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페이백 의심 의료기관 수사 의뢰, 행정조사반 출범 한 달 만에 18곳으로 확대
보건복지부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비 일부를 되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 행위가 의심되는 병의원 12곳을 추가로 수사 의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18일부터 가동된 ‘비정상·가짜진료 제보센터’에 접수된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보건복지부 산하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은 제보 내용 중 신빙성이 높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관들을 선별해 사법 당국에 넘겼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제보센터에는 약 50건 이상의 제보가 접수된 상태다. 행정조사반은 지난 지난 7월 1일에도 6개 의료기관을 수사 의뢰한 바 있으며, 활동 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총 18곳의 의료기관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게 됐다.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 진료비 환급 행위의 정의와 처벌 수위
페이백은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진료비의 일부를 환급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이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환자 유인 및 알선’ 조항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불법 행위가 의료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건강보험 재정 및 실손보험의 건전성을 해친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행법상 환자 유인·알선 행위를 위반할 경우 해당 관계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행정조사반은 단순한 금전적 혜택 제공을 넘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환자 유치 활동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분포된 수사 대상 의료기관의 유형 및 지역별 현황
이번에 수사 의뢰된 12개 의료기관은 종별로 요양병원 5개소, 한방병원 6개소, 의원 1개소로 구성됐다. 특정 유형의 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관에서 불법 행위가 의심되고 있다.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수도권 2개소, 경상권 5개소, 전라권 5개소로 나타나 전국적인 현상임을 보여준다.
보건복지부는 제보가 특정 지역에 쏠리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접수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행정조사반은 지역별 안배보다는 제보의 구체성과 증거의 확실성을 기준으로 수사 의뢰 대상을 선정했으며, 향후 전국적인 현장 행정조사를 지속적으로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호텔 상품을 방불케 하는 비급여 패키지와 실손보험 악용 사례
행정조사반이 분석한 제보 내용에 따르면 환자 유인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A 병원의 경우 입원 기간에 따른 비급여 진료 패키지를 마치 호텔 숙박 상품처럼 구성하여 환자에게 제시했다. 의료진은 사전에 짜인 패키지 일정에 맞춰 진료를 수행했으며, 특히 실손보험 가입 환자에게는 법정 본인부담금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다시 돌려주는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환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을 없애거나 줄여줌으로써 불필요한 입원과 진료를 유도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행위가 실손보험금의 부당 청구로 이어져 결국 보험료 인상 등 선량한 가입자들의 피해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허위 청구와 현금 및 현물 제공을 통한 조직적 환자 유인 수법
B 병원에서는 행정원장의 지휘 아래 더욱 노골적인 페이백이 이루어졌다. 환자의 치료 내역을 허위로 부풀려 과다 청구한 뒤, 환자가 결제한 금액의 20%에서 40%를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이 사용됐다. 또한 해당 병원은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을 병행하며 환자들에게 건강기능식품 교환권을 제공하는 등 현물 형태의 페이백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C 병원의 사례는 더욱 치밀하다. 실제 결제 금액보다 높은 금액으로 영수증을 발급해 환자가 더 많은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실제 진료비는 30% 할인해 주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 더불어 입원 환자들에게 자유로운 외출과 외박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며 이른바 ‘나이롱 환자’를 양산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의료계 자정 노력과 전문가 평가를 통한 윤리위원회 회부 방침
보건복지부는 법적 처벌과는 별개로 의료계 내부의 자정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페이백 등 법률 위반 혐의가 있는 의료인에 대해서는 의사협회, 병원협회, 요양병원협회 등 관련 단체와 협조하여 ‘전문가 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결과 의사윤리지침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각 단체 내 윤리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 절차를 밟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 의사협회는 지난 6월 1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의료법 위반 사항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요양병원협회와 한방병원협회 역시 보도자료 등을 통해 페이백 근절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밝힌 상태다. 행정조사반은 이러한 의료계의 자정 노력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한 공조 체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제보와 현장 조사를 연계한 보건복지부의 지속적인 엄정 대응 계획
보건복지부 행정조사반은 향후 전국적인 현장 조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페이백이나 사무장 병원 운영 등 구체적인 제보가 확보된 기관에 대해서는 경찰과 공조하여 즉각적인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지난주에도 행정조사반은 수도권과 경북, 전남, 충북 등 6개 지역 병의원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에 따른 행정 처분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곽순헌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장은 환자 유인 및 알선 금지는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을 보호하고 환자가 올바른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법의 핵심 원칙임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도 제보센터 운영과 현장 조사, 수사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의료법 위반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