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4월 17, 2024
의약정책뉴스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전국 각지에서 4만 의사 집결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목표는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 저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집회에는 약 4만 명의 의사가 참여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 추진에 강력한 항의를 표했다. 당초 집회 인원 신고는 2만명이었으나 실제 참석자는 의협 추산 4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 의료 패키지에 강력히 반발하는 의사들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www.kma.org) 주도로 열린 이번 총궐기대회에는 검은 마스크와 빨간 띠를 두른 의사들이 참여했다. 유모차를 끌고, 부부 손잡고 참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의사들은 행사가 진행된 2시간 내내 서서 정부의 일방적 정책을 비판하는 ‘연자’들의 목소리에 박수 치며, 힘을 북돋았다. 

검은 마스크를 쓰고 ‘의대정원 확대추진 의료체계 위협한다’라고 적힌 빨간 띠를 두른 참석자들은 ‘의대정원 X’, ‘원점 재검토’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소신있는 응급진료 형사처벌 왠말이냐’, ‘무분별한 의대증원 양질의료 붕괴된다’, ‘준비안된 필수정책 의료체계 종말이다’라고 외치며 정부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총궐기대회에서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이정근 의협 회장 직무대행,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등이 연사로 나섰다.

먼저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가 의료 체계에 덧 씌운 억압의 굴레에 항거하고, 의료 노예 삶이 아닌 진정한 의료 주체로서 살아가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전공의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민 불편과 불안을 조속하게 해결하길 원한다면, 전공의를 포함한 비상대책위원회와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전공의와 의대생으로부터 시작된 이번 투쟁은 미래 의료 환경을 제대로 지켜내기 위한 일인 동시에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한 의사의 고뇌가 담긴 몸부림이자 외침”이기에, “정부가 이런 의사의 노력을 무시하고, 탄압하려 든다면, 강력한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히고 말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이에 그는 “비대위는 모든 회원과 함께 투쟁에 참여한 전공의와 의대생이 안전하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정근 의협 회장 직무대행은 격려사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과 교육체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한 의사 수 증원은 필수·지역의료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이 절대 아니다”고 주장하며, “기본적인 인프라와 재정이 확보되지 않은 채 의대 정원을 확대한다면, 의학 교육의 질이 심각하게 저해될 것이고, 이는 결국 대한민국의 의료 붕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 직무대행은 특히, “정부는 결국 의사 인력 배분의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없이, 2천명의 의대정원 증원만으로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잘못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의료계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현재 비민주적인 정부의 태도를 바라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격려사에서 “정부가 시작한 어처구니없는 의료정책이 전공의와 의대생의 거대한 저항을 불러왔다”며, “미래 의료 주역이 시작한 이 뜨거운 저항에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약속했다. 박 의장은 또한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자는 달콤한 유혹으로 시작한 의료 현안 협의는 의대정원 2,000명 확대라는 폭탄으로 되돌아 왔으며, 의사를 달래기 위해 던진 필수의료 4대 정책 패키지에도 독소조항이 가득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국민들 또한 이런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젊은 전공의가 천직으로 여겨왔던 의업을 포기하고 학생들은 그토록 원하던 의사가 되기 위한 학업을 왜 포기하려는지 한번 만이라도 저희들 말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후배 의료인이자 제자인 전공의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

직역을 대표한 연대사도 이어졌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정부가 그동안 의사 부족의 근거로 내세운 OECD 통계인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통계가 가지는 한계점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스웨덴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4.3명임에도 일반의 진료를 7일 이내, 전문의 진료는 90일 이내 가능토록 하는 게 정책 목표인 반면, 우리나라는 쉽게 전문의 진료를 받고 있다”는 것. 이에 박 부회장은 “OECD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통계는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 아님에도 정부는 절대적 기준인 것처럼 거짓말 한다”고 비판하며, “후배 의료인이자 제자인 전공의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순원 대한여자의사회 차기 회장은 “의료계는 항상 변화와 혁신의 최전선에 있어야 하지만,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의료 서비스 질 저하의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그런데 “정부의 의대 정원의 무분별한 증원은 이러한 우려를 현실로 만들 위험이 크다”고 비판했다. 박 차기 회장은 특히 “의대 정원이 대폭 증가한다면,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지도 교수의 관심과 지원, 실습 기회의 질, 그리고 교육 과정의 전반적인 관리가 불가피하게 약화될 수 밖에 없어 의료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의료 질 저하는 환자 안전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환자 생명과 건강을 심각하게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우리나라가 부족한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필수의료 대책이 없는 것”이라며 “의사 수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는 세계 최고라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망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특히 “의사 2000명이면 간호사 등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확보 방안은 있는지, 지방 의무복무 후 대도시에 몰려가는데 대한 대책, 의대 정원을 다시 줄일 때에 학생·학부모 등 국민의 반발은 어떤 대책이 있는지”를 정부에 되물으며, “의사만 늘린다고 필수의료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니기에, 정부가 발표해야 할 정책은 의대증원이 아니라 원가 이하의 수가를 정상화하고 고의과실이 아닌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이며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라고 주장했다.

