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직의 타 의료기관 겸직 처방, 처방일에 대한 별도 규정 없어.
의료기관에 소속된 봉직의(봉직 의사)가 2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겸직할 경우, 근무일이 아닌 날짜에 해당하는 장기 처방을 미리 내는 행위는 가능할까?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는 봉직의가 A기관(월, 수, 금 상근)과 B기관(화, 목 기타 인력)에 겸직할 경우, A기관 근무일인 월요일에 3일 치(월, 화, 수) 처방을 내렸을 때, 근무하지 않는 화요일에 해당하는 처방이 의료법 및 건강보험 심사 기준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두고 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의료기관 개설자가 아닌 봉직의의 경우 2개 의료기관 겸직이 가능하며, 처방일에 대한 별도의 규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근 인력에 대한 차등제 적용 등 각종 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각 의료기관의 상근 조건 충족 여부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다.

의료기관 개설자 아닌 봉직의, 2개 기관 겸직 가능 원칙
현행 의료법상 의료기관의 개설자는 원칙적으로 하나의 의료기관만을 개설 및 운영할 수 있도록 제한된다. 그러나 봉직의와 같이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사의 경우, 개설자가 아닌 단순 피고용인력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2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겸직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지방 중소병원이나 특정 진료과목의 의사 부족 현상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봉직의의 겸직이 필수적인 인력 운영 방안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의사 인력 수급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특정 전문 분야의 의사가 여러 기관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행정적 허용 범위에 해당한다.
때문에 봉직의가 A기관에서는 상근 인력으로, B기관에서는 기타 인력으로 등록되어 근무하는 형태 자체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 다만, 각 의료기관이 인력 신고를 할 때 해당 의사의 주된 근무 형태와 시간을 정확하게 신고해야 한다.
근무일 외 장기 처방, 행정적 문제는 없어
이번 문제의 핵심인 ‘처방일의 유효성’ 문제에 대해 처방일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의사가 환자의 진료 기록과 상태를 바탕으로 의학적 판단에 따라 장기 처방을 내렸다면, 그 처방 기간 안에 의사가 해당 기관에 근무하지 않는 날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행정적으로 처방 자체가 무효화되거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입원 환자에게 3일간 투여할 주사 처방을 내린 경우, 의사가 화요일에는 다른 병원에 근무하더라도 해당 처방은 유효하게 유지된다. 이는 입원 환자에 대한 루틴한 장기 처방이나, 만성 질환자에 대한 연속적인 약물 처방의 필요성을 반영한 현실적인 해석이다. 의료의 연속성과 환자 안전을 고려할 때, 의사가 매일 출근하여 처방을 갱신해야 한다는 규정은 비효율적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해석은 의학적 판단의 적절성을 전제로 한다. 만약 처방 내용이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즉각적인 조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장기 처방이 이루어졌다면, 이는 행정적 문제가 아닌 의료 과실이나 부적절한 진료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봉직의는 겸직 여부와 관계없이 환자 진료의 책임성을 유지해야 한다.
조미현 하이메디파트너스건강보험컨설팅 수석이사(현, 서정대 간호대 교수, 전 심평원 심사실장)은 “봉직의의 비근무일 장기 처방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은 의료 현장의 유연한 인력 운영을 행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매우 현실적인 판단이다”며, “특히 입원 환자나 만성 질환자에 대한 의료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근거한 장기 처방의 적절성을 존중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근 인력 차등제 등 제도적 영향 주의 필요성
처방일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봉직의가 겸직을 할 경우 ‘상근 인력에 대한 차등제 적용 등 상근 조건에 해당되는 각종 제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해야 한다. 이는 주로 요양급여 비용 산정 시 적용되는 인력 기준과 관련된 문제다.
대표적으로 간호사나 의사 인력 확보 수준에 따라 입원료나 특정 행위료를 가산 또는 감산하는 ‘차등제’가 있다. 이 제도는 의료기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인력을 상근으로 확보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만약 봉직의가 두 기관에서 모두 상근으로 등록되어 있으나, 실제 근무 시간을 합산했을 때 한 기관에서의 상근 조건(예: 주 40시간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면, 해당 의료기관은 인력 차등제 적용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겸직을 하는 봉직의와 이를 고용하는 의료기관 모두는 인력 신고 시 실제 근무 시간과 상근 여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한 기관에서 상근으로 인정받기 위한 최소 근무 시간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기관은 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가산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감산을 당할 위험이 있다. 이는 봉직의 개인의 처방 문제라기보다는, 의료기관 운영의 재정적 건전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봉직의 겸직 처방의 투명성 확보 관건
이는 봉직의의 근무 유연성을 보장하는 긍정적인 측면은 있으나, 인력 차등제와 같은 제도적 기준과의 충돌 가능성을 남긴다. 의료기관들은 봉직의를 고용할 때, 해당 의사가 다른 기관에서 겸직하는지 여부와 그 근무 시간을 투명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력 신고를 정확히 해야 한다.
특히, 상근 인력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서류상으로만 상근으로 등록하고 실제 근무 시간이 미달되는 ‘유령 상근’ 방지 대책이 더욱 중요해졌다.
조미현 하이메디파트너스건강보험컨설팅 수석이사(현, 서정대 간호대 교수, 전 심평원 심사실장)은 “처방 자체는 문제가 없으나, 의료기관이 봉직의를 상근으로 신고했을 때 다른 기관 겸직으로 인해 실제 근무 시간이 미달될 경우 인력 차등제 적용에 심각한 재정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의료기관 개설자는 봉직의의 주당 실제 근무 시간을 투명하게 파악하여 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가산 또는 감산 위험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