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잡는 소방수 스테로이드, 갑상선 안병증 치료 중단 시 위험성 경고
거울을 볼 때마다 붉게 솟아나는 피부 트러블은 갑상선 항진증으로 인한 안구돌출(갑상선 안병증) 환자들이 겪는 이중고다. 갑상선 기능이 과도하게 항진되면서 눈 주위 조직에 염증과 부종이 발생하고, 이를 가라앉히기 위해 투여하는 스테로이드가 또 다른 고통, 즉 피부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이다.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가진 스테로이드는 갑상선 안병증의 급성기 염증을 제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의사의 상담 없이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눈 증상의 재발 및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갑상선 안병증은 자가면역 질환인 그레이브스병(갑상선 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의 합병증으로, 면역 체계가 갑상선뿐만 아니라 눈 뒤쪽의 안와 조직을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안구가 튀어나오거나(안구돌출), 복시, 시신경 압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초기 단계의 안구돌출(1mm 내외)은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충분히 호전될 수 있으나, 임의로 치료를 중단할 경우 염증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위험이 상존한다.
의료계는 스테로이드 치료 중단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여 용량을 조절하거나 대체 약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스테로이드를 갑자기 끊으면 몸의 호르몬 균형이 깨져 전신적인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환자가 겪는 피부 트러블이나 부종 같은 불편함을 솔직하게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다음 단계의 치료 계획을 함께 수립하는 것이 갑상선 안병증 치료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지적된다.

갑상선 안병증 치료의 첫걸음: 호르몬 수치 안정화
갑상선 안병증 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정상 범위 내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갑상선 호르몬 수치(TSH, Free T4 등)가 불안정하게 널뛰기를 할 경우, 눈 주위의 염증 반응도 함께 자극받아 안구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의사가 처방한 항갑상선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여 갑상선 기능을 안정화하는 것이 모든 치료의 기반이 된다.
이와 함께 생활 습관 교정 중에서도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꼽힌다. 흡연은 안구돌출을 악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스테로이드나 다른 면역 치료제의 효과를 현저히 떨어뜨린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독성 물질이 안와 조직의 염증 반응을 부추기고 섬유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금연을 통해 안병증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부작용 최소화하는 갑상선 안병증 치료의 대체 옵션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 지속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의학계는 다양한 대체 및 보조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안구돌출이 1mm 내외로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보존적 치료와 함께 면역조절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는 눈의 불편함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안구돌출로 인해 안구가 쉽게 건조해지므로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해 건조증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수면 시 머리를 높게 하여 눈 주위 조직의 부종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하여 빛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고 눈을 보호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외의 약물 치료로는 다른 계열의 면역조절제나 면역 억제 약물들이 사용된다. 이 약물들은 스테로이드 단독 사용 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면서 염증을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부 환자에게는 스테로이드 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면역조절제를 병용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만약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스테로이드 사용이 불가능할 경우, 안와 방사선 치료가 대안으로 고려된다. 이는 눈 뒤쪽의 염증 조직에 국소적으로 방사선을 쪼여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이다. 다만, 이는 시신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김성수 민병원 내과 진료원장 (내분비 내과 전문의)은 “스테로이드는 갑상선 안병증의 급성기 염증을 제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부작용으로 인해 의사의 상담 없이 치료를 중단하면 증상 재발 및 악화는 물론 전신적인 호르몬 불균형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으니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신 표적 치료제 도입, 갑상선 안병증 치료 패러다임 변화
최근 갑상선 안병증 치료 분야에서는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경로를 차단하는 ‘표적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주사제(Teprotumumab 등)가 해외에서 도입됐으며, 국내 일부 대학병원에서도 관련 연구 및 임상 적용이 논의되고 있다. 이 표적 치료제는 기존 스테로이드 치료에 비해 안구돌출 정도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고 복시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시달리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최신 치료법들은 아직 고가이거나 접근성이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환자는 반드시 내분비내과 및 안과 전문의와 심도 있는 상담을 통해 본인의 증상 단계와 염증 활성도에 맞는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갑상선 안병증은 염증이 활발한 ‘활동기’와 증상이 고정된 ‘안정기’로 나뉘며, 치료 방법은 이 단계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안정기에 접어든 경우: 미용적 개선을 위한 수술적 접근
약물 치료나 방사선 치료에도 불구하고 안구돌출 증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고정된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미용적 혹은 기능적 문제(시야 장애, 복시)가 남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대표적인 수술은 안와 감압술이다. 안와 감압술은 눈 주변 뼈를 제거하거나 안와 내 지방 조직을 일부 제거하여 안구 내부의 공간을 넓혀줌으로써 돌출된 안구를 뒤로 넣어주는 방법이다. 이는 환자의 외모 개선은 물론, 시신경 압박으로 인한 시력 저하 위험을 해소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1mm 정도의 경미한 안구돌출은 적절한 약물 치료와 보존적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 때문에 치료를 완전히 포기하기보다는, 주치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약물의 용량을 조절하거나 면역조절제, 혹은 최신 표적 치료제 등 다른 계열의 약물로 변경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갑상선 안병증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며, 환자의 고충을 반영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래 민병원 내과 대표원장 (내분비 내과 전문의)은 “갑상선 안병증 관리의 첫걸음은 호르몬 수치를 안정화하고, 흡연과 같은 위험 인자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최근 도입되는 표적 치료제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시달리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지만, 환자의 활동기 단계에 맞는 최적의 치료 계획을 전문의와 함께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