 그는 여성들을 유인해 약물을 투여하여 살해한 뒤 시신 한 구당 4만 위안(약 750만 원)을 받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명혼 암시장은 도굴을 넘어 강력 범죄를 유발하는 사회적 해악으로 자리 잡았다.
명혼이라는 이름의 인권 침해와 범죄의 고리를 끊어낼 대안은 존재하는가?
중국 정부는 시신 도굴 및 매매에 대해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법적 처벌 수위를 높였다. 또한 장례 문화 개혁을 통해 매장 대신 화장을 강제하고 있으나, 전통을 중시하는 농촌 지역의 저항은 여전히 거세다. 전문가들은 명혼 시장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로 법적 단속의 한계와 함께 심각한 성비 불균형을 지적한다. 여성이 부족한 사회 구조 속에서 죽어서라도 짝을 찾아주려는 비정상적인 집착이 범죄를 지탱하는 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명혼 문제는 단순한 형사 처벌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복합적인 사회 현상이다. 농촌 지역의 교육 수준 향상과 가부장적 인식의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지하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시신 거래는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 공안 당국은 장례식장과 병원을 중심으로 한 정보 유출 차단에 주력하고 있으며, 불법 시신 거래에 가담한 공직자들에 대한 감찰을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