역설적이게도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경증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줄며 응급의료체계가 개선되고 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정부가 강조하는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은 필수의료 위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밀화를 해결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면 되는 것인데, 정부가 이것을 의사가 부족해 생겼다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는 것. 이 회장은 “정부가 의대정원 2천 명 증원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은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지지율 상승이 목표이기 때문”이라며 “국민과 의료계가 필수의료 살려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으니 필수의료를 살릴 방법을 논의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특히 “역설적이게도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경증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줄며 응급의료체계가 개선되고 있다”며 “이것은 의료는 질의 문제이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정부는 더 이상 필수의료 의사들을 욕보이고 조롱하지 말고, 의료계를 진정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로 생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안덕선 고려의대 명예교수는 “의료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의료의 형사범죄화는 의사의 자기 보호가 우선이고 환자의 이득은 차선이 되는 방어 의료를 만들어 낸다.”고 지적한 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의사에 대한 형사처벌이 선진국의 최소 50배 이상”이라며 “이런 악성 사법적 부담에서 의사의 자주적 판단에 의한 소신 진료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안 명예교수는 또한 “복지부장관이 우리나라 의사만 갖는 세계에 유례없는 특혜라고 주장하는 의료사고특례법은 선진국이라면 아예 필요 없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안 명예교수는 특히 “정부가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으려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의료에 대한 합의된 이념부터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당한 정책 패키지를 차근차근 풀어 나가야 한다”며 “의료가 의사의 기본권의 침해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한 필수의료의 붕괴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대사에 이어 “정부의 졸속 의대정원 증원 추진과 불합리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 낭독이 이어졌다. 의협 비대위 박명하 조직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과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 임현택 비대위원이 낭독한 결의문에서는 정부에 대해 △의료비 폭증을 불러올 수 있는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 △의대교육의 질 저하와 의학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는 의대정원 2천 명 증원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 △ 의사의 진료권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국민의 자유로운 의료선택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촉구했다. 

결의문에 이어 좌훈정 비대위 투쟁위 부위원장의 구호제창과 퍼포먼스(상록수 노래공연, 정책철폐를 형상화), 이날 모인 4만여 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의 함성이 이어진 후 궐기대회는 마무리됐다.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 결의문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 결의문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의사들은 정부의 졸속 의대정원 증원 추진과 불합리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에 강력히 반대한다.

의학교육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고 의사를 양성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됨을 감안할 때, 교육여건과 시설기반에 대한 선제적 준비와 투자가 없는 상황에서 급진적으로 의사를 2천명명 증원한다면 의료비, 건강보험료 등 각종의 늘어나는 사회적 비용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정부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반드시 의대정원 2천명 증원이 필요 하다는 입장이나 의사 수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진료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지 않고 비필수의료에 비해서 빈번한 형사소송 등 법적 부담까지 부담해야 하는 필수의료 영역의 특성을 감안할 때 결코 증원으로 늘어난 의사인력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로 유입될 것으로 단언할 수 없다.

그리고 의사 2천명 증원 추진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의료비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의사 수 증원 없이도 이미 건보 재정은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으며, 2028년에는 건보 누적 준비금 23조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대 정원 증원은 국민의 의료 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이는 결국 미래세대 우리 젊은이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의대증원 추진의 전제조건인 필수의료 정상화를 실현한다는 미명 하에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를 발표하였으나 동 정책패키지에는 임상 수련과 연계한 개원면허의 단계적 도입, 의사의 진료 적합성 검증체계 도입,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지불제도 개편, 비전문가에 대한 미용의료시술 자격 확대 등 국민의 자유로운 의료선택을 제한하고 의료비용 지출 억제에만 주안점을 둔 잘못된 정책이며, 의료계는 이에 절대 반대함을 분명히 밝힌다.

무엇보다 의대정원 증원 이슈가 4.10 총선 등 정치일정에 따른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하며, 의대정원 증원 문제는 정치와 정쟁의 대상이 아닌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제도와 의료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존망이 걸린 중대 사안임을 정부는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의료계 대표자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2천명 증원과 불합리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중단할 것을 정부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는 의료비 폭증을 불러올 수 있는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하라.

정부는 의대교육의 질 저하와 의학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는 의대정원 2천명 증원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의사의 진료권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국민의 자유로운 의료선택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2024. 3. 3.

전국14만 의사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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