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공공의 빈틈을 메우다, 이윤보다 가치를, 이익보다 책임을 택한 기업들…세제 혜택과 정부 인증으로 성장 가속
사회문제 해결의 실마리, 사회적기업
최근 수년간,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려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사회적기업’으로 불리는 이 조직들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문제 해결, 공공서비스 확대 등 사회적 목적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특히 2025년 4월 현재, 정부의 직접 보조금 예산이 전년 대비 약 60% 이상 축소된 ‘포스트 보조금’ 시대를 맞아 사회적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생존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기존의 영리기업처럼 재화나 서비스를 판매하지만, 수익을 소유주나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대신 지역사회에 환원하거나 고용 확대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 기업 육성법」에 근거해 이러한 기업들에게 공식 인증을 부여한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법인격을 갖춘 조직이어야 하며,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의 실질성, 재정 건전성, 투명한 운영구조 등이 확인되어야 한다. 2025년 1분기 기준 전국 인증 사회적기업은 약 3,900여 개에 달하며, 이들이 고용한 취약계층 인원은 5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외환위기 이후 대안으로 부상한 ‘착한 기업’
사회적 기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단기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친 공공근로 사업의 한계가 분명해지자, 보다 지속 가능하고 구조적인 일자리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제3섹터 기반의 사회적기업 제도를 참고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공익적 목적을 내세운 기업 형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당시 증가하던 사회서비스 수요, 고용 없는 성장의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사회적기업이 대두된 것이다.
인증제도 통해 혜택 지원…세금 감면부터 정책자금까지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으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먼저 세제 혜택이 핵심이다. 2025년까지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은 향후 5년간 법인세 및 소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초기 3년간은 전액 면제, 이후 2년간은 50% 감면 혜택이 제공된다.
지방세 혜택도 상당하다. 인증받은 사회적 기업은 2027년까지 취득세의 50%, 재산세의 25%가 감면된다. 단, 부동산을 고유목적에 따라 직접 사용하지 않거나 일정 기간 내에 매각·증여할 경우 감면세액이 추징된다.
또한 의료, 보육, 교육 등 일부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이 직접 제공하는 용역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이는 사회서비스 확산과 착한 소비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대해 박명준 사회적기업 (주) 사이 대표는 “직접적인 인건비 지원은 줄었지만, 2025년 세법 개정안에 따라 사회적기업의 R&D 투자 세액공제 범위가 확대된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의 지원 패러다임이 ‘현금 살포’에서 ‘인프라 및 판로 개척’으로 완전히 전환되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적 기업이 지역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사회적기업은 단순히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의 질적 변화를 유도한다. 취약계층의 자립을 지원하고, 방치되기 쉬운 사회문제를 시장 메커니즘 안에서 해결하는 주체로 기능한다.
지역사회에 기반한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통합을 증진시키고, 공공투자의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공공영역의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발전과도 직결된다.
사회적기업에서 근무하는 박모(42세) 씨는 “보조금이 줄어 회사가 어렵다는 소식에 걱정도 되지만, 우리 같은 취약계층에게 단순한 돈 그 이상의 ‘사회적 소속감’을 주는 이 모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 유형…‘착한 기업’도 다양하다
사회적 기업은 목적과 운영 방식에 따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사회서비스 제공형 ▲일자리 제공형 ▲혼합형 ▲지역사회공헌형 ▲창의·혁신형이 그것이다.
이들은 각각 사회서비스 공급 확대, 취약계층 고용, 지역문제 해결, 혁신적 해결모델 제시 등 특정한 사회적 기능에 초점을 둔다.
또한, 기업의 조직 형태도 다양하다. 민법상 법인, 상법상 회사, 비영리단체 등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하며, 대통령령에 따라 적법한 조직형태를 갖추는 것이 필수 요건이다.
인증의 장벽과 전문가의 필요성
하지만 사회적 기업 인증은 결코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해당 기업이 실질적으로 공익적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지, 수익구조가 안정적인지, 조직운영이 투명한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기업 스스로 인증을 준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따라 전문 컨설턴트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신한대학교 사회적 경제학과 김만수 교수는 “2025년 들어 정부가 인증 심사 시 ‘사회적 가치 지표(SVI)’ 점수를 공공조달 가점과 연계하면서 심사 문턱이 더 높아졌다”며 “단순한 서류 준비를 넘어 실질적인 매출 지표와 사회적 성과를 증명하는 데이터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 새로운 공공의 대안으로 자리매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시대.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공익적 목적을 중심에 두는 사회적기업은 기존 공공서비스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착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와 취약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구조적 해법이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원금 삭감은 사회적기업의 홀로서기를 유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대신 2025년 하반기부터 사회적경제 기업 대상 특례보증 규모를 확대하여 민간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시민의 윤리적 소비가 결합된다면, 사회적기업은 단순한 기업 형태를 넘어 사회 혁신의 핵심 주체로 성장할 것이다.

[추천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