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외과의사회 병원위원회 공식 발족과 김종민 초대 위원장의 현장 개선 의지
📢 핵심 3줄 요약
1. 대한외과의사회는 2026년 9월 13일 전국 중소 2차병원 30여 곳이 참여하는 병원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김종민 민병원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2. 위원회는 외과 전문의 확보를 넘어 마취과 의사 및 수술실 인력난, 그리고 대기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 불합리한 수가 체계 개선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3. 향후 실태조사와 정책 연구를 통해 현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부 및 유관기관에 실질적인 응급외과 진료체계 발전 방안을 제안할 방침이다.
대한외과의사회는 13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에서 전국 중소 2차병원 약 30개 기관이 참여하는 병원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이번 위원회는 지역 사회에서 외과 입원 진료와 예정된 수술은 물론, 급성 복증(갑작스러운 심한 복통)을 포함한 응급 수술을 담당하는 중소 2차병원들의 현안을 검토하고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민병원의 김종민 원장이 임명됐으며, 위원회는 지역 필수의료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는 병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공식 창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병원위원회 출범의 배경에는 상급종합병원과 1차 의원 사이에서 실질적인 수술 기능을 담당하는 2차 병원들이 정책적 소외로 인해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지역 중소병원은 맹장염(급성 충수염), 담석증(급성 담낭염), 장폐색, 위장관 천공 등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적기에 치료하여 치료 지연을 방지하고 상급병원의 과부하를 막는 허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심화되는 인력난과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이러한 수술 거점 인프라가 붕괴될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 외과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외과 전문의가 있어도 수술을 못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종민 병원위원장은 발족식 현장에서 중소 2차병원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고충으로 인력 충원 문제를 꼽았다. 김 위원장은 외과 전문의가 확보되어 있더라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수술실 간호사, 수술 보조 인력 등을 구하지 못해 실제 응급 수술을 진행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술은 의사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마취, 영상 진단, 진단 검사, 병동 간호 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현재 지역 병원들은 이 시스템을 유지할 최소한의 인력을 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야간과 휴일에도 응급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러 직종의 협업과 안정적인 당직 체계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소병원이 독자적으로 이러한 인력 구조를 상시 유지하기에는 인건비와 관리 비용의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 김 위원장은 마취와 수술실, 병동 등 수술 전 과정을 뒷받침하는 운영 기반이 무너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정책의 초점이 단순히 외과 전문의 숫자를 늘리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술팀 전체를 보호하고 육성하는 포괄적인 인력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환자가 없는 밤에도 발생하는 고정비용, 보상은 충분한가?
인력난의 이면에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보상체계의 모순이 존재한다. 수술이 가능한 병원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실제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시간대에도 마취과 의사와 수술실 인력, 영상 및 진단검사 인력을 상시 대기시켜야 한다. 이러한 응급 대기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는 막대한 고정 비용이 발생하지만, 현행 건강보험 수가 체계는 실제 수술 행위가 일어났을 때만 비용을 보전해 주는 행위별 수가제에 치중되어 있다. 즉, 환자를 기다리며 대기하는 인력의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에 대한 보상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김종민 위원장은 현행 보상체계가 수술 전후 관리와 야간·휴일 응급 대기, 그리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합병증 대응에 필요한 고정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 가능한 인프라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필수의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을 개별 병원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위원회는 응급 수술과 고위험 외과 진료의 특성을 고려하여 불가피한 의료 과실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할 제도적 안전망과 함께, 상시 대기 비용을 인정하는 합리적인 수가 개선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병원위원회는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인가?
병원위원회는 단순히 지원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현장의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책 제안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참여 기관의 상당수가 급성복증 수술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이들 병원이 축적한 실제 진료 경험과 자료를 활용해 시범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올해 하반기부터 참여 기관을 대상으로 응급 수술 실적, 인력 구성 현황, 야간 및 휴일 대기 비용 등을 정밀 조사하여 내년 상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정책 제안서를 마련하기로 했다.
주요 검토 과제에는 수술 수가 현실화, 응급 대기 보상 신설, 수술팀 인력 지원금 도입, 지역별 전원 및 협력 체계 구축 등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병원들이 직접 대안을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정부와 국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유관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실행 가능한 개선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30여 곳으로 출발한 참여 병원을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지역 외과 의료를 대변하는 강력한 협력 네트워크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병원위원회는 지역 필수의료의 마지막 보루를 지켜낼 수 있을까?
대한외과의사회 최동현 회장은 병원위원회의 출범이 지역 수술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지역에서 수술 가능한 병원이 약화되면 결국 그 부담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집중되고 전체 응급의료체계의 마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병원위원회는 특정 병원군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외과의사회라는 큰 틀 안에서 다른 외과계 단체들과 협업하며 지역 의료 전달 체계의 허리를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김종민 위원장 역시 병원위원회의 핵심 가치를 소통과 협력으로 정의했다. 그는 2차 병원만의 이익을 앞세우기보다 외과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 사회에서 환자가 안심하고 수술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필수 외과의 붕괴를 막기 위해 첫발을 뗀 병원위원회가 향후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에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지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