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충돌 가능성 높은 소행성 2024 YR4, 히로시마 원폭 500배 위력 추정…향후 추가 관측 변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32년 12월 22일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2024 YR4를 발견했다. 현재 추산된 충돌 확률은 1.3%(77분의 1)로, 이 정도의 확률을 가진 소행성은 최근 몇 년간 발견된 적이 없어 전 세계 천문학계가 긴장하고 있다.
소행성 2024 YR4는 지난해 12월 칠레에 있는 ‘소행성 지구 충돌 최종 경보 시스템’(ATLAS) 망원경을 통해 처음 포착되었으며, 이후 추가적인 궤도 분석을 거쳐 충돌 확률이 1%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이 소행성은 지구로부터 약 82만9000㎞ 떨어져 있었다.

토리노 등급 3, 우려할 수준인가?
국제천문연맹(IAU)이 정한 소행성 충돌 위험 지표인 ‘토리노 척도’에서 2024 YR4는 3등급으로 분류됐다. 토리노 척도는 0부터 10까지 등급이 매겨지며, 3등급은 ‘천문학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2004년 발견된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가 한때 4등급으로 지정되었던 것과 유사하다. 이후 아포피스의 추가 관측 결과 충돌 확률이 낮아지면서 현재는 0등급으로 분류됐다.
NASA 역시 “과거에도 충돌 확률이 높게 평가되었다가 추가 데이터가 확보되면서 위험 등급이 내려간 사례가 많았다”며 이번 소행성도 최종적으로는 위험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2024 YR4가 유럽우주국(ESA)의 팔레르모 척도에서 ‘위험 소행성 1위’로 평가되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충돌 시 피해 규모는?
NASA는 2024 YR4의 크기를 40~100m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크기를 파악하려면 표면 반사율 등의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평균 57m로 계산되고 있다.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그 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에 충돌한 소행성의 크기가 약 40m로 추정되는데, 당시 폭발력은 약 5메가톤(TNT 환산 기준)에 달했고, 2,150㎢에 걸친 숲이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2024 YR4의 예상 충돌 에너지는 8메가톤으로, 이는 1945년 히로시마 원폭(15킬로톤)의 약 500배에 해당한다.
현재까지의 궤도 분석 결과, 2024 YR4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는 멕시코 인근 동태평양, 남미 북부, 중부 아프리카, 인도 북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NASA와 ESA는 “추가 관측을 통해 충돌 가능성과 영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2028년 재평가될 가능성
천문학자들은 2028년 12월 2024 YR4가 다시 지구에 접근할 때 추가 관측을 통해 크기와 충돌 확률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계획이다. 특히 이때 소행성의 반사율과 구성 물질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면, 충돌 가능성도 더욱 확실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토리노 척도 개발자인 리처드 빈젤 교수(미국 매사추세츠공대)는 “현재까지의 데이터만으로 보면 최종적으로는 1등급이나 0등급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의 앤디 리브킨 연구원은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2024 YR4는 지구에서 4,800만㎞ 떨어진 곳에서 이동 중이며, 궤도 주기는 4년, 근일점은 1억2700만㎞(0.85AU), 원일점은 6억3300만㎞(4.23AU)로 추정된다. 향후 몇 년간 추가적인 데이터가 확보됨에 따라, 2032년 이 소행성이 실제로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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