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걸음이 부르는 건강 위기, 걷기의 힘, 그리고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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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걸음이 부르는 건강 위기, 건강을 지키는 걷기, 그러나 잘못하면 독이 된다

걷기는 가장 쉬운 운동으로 여겨지지만, 잘못 걸으면 오히려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한때 걷기 예찬론자였던 기준 씨는 매일 틈나는 대로 걸었지만, 3년 전 생사의 갈림길에 서야 했다. 그는 무조건 많이 걷는 것이 아닌,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후 그는 자세를 바로잡고 걷기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기준 씨는 아무것도 들지 않은 가벼운 몸으로, 일부러 먼 거리에 있는 식당까지 걸어가 아침 식사를 한다. 이동을 위한 걷기가 아니라 운동을 위한 걷기다. 밥을 먹을 때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이런 철저한 자세 교정은 아팠던 경험 덕분이다.

그는 걷기 동호회 활동을 10년 넘게 했고, 산티아고 순례길도 세 차례나 다녀왔던 사람이다. 하지만 어느 날 새벽, 급격히 몸이 굳으며 눈앞이 노래지는 증상을 느꼈다. 결국 응급실로 실려 가 정신을 차린 건 5~6시간이 지난 다음 날이었다. 진단 결과는 추간판 탈출증과 경추 척수증.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그는 생활습관을 고쳐보기로 결심했다.

의사들도 놀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기준 씨는 올바른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등 뒤에 가상의 점을 모은다는 느낌으로 어깨를 리드미컬하게 뒤로 젖히고, 상체의 힘을 최대한 빼며 걷는다. 발은 11자 형태로 두고, 뒤꿈치가 자연스럽게 땅에 닿도록 한다. 머리끝이 하늘에 끌려가는 듯한 느낌으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걸음걸이, 건강과 성격까지 비춘다

사람마다 걸음걸이는 다르다. 이는 지문처럼 개인의 특성을 반영하며, 건강과 성격까지 보여준다. 생애 초기에 걸음을 배우기까지는 1년이 걸리고, 성인이 되어 건강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걷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걸음이 느려지고 결국 걷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살아 있고 건강하다는 증거다.

걷기는 단순히 다리 근육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심폐계, 신경계, 골격계, 내분비계 등 인체 전체 기관이 동원되는 복합적 활동이다. 따라서 잘못된 걸음은 단순한 피로를 넘어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잘못된 걸음이 부르는 고관절과 척추 문제

강원도 정선에 사는 순봉 씨는 자식들을 모두 키워낸 후 귀촌했지만, 허리와 관절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는 땅을 일구는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허리가 불편하다. 걷는 모습 역시 오른쪽 고관절이 뻣뻣해 제대로 보폭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순봉 씨는 35년간 하루 10시간씩 간자 옷을 만들며 살아왔지만, 아픈 몸을 주사로 버티다 결국 2년 전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이후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무릎과 골반의 움직임이 제한돼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를 보인다. 이는 결국 노년기 건강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