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유산 야행으로 선정된 행주가 예술이야 축제 17일간 화려한 막 올려
고양특례시의 대표 문화행사인 ‘행주가(街) 예술이야(夜)’ 축제가 오는 11일부터 27일까지 17일간 행주산성에서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국가유산 야행 신규 사업으로 선정되어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임진왜란 3대 대첩지인 행주산성은 조선 시대 권율 장군이 의병과 승병, 부녀자 등 2,300여 명으로 왜군 3만여 명을 상대로 치열한 12시간의 전투 끝에 승리를 거둔 역사적 장소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야설, 야경, 야로, 야사, 야시 등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야설’, 행주산성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야설(夜設)’은 행주산성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으로, 매일 저녁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행주산성 정상 충의정에서 미디어파사드 쇼가 진행된다.
이 화려한 빛의 향연은 홍익대학교 대학원 AI실감미디어콘텐츠학과의 MR미디어랩과 변희은 회화 작가가 협업해 만든 작품으로, ‘꽃 피는 행주’를 주제로 행주대첩의 승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개막 공연으로는 12일 오후 8시 충의정에서 고양예술고등학교 아름드리무용단이 장고춤, 소고춤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매주 금, 토, 일요일 오후 7시 30분에는 인기 유튜버 ‘가야금 예지’의 연주가 방문객들의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름달 아래 울려 퍼지는 전통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선율은 역사적 공간과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12개의 포토존으로 빛나는 ‘야경’, 역사를 조명으로 표현하다
‘야경(夜景)’은 대첩문 입구부터 정상 행주대첩비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설치된 12개의 포토존과 특별 조명으로 행주산성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재현한다. 한국관광공사의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된 바 있는 행주산성은 해 질 녘 석양과 한강, 방화대교가 어우러진 야경으로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권율장군 동상 주변에는 관군, 승병, 의병, 부녀자들이 힘을 모아 왜군과 싸웠던 이야기를 담은 조명이 설치되었으며, 토성에는 조방장 조경이 세운 목책과 재주머니를 던지며 싸웠던 승병들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또한 대첩기념관 앞에는 조선 최초의 시한폭탄인 비격진천뢰의 모습이 영상으로 재현되어 있고, 충훈정 가는 길에는 의병장 김천일과 조선시대 최고의 무기였던 각궁 이야기를 빛 조명으로 만날 수 있다.
이러한 빛과 영상의 조화는 산성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야외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켜, 방문객들에게 역사 속 순간으로의 몰입감 있는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야로’, 달빛 아래 역사를 걷다
‘야로(夜路)’는 행사의 백미로 꼽히는 도보 달빛여행 프로그램으로, 매년 만족도 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1시간 동안 행주산성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배우며 걷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 특별히 행주대첩의 역사적 의의에 중점을 두고 권율 장군의 지혜로운 전략과 백성들의 단합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개편된 대첩 기념관에서는 ‘칠전칠승 신호지세’ 콘텐츠를 통해 행주대첩을 이끈 인물들과 과학적 무기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영상과 체험으로 만날 수 있다. 안전한 진행을 위해 문화관광해설사 1명당 20명으로 참가 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며, 매시간별 80명까지 고양시 통합예약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달빛 아래 걷는 산책로는 특별히 설치된 조명 시설로 인해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해설사의 생생한 설명은 “이곳이 바로 권율 장군이 진두지휘를 했던 본진 자리입니다”라는 말 한마디로도 참가자들을 과거로 데려간다.
역사·문화 배움의 장 ‘야사’, 체험을 통해 역사를 만나다
‘야사(夜史)’는 행주산성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10종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 프로그램들은 전문가의 컨설팅을 거쳐 더욱 내실을 갖추게 되었다.
역사 부문에서는 △변이중 화차 모양의 손전등을 만드는 ‘가자 행주대첩의 현장으로’ △행주대첩 인물들을 배우고 스티커로 붙이는 ‘행주대첩 어벤저스를 만나다’ △룰렛을 돌리며 역사 퀴즈를 푸는 ‘즐기면서 알아가는 우리 역사 이야기’ △조선시대 최고 무기인 국궁을 배우는 ‘국궁 활쏘기 체험’ 등 역사학습과 체험이 결합된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또한 ‘살구꽃 피는 행주’를 주제로 △할머니 이야기와 함께하는 바다유리 목걸이 만들기 △손수건 천연염색 물들이기 △한복체험 및 미니한복 만들기 △행주동 주민과 함께 만드는 ‘그립톡 및 도어벨’ 꽃장식 △VR 기기를 활용한 ‘살구꽃 피는 마법의 밤’ 그리기 △커피박으로 만드는 ‘키링'(리사이클링) 등 다양한 창작 활동도 즐길 수 있다.

지역 상생의 모델 ‘야시’, 43개 상가와 함께 만드는 축제
‘야시(夜市)’는 행주산성 주변 음식점, 카페 등 43개 상가와 함께하는 공동 프로모션으로, 2023년 27개소에 비해 약 59% 증가한 참여율을 보이며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참여 상가에서는 할인 또는 웰컴 음료를 제공하며, 당일 3만 원 이상의 영수증을 지참한 방문객에게는 대첩문 광장의 운영 본부에서 LED 장미꽃 한 송이를 증정한다.
또한 올해는 빈 접시 캠페인, 다회용기 사용 등 기후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20개소 이상의 업체가 동참하여 환경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청년 기획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모아 프로그램을 구성했으며, 축제 현장에서는 ‘함께 그린(Green) 행주’ 부스도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안전과 교통 대책 마련으로 방문객 편의 향상
축제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고양시는 덕양구청, 고양경찰서, 고양소방서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건·사고 및 화재 예방을 위한 사전 점검과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교통 문제 해소를 위해 주차 전담 요원을 배치하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고양경찰서 모범운전자회 등과 협력해 교통안전과 질서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행주가 예술이야’는 매년 90%가 넘는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행주산성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더욱 높인 이번 축제에서 행주산성의 봄밤을 마음껏 누려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주가 예술이야’는 무료로 운영되며(일부 체험 프로그램은 별도 비용 발생),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입장은 오후 9시에 마감되며, 가족 나들이, 연인과의 데이트, 혼자만의 산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사진 명소가 많아 밝은색 옷을 입고 방문하면 밤에도 선명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행주산성은 덕양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퇴뫼식’ 방식으로 쌓은 토성으로, 전체 둘레 길이가 약 1km에 달한다. 살구꽃이 만개한 4월의 짧은 봄밤, 고양시의 자랑스러운 유산인 행주산성에서 역사와 예술, 그리고 별빛을 함께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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