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환자 십계명, 스스로 실천하는 열 가지 원칙… 치료와 회복의 나침반
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다.
낯설고 두려운 단어였던 ‘암’이 어느 날 나에게 닥쳐올 때, 많은 환자들은 정신적 충격에 휘청인다. 하지만 이제 암은 더 이상 예외적인 질병이 아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 국민 세 명 중 한 명이 생애 어느 시점에서 암을 경험한다. 의학의 발달로 암 생존율이 높아졌고, 조기 발견도 증가했지만 여전히 환자와 가족은 치료 여정을 시작하면서 막막함과 불안 속에 놓이게 된다.
이에 암 전문의들이 치료에 있어서 추천하는 암환자가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원칙을 모아 ‘암환자 십계명’으로 정리해 보았다.

1. ‘왜 하필 나인가’라는 질문은 내려놓기
암 판정을 받은 순간,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감정은 억울함이다. 평소 건강에 신경 써왔던 사람일수록 충격은 크다. 하지만 이 질문은 끝없는 자책과 후회를 부르고, 감정적으로 갇히게 만든다.
암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특정한 잘못이나 과오 때문이 아니다. 과거를 되짚기보다는 현재의 상태를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정리하는 것이 회복의 첫 걸음이다.
2. 암에 대해 제대로 알고, 치료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기
암은 무조건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다. 치료 옵션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병기에 따라 효과적인 대응도 가능하다.
항암제, 방사선, 수술, 면역치료 등 치료법은 환자 상태에 맞춰 조합되어 시행된다. 이런 다양한 치료에 능동적으로 임하려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의료진과의 대화에서도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설명을 요청하자. 병을 이해하고 나면, 치료 과정이 덜 막막하게 느껴진다. 환자 스스로 치료의 중심에 설 때, 회복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3. 싸워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을 유지하기
암 치료는 마라톤과 같다. 체력과 인내, 정신력이 모두 필요한 여정이다. 치료 중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나 심리적 고비를 겪을 수 있지만, 의지를 꺾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이겨내겠다’는 마음은 단순한 각오를 넘어 실제 치료 반응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도 큰 힘이 된다. 희망은 절망보다 훨씬 강하다.
4. 눈에 띄는 효과가 없더라도 치료를 중단하지 않기
초기에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암 치료는 시간의 싸움이다.
여러 차례 치료를 거쳐 누적되는 효과가 더 중요하다. 중간에 상태가 악화되는 것처럼 보여도 이는 일시적인 반응일 수 있다.
모든 상황에서 의료진과 상의하며 끝까지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 재발과 전이에 대한 공포에 휘둘리지 않기
치료를 마친 뒤에도 환자는 ‘혹시 다시 생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 시달린다.
재발은 분명 두려운 대상이지만, 그 두려움이 지나치면 삶의 질을 해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철저한 추적 관리와 정기검진이다.
몸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취하는 것이 관건이다. 불안을 줄이기 위해선 일상 속 건강한 습관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6. 완치를 목표로 한 단계씩 나아가기
완치는 더 이상 희망사항이 아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암도 많다. ‘치료 가능성 있는 병’이라는 인식을 갖고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면 치료 과정의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물론 현실적인 기대를 갖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목표가 명확할수록 치료에 집중하기 쉬워진다.
7. ‘암도 낫는다’는 믿음 잃지 않기
실제로 암을 극복한 사람들은 주변에 많다. 생존률 통계는 수치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극복 사례가 담겨 있다.
이런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접하고, 희망을 품는 것이 중요하다. ‘암은 낫는다’는 확고한 믿음은 치료 순응도와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준다.
8. 혼자 싸우지 말고, 주변의 지지 받아들이기
치료 과정은 혼자 감당하기에는 벅찬 시간이다.
가족이나 친구, 의료진, 암을 경험한 선배들의 도움을 받는 것을 주저하지 말자. 감정을 털어놓고 위로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치유가 된다.
때로는 대화 하나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빛이 되어준다. 도움을 청하는 용기가 진짜 강함이다.
9. 건강한 식사, 꾸준한 운동, 자주 웃기
암 치료와 회복에 있어 식생활과 운동은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몸을 움직여야 한다.
특히 웃음은 최고의 자연 치료제다. 유쾌한 감정은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마음의 안정도 가져온다.

10. 암을 이겨낸 자신을 진심으로 칭찬하기
암 치료를 끝낸 자신은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다. 치료 중 겪은 두려움, 통증, 불안을 이겨낸 스스로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자.
이 과정에서 얻은 인내와 용기는 앞으로의 삶에서도 빛을 발할 자산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과 사랑은 회복 이후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
이번에 정리한 ‘암환자 십계명’은 단순히 치료를 위한 안내서가 아니다. 이는 혼란 속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살아 있는 매 순간을 더욱 충실히 살도록 이끄는 길잡이다.
암과의 싸움은 두려움을 넘어 삶의 방식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다. 이 열 가지 원칙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믿음이 되고 힘이 되기를 바란다.
결국 암은 이겨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싸움의 끝에는 분명 다시 피어날 평범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추천기사]
4월 충남 꽃향기 여행, 매화와 수선화 따라 봄길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