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명예회장, 피부양성종양적출술 임의 삭감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
📢 핵심 3줄 요약
1. 법원은 피부양성종양적출술을 단순 처치나 절개생검으로 간주해 진료비를 삭감한 심평원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2. 수술 전 과정의 사진과 영상 기록이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되면서 의료행위의 정당성이 입증됐다.
3. 이번 판결로 불명확한 건강보험 급여 기준 개선과 저평가된 수술 수가 정상화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대한외과의사회 이세라 명예회장은 13일 개최된 외과의사회 학술대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을 상대로 제기한 피부양성종양적출술 관련 1심 행정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의사가 시행한 정당한 의료행위를 심평원이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단순 처치’나 ‘절개생검’으로 재분류하여 진료비를 임의로 삭감한 것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사례다. 재판부는 의료행위의 성격을 판단할 때 사후적인 결과가 아닌 수술 당시의 의학적 목적과 구체적인 행위 과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세라 명예회장은 본인이 운영하는 외과의원에서 피부 양성종양 및 관련 질환에 대해 수술을 시행한 후, 이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피부질환 수술로 판단해 비급여로 청구했다. 그러나 심평원은 해당 수술들이 절제된 조직의 크기가 작고 병리검사 결과가 경미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단순 처치나 진단 목적의 절개생검으로 재분류하고 관련 비용을 삭감했다. 이에 이 명예회장은 심평원의 판단 방식이 의학적 합리성을 결여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단순 처치와 수술을 가르는 의학적 기준은 무엇인가?
심평원은 이번 소송에서 원고가 시행한 의료행위 중 안면부 피지샘증식증(얼굴에 생기는 노란 알갱이 형태의 병변) 제거와 응괴성 여드름(딱딱하고 염증이 심한 여드름) 처치를 단순 처치로 분류했다. 심평원 측은 조직 속에 근육이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완치 목적의 절제로 볼 수 없으며, 침습성이 낮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병변 부위를 국소마취하고 절개하여 조직을 제거한 후 봉합까지 마친 일련의 과정을 단순 처치로 볼 수 없다고 명시했다. 특히 안면부 피지샘증식증 부위를 절개해 조직을 제거한 행위는 출혈이나 침습성이 거의 없는 비수술적 처치와는 명확히 구분된다고 판단했다. 응괴성 여드름 역시 단순히 면포를 짜내는 수준을 넘어 병변 조직을 절개해 제거하고 봉합한 만큼, 이를 단순 처치로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진단용 절개생검과 완치 목적 적출술의 차이점은?
심평원이 일부 수술을 ‘절개생검(C8531)’으로 분류한 점에 대해서도 법원은 제동을 걸었다. 절개생검은 질병의 진단을 위해 조직의 일부를 떼어내는 행위인 반면, 적출술은 질병의 완치를 목적으로 병변 전체를 제거하는 행위다. 재판부는 원고가 코밑 병변 부위를 절개해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고 봉합한 행위는 진단이 아닌 치료를 목적으로 한 것이기에 절개생검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세라 명예회장은 심평원이 수술 당시의 의학적 목적이 아니라 수술 후 결과물만을 놓고 사후적으로 의료행위의 성격을 규정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직의 크기가 작거나 병리 검사 결과가 경미하다는 이유만으로 수술의 성격을 격하시키는 것은 의사의 의학적 판단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법원은 이러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심평원이 판단 기준을 잘못 적용했음을 판시한 것.

의료 현장의 영상 증거가 승패를 가르는 핵심인가?
이번 승소의 결정적인 요인으로는 수술 과정을 기록한 객관적 증거가 꼽힌다. 이세라 명예회장은 소송 과정에서 수술 당시의 병변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과 수술 전 과정을 촬영한 동영상을 법원에 제출했다. 대부분의 개원의들이 심평원의 삭감 통보에 대응하기 어려워하는 이유가 객관적 자료 부족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례는 의료 기록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실제 이 회장은 모든 수술을 영상으로 남겨 자료를 확보했기에 승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송 가액이 39만 원에 불과하고 실제 이익은 16만 원 정도였으나, 본인이 수백만 원의 변호사 수임료를 들여 소송을 진행한 이유는 잘못된 심사 기준을 바로잡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이 정당한 의료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의적인 기준에 의해 삭감되는 관행에 대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심평원의 전향적인 심사 기준 마련과 수가 정상화는 이루어질 것인가?
이세라 명예회장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건강보험 급여 기준의 명확화와 수가 체계의 공정성 확보를 강력히 요구했다. 현재 피부양성종양적출술과 같은 수술 행위가 레이저 시술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가로 책정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오히려 비급여로 처리하는 것이 건강보험재정에는 누수가 없으며, 특히 비급여대상을 규정한 별표2의 규정 즉 “점, 사마귀, 주근깨 여드름 과 같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피부질환 등”을 비급여로 한다는 규정에도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심평원의 진료비 확인 제도나 삭감 내역을 보면 비급여가 가능한 질환에 대해서도 급여 청구를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회장은 2016년부터 대한의사협회를 통해 급여 기준 명확화를 수차례 요구했으나 실질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향후 심평원이 삭감 판정을 내릴 때 보다 전향적이고 정확한 기준을 세워야 하며, 의사의 적절한 의료행위에 대한 임의 삭감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