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릎 엑스레이 AI가 먼저 본다, 심평원 인공지능 의료 영상 판독 결과 진료비 심사 본격 운용 시작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현재 그동안 심사 참고자료로 활용해 온 인공지능(AI) 의료영상 판독 결과를 진료비 심사 업무에 최초로 적용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참고 수준을 넘어 실제 심사 행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본격적으로 연계했다는 점에서 보건의료 디지털 전환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심평원은 지난 수년간 축적한 딥러닝 기반의 데이터와 판독 기술을 바탕으로 심사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는 단계에 진입했다.

AI 판독 결과가 실제 심사 현장에 어떻게 도입됐을까?
심평원은 과거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의료 영상 분석에 도입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쳐왔다. 구체적으로는 척추 질환(허리 디스크, 다리 저림), 무릎관절(퇴행성관절염, 무릎 통증 및 부기), 요로결석(소변 시 통증, 옆구리 쥐어짜는 느낌) 등 주요 의료 영상에 대한 자동 판독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이러한 시스템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방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질환의 유무나 중증도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갖췄다.
현재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분야는 무릎관절 부문이다. 심평원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엑스레이(X-ray) 영상을 인공지능이 분석한 결과를 심사 담당자에게 제공한다. 담당자는 인공지능의 판독 결과와 요양기관이 제출한 심사자료를 병행 확인하여 심사 업무를 진행한다. 이는 기존에 사람이 일일이 수동으로 확인하던 과정을 자동화하여 반복적인 영상 확인 업무에 투입되는 물리적 시간을 절감하는 결과다.
의료계, “심사 삭감 도구로 변질될까 걱정”
이러한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걱정은 인공지능의 판독 결과가 개별 환자의 특수한 임상 상황을 무시한 채 ‘일괄적인 심사 삭감’의 근거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일선 개원의는 “AI가 임상적 맥락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엑스레이 수치만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를 경우, 정당한 진료비 청구가 거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AI 알고리즘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어떤 데이터를 바탕으로 심사 기준이 설정되었는지 명확히 공개되지 않는다면, 심사 결과에 대한 의료기관의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술 도입이 효율성 증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넘어, 의료 현장의 자율성을 침해하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인공지능의 분석 결과가 심사의 최종 결정권을 가질까?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기계에 의한 자동 심사’는 현재 단계에서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심평원은 인공지능 판독 결과만으로 심사 결과를 확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인공지능은 어디까지나 판독 결과를 제안하는 보조적 도구이며, 최종적인 전문적·의학적 판단은 사람이 수행한다. 만약 인공지능의 분석 결과와 제출 자료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하거나 보다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경우에는 심사위원의 정밀 검토 과정을 거치는 구조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방식은 기술의 효율성과 전문가의 책임성을 결합한 형태다. 인공지능은 수만 장의 영상을 순식간에 분석하여 전형적인 사례들을 걸러내고, 사람은 복잡한 합병증이나 예외적인 케이스에 집중함으로써 전체적인 심사의 질을 상향 평준화할 수 있다. 이는 심사 업무의 생산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국민의 의료비 지출 적정성을 더욱 꼼꼼하게 살피기 위함이다.

의료영상 판독 자동화가 가져올 구체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시간의 단축이다. 요양기관(병원, 의원)이 요양급여비용(진료비 청구액)을 청구한 뒤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이전보다 짧아질 수 있다. 인공지능이 1차적인 영상 확인을 신속하게 처리함에 따라 심사 대기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는 병원 경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행정 소모를 방지하는 효과다.
또한, 심평원 내부적으로는 단순 반복 업무에서 해방된 전문 인력을 더욱 복잡하고 고도의 판단이 요구되는 심사 영역에 집중 배치할 수 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 관리와 직결되는 문제로, 정밀한 심사를 통해 부당 청구를 예방하고 필요한 곳에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상태다. 기술 도입이 단순한 인력 대체가 아닌, 서비스 질의 고도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책임 있는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윤리적 장치는 마련됐을까?
기술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심평원은 「인공지능(AI) 의료영상 판독 결과 업무 적용을 위한 내부 운영·윤리 기준」을 선제적으로 수립했다. 이 기준은 인공지능이 판단의 주체가 되어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책임 소재 불분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다. 해당 지침에는 AI 판독 결과의 구체적인 활용 범위와 단계별 절차가 명시되어 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이 최종 결정권을 가진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심평원은 이번 무릎관절 분야를 시작으로 척추 질환이나 요로결석 등으로 적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기술의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판독 정확도를 모니터링하여 인공지능 전환(AX)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공공기관으로서 기술 혁신을 선도함과 동시에,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인공지능 운영 원칙을 바탕으로 심사의 전문성을 높여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 혁신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