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을 비누로 씻으면 항문이 가렵다고? 항문 건강의 비밀, 의외의 주범은?

[ISSUE]

항문을 비누로 씻으면 항문이 가렵다고? 항문 건강 위협하는 잘못된 습관

항문은 신체의 다른 부위와 달리 매우 민감한 피부와 독특한 환경을 가지고 있어, 청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건강 관리를 위해 항문 청결에 신경을 쓰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관리할 경우 오히려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비누나 강한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은 항문 피부를 자극하고 손상시켜 항문소양증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데…..

항문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올바른 관리 방법과 항문 소양증의 원인 및 치료법에 대해 성종제 민병원 외과 진료원장(대장항문과 세부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자세히 알아본다.

잘못된 습관이 부르는 고통, 항문소양증

항문소양증은 항문과 항문 주위 피부에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증상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45%가 한 번쯤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항문 주위에는 신경 조직이 풍부하여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2~4배 더 흔히 겪으며, 과체중이거나 꽉 끼는 속옷을 입는 사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서 더 자주 발생한다.

성종제 원장은 “항문 소양증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항문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피부 손상과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항문 소양증의 다양한 원인

항문 소양증은 항문 주위에 남은 대변 잔여물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배변 후 잘 닦지 않거나, 반대로 너무 강하게 닦거나, 비누나 세정제로 닦을 경우 피부가 자극을 받아 소양증이 유발될 수 있다. 이외에도 매운 음식, 커피, 술, 초콜릿, 감귤류 등의 섭취가 항문을 자극하며, 항생제 사용으로 장내 균형이 깨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성 원장은 “항문 주위 화장지의 향료, 색소 등 화학 물질이나 항문 치료용 의약품이 민감한 사람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치질, 치열, 감염성 질환, 건선 등의 피부질환, 심지어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항문 소양증의 증상과 치료법

항문 소양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항문 주위의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이다. 증상은 주로 밤에 심해져 수면을 방해하며, 반복적으로 긁으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손상이 생겨 감염의 위험이 커진다.

성 원장은 “가려움증이 만성화되면 항문 피부가 벗겨지거나 통증을 동반한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항문 청결 등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항문소양증이 심할 때에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거나 피부염이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여 치료하고, 항문소양증의 원인이 기생충 감염일 경우, 요충약을 통해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성 원장은 특히 “어떠한 치료법도 효과가 없을 경우, 신경 차단 주사나 피부 절제 등의 외과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항문 소양증의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

항문소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배변 습관을 규칙적으로 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며 충분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특히 변비나 설사를 예방해 배변 시 항문에 가해지는 자극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성 원장은 “너무 꽉 끼는 속옷이나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항문 건강에 해로우므로, 틈틈이 스트레칭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항문 주위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항문 청결을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은 비누나 세정제는 사용하지 않고 미온수로 부드럽게 씻고, 씻은 후에는 부드러운 천으로 두드리듯 말리는 것이다. 물은 항문 주변의 분비물이나 잔여물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데 충분하면서, 피부의 자연적인 보호막을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성 원장은 “비누 없이도 물로 씻는 것만으로도 항문 청결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으며, 샤워 후에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며 말리는 것이 이상적이다”고 설명한다.

성 원장은 또한 “비데를 사용할 때는 물의 온도와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너무 뜨겁거나 강한 물줄기는 항문 피부를 자극하고 상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필요에 따라 젖은 휴지를 사용하거나, 화학 성분이 없는 무향, 무자극 제품을 사용하거나 필요하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항문 전용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민감한 항문 피부, 왜 특별히 주의해야 할까?

이처럼 항문 주위 피부는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훨씬 얇고 예민하다. 때문에 항상 약간의 습기와 열기를 유지하는 것이 항문 기능과 보호를 위한 가장 자연적인 상태라 할 것이다.

이러한 자연상태가 깨진 항문소양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증상이지만, 적절히 관리하면 빠르게 완화될 수 있다. 특히 항문소양증과 같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증상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사소한 증상이라도 나타날 경우 방치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등 올바르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