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 용산 아파트값 99주 만에 하락 전환…정부 정책·매물 증가 영향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아파트값이 99주 만에 하락 전환하며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감지됐다. 이는 약 2년 만의 일로,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정책과 지난해 급등에 따른 시장의 피로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한국부동산원이 2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11%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0.04%포인트 축소되며 4주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울에서 가장 급등했던 강남과 용산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3구 및 용산 아파트값, 99주 만에 하락 전환
구체적으로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6% 하락하여 하락폭이 가장 컸다. 서초구는 0.02%, 송파구는 0.03%, 용산구는 0.01% 각각 하락했다. 강남과 서초구는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9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이번에 하락 전환했다. 용산구는 2024년 3월 첫째 주 이후 100주 또는 101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송파구는 2025년 3월 넷째 주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하며 약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러한 하락 전환은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정책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일부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춰 급히 주택 처분에 나서면서 급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임박…매물 증가세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이 없음을 밝힌 지난 1월 23일(5만 6천219건) 대비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 784건으로 20.6% 늘었다.
고가 1주택 보유자들 역시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은 점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현장 공인중개사들은 이처럼 빠른 분위기 변화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급매물 거래 속출…시장 심리 위축 심화
시장의 심리 또한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가가 몇억씩 뚝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이런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하락장 분위기로 바뀐 것 같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하락 거래 사례도 나타났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에서는 전용면적 183㎡ 12층이 작년 12월 128억 원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동일 면적 3층이 그보다 30억 원 낮은 98억 원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또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는 전용면적 84㎡ 매물이 지난달 실거래가보다 3억 원 가까이 낮은 39억 원 중반대에 나왔다.
전문가들, 강남발 하락세 타 지역 확산 우려
전문가들은 강남 등 서울 핵심 지역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지역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재호 한신부동산컨설팅 대표는 ‘무엇보다도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를 하지 않겠다라는 조치에 따라서 사실 그런 조치가 임시적으로가 아니라 계속될 것이라고 하는 뭔가 신호에 따라서’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다주택자들뿐 아니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와 보유세 부담 증가를 우려한 1주택자들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락 반전이 예상보다 일찍 왔는데, 강남은 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이어서 다른 지역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지역은 상승세 지속…지역별 온도차
한편, 대출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15억 원 이하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나머지 21개 자치구는 대부분 상승했으며, 특히 강서구(0.23%), 영등포구(0.21%), 종로구(0.21%), 동대문구(0.21%), 성동구(0.20%), 광진구(0.20%)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도는 0.10% 올라 전주(0.08%)보다 상승폭이 확대됐고, 용인 수지구(0.61%), 구리시(0.39%), 성남 분당구(0.32%)가 강세를 보였다. 인천은 직전 주 대비 0.02% 상승했으며, 수도권 전체로는 0.09% 상승했다. 이는 서울 핵심 지역의 하락세와는 대조적인 양상으로, 주택 가격 상승의 동력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강남발 하락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전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